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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클론 발생 2일이 지난 4일 현재 이재민들이 구호물품을 기다리고 있다.
 사이클론 발생 2일이 지난 4일 현재 이재민들이 구호물품을 기다리고 있다.
ⓒ 푸른아시아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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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미얀마를 덮친 사이클론 '나르기스'로 인한 피해로 수십만 명이 사망하고 수백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가운데 최근 미얀마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인 활동가가 미얀마의 참상을 설명하면서 도움을 호소하고 나섰다.

현재 잘 알려진대로 미얀마 군사정부는 자존심 싸움으로 국제사회와 힘겨루기를 계속하고 있는 가운데 수백만명의 이재민들이 제대로 된 구호조치를 받지 못해 극심한 생존권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미얀마 이라와델타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활동가 김선호(가명)씨는 기자에게 이메일 호소문을 보내 미얀마 국민의 딱한 처지를 설명하면서 도움을 호소했다.

김씨는 다음과 같이 그날의 실상을 전했다.

"지난 5월 2일 금요일 고요했던 이라와델타 지역, 이 곳은 미얀마 최대의 곡창지대 입니다…. 오후 3시를 지날쯤 소문대로 거대한 바람이 불어대기 시작했습니다. 불안과 공포로 자녀들을 찾았습니다. 들에 나갔던 농부들이 집으로 돌아오기도 전에 거대한 아니 핵폭탄 같은 비바람이 내리쳤습니다. 설상가상으로 바닷물이 모든 땅을 덮쳐 집도 사람도 일터도 사라졌습니다.

살기 위해 지붕과 나무로 올라갔습니다. 밤새도록 자신의 몸무게를 원망하며, 태풍을 원망하면 온 밤을 새웠습니다.

태양은 변함없이 대지를 밝혔지만 세상은 가혹하게 변했습니다. 강물과 바닷물이 빠지기 시작했고 바람도 잠잠해졌습니다. 세상을 보고 있는 나는 살았지만 주위에는 이 시련을 견디지 못한 이들의 죽음만을 남기고 갔습니다."

특히 김씨는 그 곳의 참상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습니다.

"1000명의 주민 중 100명, 3800명의 주민 중 1500명만이 살아남았다. 100개가 넘는 마을들 중 60개가 사라졌다. 이렇게 라뿓다와 보컬레지역만 사망자 추정치가 20만명인데 대부분 아낙네들과 아이들이 사망했다."

김씨는 지난 2일의 참혹했던 참극보다 현재 더 심각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소식을 전했다. 그는 "문제는 생존자들의 또 다른 삶입니다"면서 "아직 마을에 고립되어 있거나 정부군이 배급하는 1㎏ 남짓 되는 쌀이 일주일치 식량이다"고 생존자들의 처절한 삶의 현장을 생생하게 전했다.

시신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지만 시신수습이 아직도 안되고 있다며 현지의 열악한 사정을 전했다.
 시신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지만 시신수습이 아직도 안되고 있다며 현지의 열악한 사정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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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이 좋으면 계란을 2~3개씩 공급받기도 합니다. 대부분 죽으로 생명을 연장하고 있다. 아사 직전이다. 시신과 가축들이 썩은 물에서 그물을 던지며 고기를 잡아먹고 살아야 하는 주민을 본다.

콜레라·말라리아·댕기열병·이질이 퍼지고 있다. 250만의 이재민들은 또 다른 죽음의 환경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

김씨는 계속해서 "그나마 최근 들어간 구호단체들과 미얀마 내의 자국민 회사들의 구호물품이 간간히 전달되고 있는데 이들의 물품을 받고자 허기진 배를 부여잡고 달리는 차에서 던져주는 빵 한 봉지를 얻고자 몇 백 미터를 '던져주세요!' 외치며 달려오는 어린아이들을 보며 넘어오는 눈물을 삼킨다"고 전했다.

김씨는 이 같은 실상을 전한 후 "정치적인 자존심 싸움을 하는 동안 이재민들은 더 고통스런 시간을 보내야만 합니다"면서 "할 수 있는 한 이재민들, 특히 더 심하게 고통받는 이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이들을 통해 구호품을 전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먼저 구호기금을 가지고 들어가 현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인 운동가들 그리고 현지 한국00단체들을 통해 현지에서 구호물품을 구입하여 가장 접근하기 용이한 지역에서 전달한다면 아무리 제재를 한다 해도 가능한 일이다"며 현실적으로 미얀마 국민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

구호품을 기다리던중 아버지가 아이에게 뭔가를 건네줘 먹게하고 있다.
 구호품을 기다리던중 아버지가 아이에게 뭔가를 건네줘 먹게하고 있다.
ⓒ 푸른아시아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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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는 "이런 활동이 다각적으로 이루어지면 이어서 복구 체제도 전환할 수 있을 것", "이 절망과 가족을 잃고 배를 움크리고 절규하는 미얀마의 250만을 도와주세요. 그들도 한 생명입니다. 그들도 살 권리가 있습니다"며 도움을 호소했다.

김씨는 현재 충주환경운동연합 부설 푸른아시아센터 소속으로 미얀마에서 활동하고 있다. 푸른아시아센터는 환경과 평화를 위한 국제연대 사업을 하고 있다. 그동안 재일민족학교와 재중동포 녹색장학금지원, 수달과 박쥐 등의 환경교류, 유사법제 철회운동을 펼치고 있는 단체다.

박일선 충주환경운동연합 대표는 "미얀마의 국민들을 돕기 위해 오는 2일에는 현지활동가인 김씨를 모시고 현지상황을 들어보고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자 한다"면서, "후원과 참여를 부탁"했다.

덧붙이는 글 | 모임은 2008년 6월 2일 7시 정각. 충주환경운동연합 교육관에서 푸른아시아센터 주관으로 열린다.

연락처는 043-852-6117 / 이메일 cndghks1994@hanmail.net



태그:#미안마, #사이클론, #박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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