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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수산식품부는 지난 19일 "언론중재위가 'MBC <PD수첩>은 정정 및 반론 취지문을 보도해야 한다'라고 결정했다"고 밝혔다. 농림수산식품부가 지난 4월 29일  MBC <PD수첩> 의 '긴급취재!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 제하의 방송 내용에 대해 언론중재위원회에 '정정 및 반론보도 청구 조정'을 신청한 결과, 이같이 결정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PD수첩> 조능희 CP(책임프로듀서)는 "언론중재위 결정문 어디에도 '정정', '반론'이란 말은 없다"고 발끈했다. 그는 이어 "협의가 안돼 중재가 결렬됐고, 그래서 언론중재위가 직권으로 '다음과 같이 보도합니다'라고 결정을 내린 것"이라면서 농림부의 해명을 일축했다.

 

그는 특히 "'정정, 반론'이란 말은 농림수산식품부가 보도자료에 쓴 제목"이라며 "그걸 우리에게 확인하지 않고 언론사들이 보도했다, 사실은 협의가 안 돼 중재가 결렬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언론중재위의 다음과 같은 결정보도문에 대해서도 이의를 제기했다.

 

<언론중재위 결정 보도문 내용〉

 

"다음과 같이 보도합니다. 본 방송이 지난 4월 29일 방영한 <PD수첩>에서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 안전한가?’ 제하의 보도 중 주저앉은 소가 일어서지 못하는 영상과 관련하여 그 소들이 광우병에 걸렸다는 증거가 없습니다.

 

또한 소가 일어서지 못하는 것은 대사장애, 골절, 상처, 질병으로 인한 쇠약 등 다양한 원인에서 기인할 수 있습니다. 인간광우병으로 의심되었던 아레사 빈슨에 대해서는 5월 5일 미국 농무부에서 사망 원인이 인간 광우병이 아닌 것으로 중간발표가 되었습니다.

 

한편 한국인의 MM형 유전자 때문에 광우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는 보도와 관련하여 농림수산식품부는 유전자형이 광우병에 걸릴 확률을 결정하는 유일한 인자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2007년 6, 7월에 두 개팀 8명이 미국 현지 도축장 등에서 도축시스템을 점검하였다고 밝혀왔습니다."

 

이에 대해 조 CP는 우선 "주저 앉은 소가 일어서지 못하는 영상이 광우병에 걸렸다는 증거가 없다"는 언론중재위 결정 보도문 내용에 대해 "저희는 증거가 있다고 한 적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이날 언론중재위가 '보도'를 결정한 내용 외에도 농림수산식품부는 "'협정에서 SRM을 모두 제거한 후 수입되게 했다', '미국에서 광우병 발생하면 수입 중단할 수 있다'고 보도해달라고 요청했다"면서 "말도 안되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예를 들어 '팩트(사실)'가 틀렸다거나 방송 내용과 다른 견해를 갖고 있다거나 하면 얼마든지 (정정, 반론보도를) 하겠는데 그런 게 없잖나"라고 반문한 뒤 "답답하다"고 한숨을 쉬었다.

 

 

 

다음은 20일 MBC <PD수첩> 조능희 CP와 전화로 나눈 일문일답.

 

"방송에 언급하지도 않은 내용에 대해 보도하라니?"

 

- 농림수산식품부의 <PD수첩>에 대한 '정정 및 반론보도 청구 조정 신청'을 언론중재위가 받아들여 피디수첩이 정정 반론 보도하라고 결정했나?

"'정정, 반론 보도하라'가 아니다. 언론중재위 결정문 어디에도 '정정', '반론'이란 말은 없다. 언론중재위 발표는 "다음과 같이 보도합니다"이다. 정정, 반론이란 말은 농림수산식품부가 보도자료에 쓴 제목이다.

 

그걸 우리에게 확인 안 하고 언론사들이 보도해 '반론, 정정'이라고 됐다. 사실 농림수산식품부는 40줄 넘게 (정정 반론 보도를) 해달라고 요청했는데 논의 과정에서 다 잘리고 10개 정도까지 줄였다. 그 뒤에도 '정정이냐 반론이냐'를 말하다가 협의가 안 돼 중재가 결렬된 것이다. 그래서 언론중재위가 직권으로 '보도합니다'라고 결정을 내린 것이다."

 

- 농림수산식품부가 <PD수첩> 방송 중 어떤 내용의 정정, 반론을 요청했나?

"농림수산식품부는 '협정에서 SRM을 모두 제거한 후 수입되게 했다'로 바로 잡아달라고 했다. 말도 안 된다. 뭘 다 제거했나? 화장품, 알약캡슐, 이런 것도 안전하다고 보도해달라'고 요청했는데 (언론중재위 중재 과정에서) 이것도 없어졌다. 또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하면 수입을 중단할 수 있다'고 해달라더라. 우리는 (수입 중단) '할 수 없다'고 했는데 '있다'고 해달랬다. 그러다 다 날아가고 이것만 남았다."

 

- 언론중재위는 "주저 앉은 소가 일어서지 못하는 영상이 광우병 걸렸다는 증거가 없다"고 했다.

"저희는 증거가 있다고 한 적이 없다. 정정이니 반론이니 하다 안 된 거다. 그래서 언론중재위가 직권으로 결정한 거다. 하지만 이 것은 다 보도한 내용이다. 첫 번째, 두 번째 방송에서 보도한 내용이다."

 

- 언론중재위에 따르면, 아레사 빈슨의 사망 원인이 인간 광우병이 아니라는데?

"인간 광우병이 의심된다고 했지 언제 아레사 빈슨이 인간광우병이라 했나? 그건 보도했다. 그걸 또 하라는 거다. 게다가 이번 (언론중재위) 보도문은 이미 우리가 (<PD수첩>에서) 보도했거나 보도하기 어려운 것이다.

 

또 '2007년 6, 7월에 두 개 팀 8명이 미국 현지 도축장 등에서 도축시스템을 점검하였다'는 것을 보도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이걸 우리가 보도할 필요가 없다. 우린 안 갔다고 한 적도 없고, 2005년에 갔다고 한 적도 없다. 이건 우리 보도 내용이 아니다.

 

미국에서 올해 2월 대규모 리콜 사태가 벌어졌다. 미국이 발칵 뒤집혔다. 의회 청문회가 열리고, 형사고발하고 도축장을 폐쇄했다. 그리고 곧바로 이번 협상을 시도했다. 우리 멘트는 이 협상을 하면서 정부가 이런 도축시스템을 제대로 봤는지 의심스럽다고 했다.

 

그런데 여기다 대고 하는 소리가, '2007년에 두 개 팀이 갔다'다. 누가 안 갔다고 했나? 2006년에도 갔네 뭐네 보도 해달라는데, 우린 이거 보도할 수 없다.

 

이번 협상에 안 갔는데, 도축장에 대규모 리콜 상태가 벌어져 미국이 발칵 뒤집히고 그런데 새 협상을 하면서 실태를 봐야 하지 않냐. 백번 양보해도 우리가 이것을 보도를 해야 하는지…. 이건 아니다. 우리가 이것에 대해 언급하지도 않았는데 방송과 동떨어진 걸 하라는 것 아닌가."

 

- 그래서 언론중재위 조정이 결렬됐나?

"그래서 따졌는데 농림부측은 아무튼 '갔다는 걸' 알려달라는 거다. 2007년에 8명이 미국에 가긴 갔다. 그런데 31개 도축장 중에 준비된 두 개만 봤다. 우린 당신네들이 봤느냐? 실태를 안 본 거 같다. 실태를 봤는지 의심스럽다고 되물었다. 그런데 옛날에 많이 봤다고 보도를 하라니까 답답하다."

 

- 이제 소송으로 가는 것만 남은 건가? <PD수첩>이 언론중재위 조정안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정한 건가?

"결정은 26일까지다. (언론중재위 안을) 어제(19일) 받았다. 아마 (중재위 안을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다. 우리 팀에서 어렵다고 얘기중이다. 이제 농림부에서 어찌할지에 달렸다.

 

(농림부가) 이미 방송한 내용을 또 해달라는 건데…. 답답하다. 누누이 한 얘길 또 해야 하냐? 예를 들어 '팩트(사실)'가 틀렸다거나 방송 내용과 다른 견해를 갖고 있다거나 하면 얼마든지 하겠는데 그런 게 없잖나?"


태그:#광우병 쇠고기, #PD수첩, #농림수산식품부, #언론중재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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