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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 8일 밤 11시 50분]
 
심상정 후보는 이날 밤 9시 30분께 화정역 사거리에서 마지막 유세를 벌였다. 심 후보는 고양시 덕양구 주민들에게, 그리고 지원 유세를 펼쳐준 배우 문소리씨와 스타 학원 강사 출신 이범씨에게 감사를 표시했다.
 
"지금까지 나를 따뜻하게 맞아 준 덕양구 주민들에게 가슴 깊이 감사하다는 말을 전한다. 그리고 곳곳에서 율동을 하며 유세를 펼쳐준 자원봉사자들과 운동원들도 많이 고맙다. 특히 내가 부친상을 당했을 때도 지역구를 누벼준 배우 문소리와 이범씨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4월 9일 위대한 승리로 보답하겠다."
 
밤 10시 유세 차량에서 내려온 심 후보는 모든 운동원과 자원봉사자들과 악수를 나눴다. 그리고 문소리씨를 부둥켜안고 등을 두드려줬다.
 
이어 심 후보는 200여 명의 지지자, 운동원들과 함께 선거 로고송에 맞춰 율동을 했다. 일종의 '군무'였다. 많이 지쳤지만 심 후보와 지지자들은 활짝 웃었다.
 
 
 
[1신 : 8일 밤 10시 10분]
 
"내 친인척도 아니고, 친구도 아니다. 몇번 인사를 나눴을 뿐이다. 그런데 내가 잘났다 하는 여자 많이 만나봤지만, 심상정 후보만큼 똑똑하고 분명한 여자는 처음 봤다. 4월 9일을 심상정 생애 최고의 순간으로 만들어 달라. 심 후보가 당선되는 날이 고양시 덕양갑에도 최고의 순간이 될 것이다."

 

배우 문소리씨는 웃으며 말했다. 하지만 목소리에는 절박함이 가득했다. 심상정 후보에게도, 그리고 몇 차례 지지유세를 펼쳤던 문씨에게도 이제 남은 시간은 많지 않다. 앞으로 유세를 펼칠 수 있는 시간은 고작 4시간. 1위를 추격하는 2위의 가슴은 타들어갈 수밖에 없다.

 

단일화 무산에 부친상까지... 가슴은 타들어간다

 

심상정 진보신당 후보는 8일 저녁 8시 고양시 덕양구 화정역 3번 출구 앞에서 유세를 펼쳤다. 배우 문소리씨와 과거 연봉 18억원을 받았던 스타 학원강사 이범씨가 심 후보와 함께 유세 차량에 올랐다. 시민들과 심 후보 지지자 약 300여 명이 몰렸다.

 

먼저 마이크를 잡고 분위기를 만든 사람은 배우 문소리씨였다. 문씨는 "17대 때 비례대표 의원으로 열심히 해서 최고 국회의원 중 한 명으로 뽑혔던 심 후보를 다시 국회로 보내달라"며 "그것이 덕양갑을 최고 살기 좋은 도시로 만드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문씨는 "뒤에 박근혜 전 대표도 이명박 대통령도 없는, 오직 진심만을 갖고 일하는 심 후보에게 표를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이렇게 목소리를 높이는 문씨에게 고양 시민들은 손을 흔들며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유명 학원강사 출신으로 심 후보를 돕고 있는 이범씨도 "나는 과거 사교육 시장 최고의 정점에서 단물을 많이 빨아 먹었기에 이 자리에 서는 것이 부끄럽지만, 심 후보를 돕기 위해 이렇게 섰다"며 "심 후보를 당선시켜준다면 나의 모든 것을 걸고 이 곳 덕양에서 공교육 발전을 위해서 일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씨는 "심 후보가 다시 여의도로 가게 된다면 나는 이 곳 덕양에서 무료 방과후 교실을 열어 학생들을 지도하겠다"며 "훗날 심 후보가 핀란드형 공립학교를 세우면 그곳에서 교사로 열심히 일하겠다"고 약속했다.

 

스타들 지지받는 심상정, 박근혜 지지받은 손범규

 

심 후보는 지난 주말부터 72시간 연속 유세에 돌입했다. 그래서인지 심 후보의 얼굴에는 피곤이 가득했고, 목소리도 많이 쉬었다. 그래도 심 후보는 큰 목소리로 퇴근길 덕양 시민들을 향해 마지막 지지를 호소했다.

 

심 후보는 "이미 실력이 입증된 나를 다시 국회로 보내준다면 서민경제·민생경제를 일으켜 세우겠다"며 "덕양갑이 나를 선택하면 평생 이곳에서 멋지게 정치를 펼치겠다"고 밝혔다. 이어 심 후보는 한나라당을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오늘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가 이 곳 덕양에 지원유세를 왔다고 한다. 그것은 곧 이 곳 대세가 나 심상정에게 기울었다는 증거다. 지난 6년 동안 한나라당 시장이 이 곳 덕양에서 일했는데, 과연 뭘 했는가. 나는 교육 시키기 좋은 덕양을 만들기 위해 혼신을 다하겠다."

 

심 후보가 이렇게 목소리를 높이고 있을 때 바로 인근에서는 박근혜 전 대표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손범규 한나라당 후보 유세 차량에서 박 전 대표의 지지연설 영상이 상영된 것이다.

 

영상 속에서 박 전 대표는 "손 후보와 나는 서로 잘 알고 신뢰하고 있다"며 "손 후보는 능력있는 젊은 지도자다, 덕양구 발전을 위해 손 후보를 꼭 국회로 보내달라"고 말했다.

 

앞서 심 후보가 말했듯이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도 이날 오후 덕양을 찾아 손 후보 지지 유세를 펼쳤다. 강 대표는 "이명박 대통령이 '식물 대통령'이 되지 않도록 이번 총선에서 한나라당을 밀어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강 대표는 심 후보를 향해 "진정한 정권 교체의 마무리는 좌파 정권을 심판하는 것으로 덕양에는 열린우리당보다 더 좌파 후보가 나와 주민들을 현혹시키고 있다"고 공격했다.

 

"주말부터 역전됐다"... 그러나 초조한 진보신당

 

현재 덕양갑에 출마한 후보들은 저마다 승리를 장담하고 있다. 손범규 후보 쪽은 "단 한번도 1위를 빼앗긴 적이 없었다"며 "선거 당일에도 유권자의 선택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반면 심 후보는 "주말을 기점으로 완전히 역전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심 후보는 "지역을 누비면서 주민들을 만나보면 분위기가 확 바뀐 게 느껴진다"며 "덕양 주민들이 국회에서 검증된 나를 지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상황은 녹록치 않다. 진보신당 쪽은 "까딱 잘못하면 원내에 단 한 명도 진출 못할 수 있다"며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서울 노원병의 노회찬 후보도 위험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며 초조함을 감추지 못하는 이들도 있다.

 

심 후보에겐 한평석 통합민주당 후보와의 단일화 불발이 뼈아픈 대목이다. 심 후보 쪽은 단일화에 많은 공을 들였지만, 한 후보 쪽에서 막판에 입장을 바꿔 결국 무산됐다. 또한 지난 2일 심 후보가 부친상을 당한 것도 아쉬운 점이다. 당시 심 후보는 3일 동안 부친의 빈소를 지키느라 유세를 펼치지 못했다.

 

최악의 경우 한 명의 지역구 당선자도 못내고, 정당 득표율도 2%를 넘지 못하면 진보신당은 창당 한 달 만에 문을 닫아야 한다. 당의 운명의 절반쯤이 그에게 달려 있는 것이다.

 

심 후보는 지금도 삼베 머리핀을 꽂고 고양시 곳곳을 누비고 있다. 

 


태그:#심상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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