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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했던 일이 벌어지고 있다. 분노한 시민들이 거리로 나왔다. 광우병 쇠고기 문제로 시작된 촛불집회가 이제 정치투쟁으로 번지고 있다. 24, 25일 열린 촛불문화제는 ‘문화제’로 끝나지 않았다.

 

지난 24일과 25일, 서울 청계광장 앞에 모인 시민들은 얌전한 모습이 아니었다. 시민들은 거리로 뛰쳐나와 도로를 점거하고 '청와대 진격'을 시도하기도 했으며, 여의치 않자 다시 촛불을 들고 '밤샘 끝장 집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쯤하고 내일을 위해 해산하자"고 제안하는 시민은 "너나 집에 가라"라는 핀잔을 들어야만 했다.

 

정치색 짙은 구호도 흘러나왔다. ‘독재타도’ ‘이명박 하야’ 등. ‘87년 6월항쟁’ 에서나 들을 수 있었던 극단적인 정치 투쟁 구호다.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 구호만 87년 식으로 바뀐 것이 아니다. 정부도 87년 정부로 변하려 하고 있다. 

 

경찰은 시민들을 강경 진압했다. 24일과 25일 연행된 사람만 68명이다. 앞으로도 강경 진압할 방침이다. 김경한 법무부 장관은 26일 간부 회의에서 "문화 축제 형식으로 진행되던 촛불 집회가 차도 점거 등 불법 폭력 집회로 변질돼 우려할 만한 상황"이라며, "불법 집회·시위 주동자와 배후 조종자, 극렬 행위자는 끝까지 검거해 엄정 처리하라"고 검찰에 지시했다.

 

구호도 87년, 정부 대응도 87년 식

 

 

보수 신문도 일제히 포문을 열었다. <동아일보>는 26일 사설 '누구를 위해 청와대로 쳐들어가자고 하는가'를 통해 '배후세력 론'을  들고 나왔다. <중앙일보>는 "사법당국은 불법행위자 처벌과 아울러 이번 사태에 불온세력이 개입했는지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는 ‘교통혼잡' 만을 부각시켜 보도했다. 1면 머릿기사 '차도로 뛰어든 촛불집회'에서 "주말 도심 도로가 무법천지를 방불케 하며 극심한 혼잡을 빚었으나 경찰은 이들을 막지 못했고, 막으려는 강한 의지도 보이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문제다. 언제나 그랬듯이 이번에도 본질은 외면하고 ‘불법’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 시민들이 거리로 뛰쳐나온 원인을 파악하려고 노력한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보수신문이 바라본 사태의 본질은 오직 ‘불법’이고 원인은 불온세력들 충동질이다.

 

‘배후조종자’ ‘주동자’라는 말을 들먹이는 것이 그 증거다. 시민들이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며 거리로 나온 원인을 불순 세력들 충동질로 돌리고 싶은 것이다.

 

시대착오적 발상이다.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민주주의 기본 원칙을 무시한 처사다.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았다는 것을 국민들은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분노한 것이다. 국민으로부터 권력을 위임받은 정권이 국민 뜻을 철저히 무시하고 오히려 군림하려고 하는 것에 분노한 것이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대해 국민들 78.2%가 "정부의 추가협의에도 불구하고 재협상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한겨레>가 지난 24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서치 플러스'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를 보면 "추가협의를 했으므로 재협상은 필요없다"는 의견은 전체 응답자의 16.9%밖에 되지 않았다. 또 이명박 대통령이 "미국산 쇠고기는 안전하다"고 말한 것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자는 전체의 74%에 달했다. 이번 조사는 전국 19살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 방식으로 이뤄진 것이다.

 

이 사실을 외면하는  것은 이명박 정권과 조, 중, 동 으로 대표되는 보수언론 뿐이다. 그래서 실체도 없는 ‘불온세력’ 에게 책임을 떠넘기려 하는 것이다.

 

정부와 보수언론만 민심을 외면하고있다

 

 

 지금 “독재타도” 를 외치는 것은 평범한 시민들이다. 고등학생, 대학생, 미니스커트 입은 직장여성, 아기 업고 나온 주부 등, 이 시대를 살아가는 지극히 평범하기만 한. 보수언론에서 말하는 '불온세력'이란 굴레는 눈씻고 찾아봐도  씌울 수가 없는 부류들이다.

 

그들이 ‘불온세력’ ‘배후 조종자’ 라 말하는 것은 아마 운동권이나 진보진영 정치권일 것이다. 하지만 운동권이나 진보정치권은 “정권퇴진” 이라는 말을 입에 담기가 힘든 처지다. 취임한지 석 달도 안 된 대통령에게 “하야” 나 “퇴진” 요구 하다가는 되려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권과 보수언론은 이제라도 민심을 제대로 읽어야 한다. 힘으로 억눌러서 될 일이 아니다. “불온세력‘ 운운 하며 몇 사람 연행하고 구속한다고 해서 고개를 숙일 국민들이 아니다.

 

생각을 바꿔야 한다. 권력이 국민으로부터 나왔다는 것을 제대로 깨우쳐야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섬김의 정치’ 를 내걸고 당선됐다. 또, 한나라당 소속 정치인중 많은 수가 ‘섬김’ 을 내걸고 정치활동 하고 있다. 제대로 섬기려면 우선 국민이 왜? 분노하는 가를 먼저 알아야 한다.

덧붙이는 글 | 안양뉴스 유포터 뉴스


태그:#광우병 쇠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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