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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보도에 따르면 지난 22일에 열린 한나라당 국회의원 당선자 워크숍에서 당선자들이 당분간 뉴타운 추가 지정은 없다고 못박은 오세훈 서울시장을 압박하면서, 뉴타운 추가 지정을 요구하는 다음과 같은 성토를 쏟아냈다고 한다.

 

송광호(충북 제천․단양) 의원은 "어느 시장께서 어떤 당 소속 시장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후보들이 공약한 것을 번복하는 그런 사례가 있다"며 "앞으로는 그 사람 소속이 어딘가, 이제는 정체성을 분명히 할 때가 왔다, 그래야만 뭉칠 수 있다"고 오세훈 서울시장을 압박했다고 한다. 또한 송 의원은 "언제까지 뉴타운 건설을 안 해 서울시민들의 주거복지를 외면할 것인가 시장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는 말도 덧붙였다고 한다.

 

홍준표(서울 동대문구 을) 의원은 "서울시가 정책을 잘못하고 있으면 법을 바꿀 수가 있습니다. 그것은 국회의 권한입니다"라며 뉴타운 지정권한을 서울시가 아닌 중앙정부로 옮기도록 법 개정을 추진하겠다는 압력도 가했다고 한다. 아울러 한나라당 서울지역 당선자 30여 명은 다음달 6일 서울시와 당정협의를 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고 한다.

 

정몽준(서울 동작구 을) 의원은 뉴타운 추가 지정을 주장하며 "뉴타운을 지정만 하면 집값이 오르니 좋은 것 아니냐"면서 "뉴타운을 하면 집값이 올라간다는 문제는 그 인식이 잘못됐다. 노무현 정권이 보유세와 양도세를 올리는 등 세금 폭탄을 때려 부동산을 잡겠다고 했지만 오히려 부동산 시장을 동결시켜 가격을 올리는 결과가 됐다. 원인과 결과를 추측한 게 잘못됐다"고 말했다고 한다.

 

정 의원은 아울러 뉴타운 건설에 따른 부동산 가격 상승을 두고 가격이 현실화되는 것이라고 규정하면서 "집값이 오르는 게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다. 미국도 왜 서브프라임 사태가 터졌나? 주택가격이 떨어져서 그것이 실물경제 침체로 이어지지 않았나. 일본 역시 주택 가격이 3분의 1, 4분의 1로 폭락해 경기가 무너지게 됐다"는 주장도 했다고 한다.

 

한나라당은 부동산 가격 올리기로 작정했나?

 

우리 <토지정의>는 자기 지역구의 부동산 가격을 올리기 위해 뉴타운 추가 지정을 요구하는 한나라당 의원들의 무책임하고도 이기적인 행태를 강력히 규탄한다. 아울러 지역이기주의에 물든 어이없는 뉴타운 추가 지정 요구를 즉각 중단할 것을 엄중히 촉구한다. <토지정의>는 뉴타운 추가 지정을 요구하는 한나라당 의원들의 주장과 논리가 얼마나 위험하고 말도 안 되는 것인지를 낱낱이 밝히고자 한다.

 

먼저, 한나라당 의원들은 자신들의 지역구 관리를 위해 전체 부동산 시장을 불안하게 만드는 어처구니없고도 위험천만한 일을 저지르고 있다. 이들은 뉴타운 건설이 부동산 가격 상승과 투기의 뇌관으로 작동한다는 점을 진정 모르고 뉴타운 추가 지정을 요구하는 것인지 한번 묻고 싶다. 아니면 뻔히 알면서도 자신들의 지역구 부동산 가격을 올려주기 위해 그러는 것이라면, 이는 부동산 불로소득이라는 엄청난 돈을 지역주민들에게 안겨주고 표를 얻은 불법적인 매표(買票)행위나 다름없는 것이다. 이는 돈을 주고 표를 사는 선거법 위반행위로 밖에는 볼 수 없다.

 

또한 한나라당 의원들은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해 지방자치라는 고유권한마저도 무시한 채 뉴타운 지정권한을 중앙정부로 옮기려는 어이없는 행태마저 벌이고 있다. 뉴타운 지정권한을 중앙정부로 옮기는데 찬성한다면 자신들의 지역구가 가지고 있는 재산세 탄력세율 적용 등과 같은 고유권한들도 중앙정부로 옮기자고 하면 그때는 찬성할 텐가? 부동산 가격 올릴 때는 마음대로 중앙정부로 권한을 옮겨도 되고 부동산 관련 세금을 낼 때는 지방정부의 권한만을 내세운다면 이는 자신들의 지역밖에는 모르는 지역이기주의의 극치라고 밖에 볼 수 없다.

 

부동산 시장 붕괴하면 사비(私費)로 책임질 텐가?

 

한편 한나라당 의원들의 부동산에 대한 인식을 들여다보면 그들이 가지고 있는 현실인식이 얼마나 위험하고 잘못된 것인지도 여실히 드러난다. 특히 정몽준 의원의 경우는 현재의 부동산 가격이 거품이 아니며 오히려 부동산 가격이 더 올라야 한다는 어이없는 현실진단을 내리고 있다. 정 의원의 주장에 따르면 현재 강북의 부동산 가격 상승은 지금까지 소외된 강북의 부동산이 정상가격을 찾아가는 과정이고, 강북도 강남 정도는 되어야 정상이라는 얘기다. 또한 정 의원의 논리에 따르면 미국과 일본처럼 부동산 거품 파열에 따른 경기침체를 겪지 않으려면 지금보다 부동산 가격이 계속 더 올라야 한다는 것이다.

 

정 의원은 "지방은 뭘 지어도 미분양 사태가 나고, 도시 공동화되는 곳도 많은데 집값 오른다는 것은 구매력이 뒷받침되는 건강한 수요가 많다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고 한다. 정 의원은 뉴타운 건설에 따른 투기적 가수요를 건강한 수요 즉, 실수요로 파악하고 있다. 정 의원의 논리에 따르면 부동산 거품이 파열되는 이유는 부동산 가격이 계속 더 오르지 않고 부동산 가격이 내렸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정 당선자의 주장은 한마디로 말해 ‘궤변’이라고 밖에는 달리 할 말이 없다. 정 당선자의 주장은 현재의 부동산 거품이 터지지 않기 위해서는 부동산 가격이 계속 올라 거품을 떠받쳐줘야 한다는 주장밖에는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끝없이 계속 커지는 거품이란 게 이 세상에 존재하기는 한 건지 정 의원에게 한번 진지하게 묻고 싶다.

 

정 의원 말대로 계속 부동산 가격을 올리다가 어느 순간 잘못되어 일시적으로 부동산 거품이 파열되기라도 한다면 그때는 정 의원이 자신의 사비(私費)를 털어서라도 막대한 국가적 손실을 책임지기라도 할 텐가? 정 의원은 지난 노무현 정부가 원인과 결과를 잘못 파악해 보유세와 양도세를 부과해 결과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올랐다는 현실파악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정 의원의 주장대로 부동산 가격이 폭등할 때 보유세와 양도세를 부과하지 않고 부동산 가격이 정상을 찾아가기 위해 가격을 계속 끊임없이 올린다면 과연 부동산 시장은 어떻게 될까? 강북뿐만 아니라 수도권 전체가 강남만큼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면 부동산 시장이 정상을 찾게 된 것이라고 할 텐가?  

 

한나라당은 무책임한 부동산 가격 올리기를 즉각 중단하라

 

한나라당은 자신들의 지역구 인기관리를 위해 나라의 경제를 위태롭게 만드는 위험천만하고도 반(反)시장경제적인 행태를 즉각 중단할 것을 엄중히 촉구한다. 한나라당은 가뜩이나 지난 총선에서 뉴타운 추가 지정 공약을 남발해 서울을 부동산 투기 공화국으로 만들어 놓고도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한 모양이다.

 

송광호 한나라당 당선자는 오세훈 서울시장을 향해 도대체 어느 당이냐며 오 시장의 정체성을 운운하는데 그렇다면 한나라당의 정체성은 '부동산 투기조장당'인지 한번 묻고 싶다. 한나라당은 국민들의 분노에 찬 민심을 이제라도 잘 수렴해서 무책임한 부동산 가격 올리기를 즉각 중단하길 엄중히 촉구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토지정의시민연대(www.landjustice.or.kr) 공식 논평입니다. 
이 기사는 대자보와 다음블로그에도 게재되었습니다.


태그:#뉴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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