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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23일 '호모루덴스컴퍼니'의 '4-59' 공연을 시작으로 조용한 호반의 도시 춘천을 축제의 열기로 한바탕 흔들어놓은 '2008춘천마임축제'가 6월 1일 고슴도치 섬에서의 '낮도깨비 난장'을 마지막으로 그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89년 한국마임페스티벌로 시작하여 올해로 20회째로 맞은 춘천마임축제는 '호모루덴스컴퍼니', '파올로 나니&킹기마즈', '보이첵' 등의 팀들을 초대해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수준 높은 공연을 선보이고 '아!水라장', '미친 금요일', '도깨비난장', '깨비열차' 등 관객과 함께 하는 축제프로그램으로 이어 나갔다.

 

더불어 지금의 춘천마임축제가 있게 해준 마임 1세대들의 공연과 추천작들로 꾸며진 '다시 보고 싶은 한국마임'을 통해 지난 20년을 돌아보는 뜻 깊은 시간도 가졌다. 또 '도깨비난장'이 처음으로 펼쳐졌던 어린이회관에서의 '달콤한 도살장'과 같은 기획공연으로 숨 가쁜 열흘을 보냈다.

 

올해도 2만 명 추가요 !

 

춘천마임축제는 국내에서 인정받음은 물론 세계적인 마임축제인 프랑스 미모스 마임축제와 영국 런던 마임 축제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 높은 축제로 각광 받고 있다. 지방 소도시 춘천의 순수 민간인 단체가 주도하는 춘천마임축제가 2년 연속 '최우수 문화 관광축제'에 뽑히고 세계적으로 것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 

 

이종호 춘천마임축제 홍보팀장은 그 이유를 "정체되지 않는 공연·축제프로그램"으로 꼽았다. 단순히 마임을 보여주기 위한 것만이 아닌 관객들과 호흡하고 그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냄으로써 완성되는 축제프로그램과 타지에서 찾아온 관객들을 춘천에 2일 이상 머물게 하는 '도깨비난장', 대중 교통수단을 효과적으로 활용한 '깨비열차', '찾아가는 마임' 등 춘천 전 지역을 축제의 장으로 만드는 행사장의 분산성 등의 장점들이 매 회를 거듭하여 진행할수록 진화한다는 점이 춘천마임축제의 저력인 것이다.

 

이를 증명하듯 2008춘천마임축제는 열흘의 축제 기간 동안 총 15만 6000명의 관객이 찾음으로써 18회 마임축제 11만2200명, 19회 마임축제 13만 1000명에 이어 계속해서 증가하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타 지역에서 온 관광객을 많이 볼 수 있었는데 관람객 김원영(28·천안)씨는 "춘천마임축제홈페이지를 통해 알게 되어 2박3일간 신나게 즐길 각오로 천안에서 찾아 왔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와 같은 관객들을 통해 춘천마임축제가 남녀노소 국적 가릴 것 없이 '문화인의 축제'로 자리매김 하였음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춘천마임축제요? 언제 하더라..." 아직도 미흡한 홍보

 

 

이러한 긍정적인 결과에도 불구하고 춘천마임축제가 더욱 진보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몇 가지 문제점이 지적되었다. 우선 춘천마임축제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행사장의 분산성으로 인해 외지 관객들이 쉽게 접근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국내 많은 축제들이 주변 관광지나 부대 행사장과의 효과적인 연계를 위해 관객들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무료 셔틀버스를 운행한다.

 

춘천마임축제 역시 행사장이 분산되어 있는 특성상 무료 셔틀버스를 운행하고는 있지만  관객의 편의에 맞추지는 않았다는 지적이 많다.

 

행사장에서 만난 부부 관람객 정진원(31·서울), 이주은(30·서울)씨는 "춘천여행이라고 기분도 낼 겸 기차를 타고 왔는데 제멋대로 운행하는 셔틀버스 때문에 차를 가져오지 않은 것을 내내 후회했다"며 "홍보물에 안내된 교통편들도 대부분 맞지 않았다"고 불만을 털어 놓았다.

 

이런 상황은 춘천시 자체의 불편하고 비효율적인 버스노선체제와 맞물려 자가용을 이용하지 않는 관람객들이 행사장을 방문하려면 언제 올지 모르는 셔틀버스를 넋 놓고 기다리거나, 택시를 이용해서 비싼 요금을 지불하도록 했다.

 

서울에서 온 정혜진(25)씨는 "며칠간 행사장을 오가면서 쓴 택시비가 공연 관람료와 비슷하게 나왔다"며 "다음 해에도 찾아오고 싶은데 이런 점이 개선되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충분한 홍보의 부족과 관람객들을 위한 편의 시설 부족 등이 문제점으로 꼽혔다. 축제를 찾은 관람객 전홍찬(24·이천)씨는 "마임축제에 관심이 있어 직접 인터넷을 통해 알아보고 지인들과 함께 찾아왔다"며 "축제관련 홍보가 적어 미리 관심가지고 찾아보지 않았다면 좋은 공연들을 놓칠 뻔했다"고 말했다.

 

성년이 되어 돌아올 내년을 기약하며

 

춘천마임축제와 같은 문화예술축제의 경우 축제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마임공연의 질적 수준이다. 회를 거듭 할수록 공연의 질적 수준이 높아지고 있으며, 공연 내용도 다양해지고 참신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국제적인 명성을 가진 마임이스트들의 초청 공연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더불어 춘천마임축제를 통해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작품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 모든 점에서 춘천마임축제는 성공의 요건을 두루 갖추었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만족해 멈추지 않고 성년이 되어 돌아오는 내년에는 좀 더 관객들의 편의를 생각하는 책임감 있는 춘천마임축제가 되어 돌아오길 기대해본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강원일보 인터넷 판에 동시 게재됩니다.


태그:#춘천마임축제, #고슴도치섬, #폐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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