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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션 파산하더라도, 개인정보유출 무한책임져야...

옥션발 대규모 해킹, 개인정보유출사고로 지금 인터넷은 쑥대밭이다. 대형폭탄 한~방을 맞은 모양새다.

무엇보다 옥션 측에서 그동안 해킹사건을 대수롭지 않은 것처럼 회원들과 네티즌들을 안심시키고 속여오다(해킹사건 이후에도 버젓이 영업을 해왔다), 어제(17일) 옥션 해킹사건으로 전체 회원 1천800만명의 60%에 해당하는 1천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되었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이 때문에 옥션 회원뿐만 아니라 네티즌, 블로거들은 경악하고 있다.

특히 옥션에 회원으로 가입된 이들은 황급히 개인정보 유출여부를 확인하고, 옥션뿐만 아니라 가입된 타사이트의 비밀번호를 변경하고,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확인된 회원들은 관련 법적 소송에 참여하는 등 정신없이 바쁘다. 나도 이미 지난 2월초 발생한 옥션 해킹사건 소식을 접하고 바로 회원탈퇴를 한 상태였지만, 왠지 불안해 '탈퇴회원 개인정보 유출 여부 확인하기'에 접속해 기억에 없는 아이디를 더듬어 확인해 봤다.

다행스럽게도 '지금까지의 경찰조사에 따르면~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확인된 대상자 명단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고 한다. 그런데 정말 그런지? 이것도 심히 의심스러웠다.

지난 2월 옥션 회원들의 개인정보가 유출되었다는 것이 확인되었음에도, 사이트 임시폐쇄 등의 조치 없이 현재까지 2달 이상 버젓이 신규 회원가입을 받고, 정상적인양 영업을 해왔기 때문이다. 지금도 옥션은 개인정보가 대량 유출되었다는 공지를 꼭꼭 숨기며, 이 문제가 확산되는 것을 막고 있다.

옥션 회원이라면, 바로 개인정보 유출여부를 확인하시라! 탈퇴회원도.
 옥션 회원이라면, 바로 개인정보 유출여부를 확인하시라! 탈퇴회원도.
ⓒ 옥션 홈페이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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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튼 옥션처럼 개인정보를 허투루 취급하는 인터넷 쇼핑몰과 사이트 업체(국민은행, 다음 등)들에게는 이번 기회에 철퇴를 내려야 한다. 보이스피싱 등 악용될 소지가 있는 개인정보의 유출이 확인된 회원들에게는 최대 금액으로 보상하고, 옥션에게는 엄중한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 옥션이 파산하더라도 말이다.

그런데 '비지니스 프렌들리'를 외치는 이명박 정권이 이 문제를 제대로 처리 대응할지는 미지수다.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부르짖는 통에, 옥션의 이번 대규모 개인정보유출사건도 유야무야 될지 모른다.

결국 개인정보와 정보인권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우리 모두가 두 눈 부릅뜨고 정신 바짝 차리고 있어야 한다. 또다시 이런 황당하고 어처구니 없는 일을 당하지 않으려면 말이다.

개인정보 유출 및 도용의 구조적 한계, '주민번호제도'를 없애자!

관련해 사람들을 감시 통제하고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기 위해 참여정부와 한나라당이 그동안 추진 도입한 주민등록법 개정, 인터넷실명제, 제한적본인확인제, 선거실명제, 실명인증제 등은 소중한 개인정보(주민등록번호 등)를 되레 해커들의 먹잇감으로 상납한 셈이다.

작년 7월 도입된 제한적본인확인제는 주민등록번호를 요구하고 있다.
 작년 7월 도입된 제한적본인확인제는 주민등록번호를 요구하고 있다.
ⓒ 다음 홈페이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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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2006년 9월 개정한 주민등록법은 해커들에게 '나 잡아먹으삼!' 한 꼴이다. 작년 초 행자부가 '국민들의 주민번호가 언제, 어떤 목적으로 사용되었는지 또는 자신의 휴면 계정(주민번호)를 확인하여 정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주민번호의 안전한 사용과 개인정보보호의식을 고취하기 위해 마련했다'는 주민번호(ID) 클린캠페인을 대대적으로 벌이기도 했다. 도용여부만 확인 가능할 뿐 도용 피해에 대해서는 아무런 지원이나 해결책을 마련해 놓지도 않았다.

이번 옥션 해킹사건으로 이것도 역시 세금만 낭비한 뻘짓에 불과했다는 것을 재확인시켜 주었다. 그리고 옥션 해킹사건 덕분에 득을 보는 것은 변호사들뿐만 아니라, 명의도용방지 서비스업체들이다.

행자부의 뻘짓~주민번호 클린캠페인은 무용지물이었다.
 행자부의 뻘짓~주민번호 클린캠페인은 무용지물이었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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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옥션발 대형 해킹사건의 원인 제공자는, 다름아닌 정부였던 것이다. 개인정보 유출 및 도용의 구조적인 한계와 헛점을 가지고 있는 '주민번호제도'를 포기하지 못하고, 신분확인과 신용 금융거래의 도구로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지경인데도 정부는 '주민등록번호'뿐만 아니라 지문 등 자국민의 생체정보까지 국외로 유출시키려고 하고 있다. 전자여권(생체여권) 도입이 바로 그것이다.

어쨌든 자신의 소중한 개인정보와 생체정보를 빼앗기지 않으려면, 정말 정신 바짝 차리지 않으면 안된다. 눈 깜짝할 사이에 주민번호와 생체정보도 빼가는 세상이니까 말이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U포터뉴스, 인터넷저널에도 송고했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주민등록제, #옥션, #해킹, #개인정보유출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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