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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41주년 과학의 날을 맞아 부산광역시와 교육청, 국제신문이 주최한 제17회 과학축전은 한마디로 신나는 과학놀이였다. 부산과학기술협의회와 부산광역시과학교육원과 벡스코가 주관한 이번 축전은 부산경남에서 찾아온 어린이들과 부모들로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번듯한 과학관이 별로 없는 부산에서 대규모 과학축전이 열린 것은 부산의 어린이들에겐 대단한 행복이었다. 

 

  

  지난 토요일인 4월 19일과 20일 양일간 벡스코에서 개최된 이번 축전의 주제는 ‘부산의 꿈, 동남권의 미래, 과학기술에 있습니다.’였다. 주제 한 번 잘 정했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이번 축전의 컨셉은 나름대로 성공적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산의 대학교와 중·고등학교에서 마련한 체험코너는 부산 어린이들에게 과학이 학문이 아니라 놀이임을, 과학이 실생활과 아주 밀접하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게 해주었다.

 

  입구의 혼잡함을 뒤로 하고 안으로 들어서니 각종 체험코너에 어린이들의 줄이 길게 늘어 서 있다. 열성적인 몇 몇 부모들은 손에 두, 세 개의 체험 작품을 들고 이리저리 분주히 오가고 있다. 그들의 얼굴에는 한 개라도 더 많이 아이들에게 체험시켜주고자 하는 욕구가 뚝뚝 떨어졌다. 

 

  한 쪽 귀퉁이에 자리 잡은 화학코너. 불붙은 양초 위로 화학물질을 뿌려대니 빨간 불, 파란 불, 초록 불 등속이 순간적으로 나타난다. 터져 나오는 아이들의 함성. 아이들이 자연스레 화학의 즐거움을 깨닫게 되는 순간이다. 옆 코너로 가니 소리를 눈으로 보여주는 실험이 행해지고 있었다. 하얀 가운을 입은 예비 과학자들이 커다란 북을 사이에 두고 동생들에게 북채를 움켜준다. 라이터로 촛불을 켜는 모습이 앙증맞다. 남자 어린이가 북을 힘껏 두드리니 그 진동의 힘에 의해 촛불이 흔들거리다가 힘없이 꺼진다. 소리가 눈으로 볼 수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재미있는 실험이었다.

 

  

  다른 코너로 가보니 대학생 형들이 만든 로봇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로봇은 정교하게 제작되어 있었고 버튼을 살짝 누르니 로봇들이 생물처럼 움직인다. 그 경이로움과 즐거움.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쳐다보는 아이들의 눈망울에 생기가 넘친다.

 

  저 쪽으로 가보니 앙부일귀 모형과 DNA모형을 만드는 체험코너가 마련되어 있다. 워낙 인기가 많아 벌써 예약이 끝난 두 체험코너는 아이들에게 우리 전통 과학의 우수성을 알게 해주는 소중한 계기였다. DNA코너를 통해 아이들은 세포의 원천을 어렴풋이나마 알게 될 것이다. 지금 당장은 몰라도 조금만 지나면 현대 과학에 반드시 필요한 분야였음을 알게 되리라.

 

  과학하면 우주과학이 제격이다. 더군다나 이제 우리나라도 우주인을 배출했지 않은가. 당연히 우주과학에 관한 코너도 마련되어 있었다. 저 멀리 한국 최초의 우주인 이소연씨가 화한 미소로 아이들을 맞이한다. 이소연씨 옆에 포즈를 잡고 찰칵 사진을 찍는 아이들. 나도 언젠가는 이런 우주인이 되어야지 하며 야무진 눈동자를 빛내는 아이들. 그래서 이런 행사는 아무리 많이 주최해도 지나침이 없는 것이다. 앞으로 더 많이, 더 자주, 더 크게 이런 행사를 개최해야 할 것이다.

 

  한 쪽에 우주가 있다면 또 한 쪽에는 해양과학이 있었다. 수면 위를 약간 떠서 비행기처럼 날아다니는 특수함정인 위그선. 이 위그선을 종이 모형으로 만드는 체험코너가 있었고, 독도함을 만든 조선사가 거대 선박의 모형을 전시한 코너도 있었다. 말로만 듣던 독도함. 국내 최대의 군함인 독도함은 그 모형만으로도 위압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신나는 과학놀이이자 꿈과 희망의 축제인 과학축전. 참 재미있으면서도 다양한 코너를 마련한 주최 측에 절로 감사가 간다. 한 가지 희망이 있다면 좀 더 많은 자료와 시간을 마련하여 아이들이 더 많이 체험했으면 하는 것이었다. 너무 빨리 예약이 끝나 아쉬운 감이 없지 않았다. 앞으로도 이런 행사가 더 많이 개최되었으면 한다.      

덧붙이는 글 | 유포터에도 송고함


태그:#과학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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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스토리텔링 전문가. <영화처럼 재미있는 부산>,<토요일에 떠나는 부산의 박물관 여행>. <잃어버린 왕국, 가야를 찾아서>저자. 단편소설집, 프러시안 블루 출간. 광범위한 글쓰기에 매진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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