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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천갑 선거구에 나오는 각 후보들 (왼쪽부터) 통합민주당 이제학 후보[기호 1번], 한나라당 원희룡 후보[기호 2번], 자유선진당 강삼재 후보[기호 3번]
ⓒ 이준혁	관련사진보기

'명품양천 만들기 합니다! 제가 합니다!' (기호 1번 통합민주당 이제학)
'정권교체의 성원, 양천 발전으로 보답하겠습니다' (기호 2번 한나라당 원희룡)
'바른정치! 으뜸양천!' (기호 3번 자유선진당 강삼재)

한나라당 대표적 소장파 국회의원인 원희룡 현 의원의 지역구로 그 동안 여당 지지세가 뚜렷했던 서울시 양천갑 국회의원 선거구(이하 '양천갑 선거구').

양천갑 선거구(목 1·2·3·4·5·6동 및 신정 1·2·6·7동)는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중산층 거주지인 목동아파트단지 주민 및 목동 중심축의 대형 주상복합 건물 주민이 유권자의 반수를 차지하는 국회의원 선거구다.

이번 18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도 양천갑 선거구는 한나라당 원희룡 현 의원이 여론조사 지지도 및 선거운동 형태 등에 있어 다른 후보를 앞서고 있다.

하지만 이번 양천갑 선거구 국회의원 선거는 예전과는 다른 양상을 띠고 있다. 상대적으로 타 당에서 경쟁력이 약한 후보들이 나와 큰 이변이 보일 기미조차 없던 지난 선거와는 달리, 5선 경력의 '거물급 후보'와 당대표 측근인 '기대주 후보' 등이 나와, 여당의 재선 현역 의원과 경쟁 중이기 때문이다.

통합민주당에서는 손학규 대표의 측근으로 경기영어마을 작업의 실질적 주역으로 알려진 이제학 후보가 민주개혁세력 승리를 주장하며, 자유선진당에서는 마산 회원 지역구에서 5선 국회의원 경력이 있는 강삼재 후보가 자유선진당의 전국정당화를 표방하며 선거운동 중이다. 그 외에 평화통일가정당 왕성태 후보까지 4명이 출마한 상태.

여러 언론사에서 발표한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해 보면 원희룡 후보의 지지율은 다른 후보 지지율을 모두 합친 것보다 많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중앙선데이> 3월 11∼14일 조사: 이제학 5.8%, 원희룡 45.9%, 강삼재 5.5%, SBS-<조선일보> 3월 15일 조사: 이제학 9.5%, 원희룡 56.6%, 강삼재 9.8%로, KBS 3월 23일 조사: 이제학12.3%, 원희룡 47.5%, 강삼재 8.8%.)

그러나 강 후보와 이 후보는 현재까지도 역전과 승리를 자신하며 선거운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크게 앞서가는 원 의원은 이들의 추격에 여유를 보이면서도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세 후보 모두 주로 가정 대상으로 낮 시간대에 이뤄지는 전화여론조사는 실제 표심을 정확히 가늠할 수 없어 차이가 클 수밖에 없을 것이라 보고 있다.

[이제학 통합민주당 후보] "16년째 야당 불모지, 이번에는 한 번 이뤄내자"

이제학 후보 측 관계자는, 현 '원희룡 독주' 여론조사결과에 우려하면서도, 이번 선거에서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 확신하고 있었다.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의 합당으로 탄생된 통합민주당의 후보로서, 현재 양천갑 선거구에 민주노동당·진보신당·창조한국당 등 타 중도·진보 정당 후보가 출마하지 않았다는 점은, 이번 선거에 '보약'과 같은 상황이라는 것이다.

실제 선거사무실에는 '이번에는 한 번 이뤄내자'라는 분위기가 다분했다. 이 후보의 말처럼 '16년째 패배의 늪을 자초했던 우리가 뭉치면 해 볼 수 있는 상황'이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하다. 이제학 후보와 원희룡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여론조사결과만 놓고 본다면 '계란으로 바위치기'의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 후보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것을 인정한다. 또한 세 후보 가운데 가장 인지도가 낮은 후보라는 사실도 수긍한다.

그러나 그는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선거구 내 10개 동을 14일의 선거기간동안 세 바퀴를 도는 것과 하루에 지역주민에게 1천장의 명함을 돌리는 것이 목표"라고 밝히며 "이번 양천갑 선거구의 화두는 '구태와 새로움의 대결'이다. 몸소 실천하는 정치인이 되겠다. 변화의 힘을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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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대총선 양천갑 선거구에 나선 통합민주당 이제학 후보(왼쪽에서 세번째)가 관내 사회복지시설에서 선거운동을 진행중이다.
ⓒ 이제학후보 선거사무실	관련사진보기

핵심 공약은 '문화예술컴플렉스'. 원희룡 후보의 '퍼블릭커뮤니티'와 터전은 같지만(신정차량기지 복개) 성격은 상반된다고 강조한다. '퍼블릭커뮤니티'가 수익상업시설 건설을 병행하는 데 반해, '문화예술컴플렉스'는 파주 출판단지, 화천 소설가 이외수 작업실, 춘천 '갤러리 아트원' 등과 같은 공간을 만들어 안양천에 계획중(공약)인 '최북 거리'와 함께 문화예술 진흥계획의 시너지효과를 내고, 이를 통해 명품 양천 조성에 기여한다는 것이다.

손학규 통합민주당 대표의 핵심 측근인 이 후보는 '경기영어마을을 제안하고 실질적으로 이룬 창의력과 추진력', '현장서 땀흘리는 시대정신에 충실한 현장정치'를 강조한다. 공약으로 내건 '문화예술컴플렉스' 조성, '종부세 공약(1가구 1주택 대상 제외, 과세기준 공시지가 9억 변경)' 추진, '소각장(자원회수시설) 이전' 시행 등도 꼭 이룰 것이라 자신한다.

용왕산 근린공원에서 산책 중이던 김아무개씨(목2동)는 "(이 후보의) 그 동안의 삶이 주민들에게 널리 알려진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이 후보를) 지지할 것"이라며 "25년째 양천구에 살아왔다니 지역현안을 잘 알고 해결하리라 믿는다"라며 이 후보를 높이 평가했다.

[원희룡 한나라당 후보] "유권자에게 신뢰 쌓는 큰 정치인 되겠다"

4월 2일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다른 후보에 크게 앞선 상황이지만 원희룡 후보 측은 끝까지 방심하지 않고 열심히 뛰어 아름답게 마무리짓겠다는 입장이다.

원 후보는 "국회의원은 '국민의 심부름꾼'으로 선거 때나 임기 중이나 항상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고 본다"라고 언급하며 "'겉으로 보이는 지지율은 숫자'라고 본다. 끝까지 방심하거나 교만하지 않고,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떳떳하게 공개하며, 타 후보와 정정당당히 경쟁한다면, 지역주민들은 다시 기회를 줄 것이라 믿는다"라고 밝혔다.

더불어 "정치를 하며 공사 구분을 확실히 하는 생활을 했다. 깨끗하고 소신있는 정치를 하고자 노력했고 이를 이뤄냄에 자부심을 갖는다"라는 점을 강조하며 "시행착오와 실수 등도 많았고 스스로 후회되는 부분도 있지만, 지난 잘못과 아픔을 회피하지 않고 발전의 계기로 삼아 겸허하고 멋진 모습을 보여준다면, 지역주민들은 저를 양천발전과 국가발전에 이바지할 큰 인물로 키워줄 것이라 본다"라며 지역주민들의 변함없는 지지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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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양천갑 선거구에 나선 한나라당 원희룡 후보(재선, 현역)가 목동 현대백화점 앞에서 유권자들을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 원희룡의원 선거사무실	관련사진보기

핵심공약은 '퍼블릭커뮤니티'이다. 이제학 후보의 '문화예술컴플렉스'와 달리, 공공기관 및 공기업의 적자를 국민들에게 돌릴 수 없다는 차원에서, 도서관·극장·갤러리 등 다양한 문화·교육·공공 시설 외에 최소한의 상업용지 개발은 인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문제의 실천을 위해, 이미 시 및 서울메트로 실무관계자 등과 수차례 면담했다고 말한다.

또한 타 후보와 마찬가지로 '종부세 공약(1가구 1주택 대상 제외, 과세기준 공시지가 10억 변경, 60세 이상 일정기간 소득이 없는 자 50% 감면)', '교통 공약(경전철 조기추진, 버스노선 조정/신설, 주차장 확대), '소각장 공약(단기적으로 시설개선, 장기적으로 외곽 이전)' 등도 내놨다. 현역 재선의원답게, 가장 많고 가장 구체적인 공약을, 제시하고 있었다.

강서보건소 버스정류장을 통해 출근 중이던 박아무개(목2동)씨는 "이번 선거는, 야당이라고는 하지만 여당보다 보수성향이 강한 후보(강삼재)와 지난 10년간 집권해온 당에서 나온 인물(이제학)과 여당이지만 제 목소리 내는 현역 의원간 경쟁"이라며 "원 후보가 안 되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다"고 원희룡 후보에 대한 호감을 표시했다.

[강삼재 자유선진당 후보] "양천 혼란의 책임 질 사람, 표로 심판해야"

원희룡 의원의 독주가 예상된 양천갑 선거구가 전국적 주목을 받게된 것은 자유선진당 강삼재 후보 출마가 결정적이었다.

12대 총선 최연소 당선, 민주자유당 사무총장, 한나라당 부총재, 5선 국회의원 등 화려한 정치 경력을 갖고 있는 강삼재 후보는 본래 경남 마산 회원 선거구를 지역구로 성장한 거물 정치인이다. 하지만 현재, 신생정당인 자유선진당의 수도권 선거운동을 총괄하는 그는, 그의 터전인 마산 대신 21년 동안 살아오며 두 자녀를 키운 양천갑 선거구에 출마한 상태.

매우 힘겨운 선택이 아니었냐는 질문에 그는 "쉬운 길을 택했다면 그냥 마산에서 출마를 했거나 비례대표를 했을 거다, 나는 보수를 가장한 말 뿐인 정치인을 심판하기 위해 죽기를 각오하고 양천에 나왔다"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이와 함께 "지역구는 마산이었지만 양천에 21년간 살아 양천의 현안 문제에 매우 잘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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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천갑 선거구에서 18대 총선에 나선 자유선진당 강삼재 후보가 관내 시장에서 선거운동을 진행중이다.
ⓒ 강삼재후보 선거사무실	관련사진보기

강 후보는 현재 구청장 공천 문제로 얼룩진 지역 화합과 소각장(자원회수시설), 교통, 종부세(종합부동산세) 등을 지역현안으로 인식하고, 이에 맞는 공약과 대안을 제시한 상태.

특히, 소각장 문제에 대해서는, 서울시와 원희룡 의원을 강하게 질타했다. 주민 동의 없는 소각장 광역화 정책도 잘못됐고, 김포매립지에 RDF(혼합폐기물활용 고형연료 생산시설)를 도입하려는 현 시점에, 소각장을 속속 없애는 환경선진국 선례를 따라 도심 소각장을 점진적으로 폐쇄하고, 친환경기술로 처리하는 최선의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것.

강 후보는 "지난 해 (서울에서 유일하게) 무소속 구청장을 뽑은 양천구민의 양심에 호소한다, 분열·혼란의 책임자를 필히 심판해 민심통합, 양천통합을 이루고 '으뜸 양천'을 만들어야한다, 바꿔야 양천이 산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역에서 강삼재 후보에 대한 인지도가 낮아 이를 어떻게 극복할 지가 과제로 남아 있다.

그러나 이번에 첫 투표권을 행사한다는 고아무개(신정2동)씨는 "대통령이 한나라당에서 나왔으니 국회는 견제세력이 돼야 한다, 이번에는 지역발전을 위한 능력이 있는 강삼재 의원을 찍을 것이다"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