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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날 쓰레받기로 퍼담았다
▲ 옥상에 모아놓은 빗물저장통 비오는 날 쓰레받기로 퍼담았다
ⓒ 박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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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2일 오늘은 '세계 물의 날'이다. 뭐든지 아끼는 나는 물도 아낀다. 특히 한 방울이라도 버려지는 빗물을 보면 아까워 어쩔 줄 모른다. 새집으로 이사 오기 전, 주택에서 살 때 빗물을 열심히 모았는데 그 때 사진을 몇 컷 올린다.

슬레이트에 파인 골 사이로 흘러내리는 빗물을 많이 모을 수있어 고마운 지붕이다.
 슬레이트에 파인 골 사이로 흘러내리는 빗물을 많이 모을 수있어 고마운 지붕이다.
ⓒ 박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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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 오면 옥상에 올라가서 빗물 모으느라 허리 아픈 줄 모르고 쓰레받기로 열심히 모았다. 내 빗물 모으기는 이웃도 전염시켰다. 이웃 아주머니께서도 자신의 집 옥상에 커다란 대야를 놓고 빗물을 받아놓았다.

언젠가 큰 대야에 물이 없자 회사 출근한 남편에게 전화해서 뭐라고 하는 것을 들었다. "당신이 큰 대야 물 버렸는겨? 내가 애써 모아놓은 건데 버리면 우짜노?"하시며 화내는 것을 보았다. 속으로 웃음이 나왔다. 아저씨가 모르고 버린 것을 너무 많이 뭐라 하셨기 때문이다.

아주머니도 직접 빗물로 채소를 키워본 뒤에야 수돗물보다 빗물이 채소에 좋다는 것을 경험하시곤 내게 "어야, 빗물 주니까 채소가 훨씬 잘 자란다. 맞제?"하시며 즐거워하셨다.

지금도 길을 걷다가 버려진 빈 통을 보면 주워오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빗물 모으고 싶어서.

빗물저장통을 바라보고있으면 저금통을 보는 것처럼 흐뭇했다
▲ 쓰레받기에도 빗물을 담아놓았다 빗물저장통을 바라보고있으면 저금통을 보는 것처럼 흐뭇했다
ⓒ 박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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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통에 가득 채워지는 빗물을 보면 얼마나 행복한지 모른다. 쌀독에 쌀이 채워지는 것과 같은 기쁨이다. 여름에는 너무 더워서 낡은 슬레이트 지붕을 원망했지만 비 오는 날엔 고마워했다. 슬레이트를 타고 줄줄 흐르는 빗물을 많이 모을 수 있기 때문에. 새로 이사 온 이 집에서도 옥상에 빗물을 모아야겠다.

빗물위에 떠있는 나뭇잎을 만지며 놀고있다
▲ 아이도 빗물모으기에 동참했다 빗물위에 떠있는 나뭇잎을 만지며 놀고있다
ⓒ 박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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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 비만 오면 옥상에 뛰어가서 옷 다 버려가며 고생하는 내게 바보 같다고 뭐라 하기도 했다. 편하게 수돗물 주면 될텐데 뭐 하러 빗물 모으냐고. 뭐든지 풍족할 때 아껴야 부족할 때 별 아쉬움 없이 살 수 있는 법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현재 물 부족 국가다. 세계에서 물이 부족해 죽어가거나 고통 받는 사람들을 생각하면 물을 펑펑 쓰는 게 미안하다. 빗물이라도 아껴서 활용해야 하지 않을까.

비닐! 너도 빗물저장통이 되어줘. 빗물을 담을 수만있다면 구멍나지 않은건 뭐든지 내 손길을 피할 순없어.
▲ 음료수병이 담겼던 비닐포장 비닐! 너도 빗물저장통이 되어줘. 빗물을 담을 수만있다면 구멍나지 않은건 뭐든지 내 손길을 피할 순없어.
ⓒ 박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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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물의 날, #빗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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