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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기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자문위원의 출국금지 조치가 해제됐다.

 

황 위원은 26일 박해춘 우리은행장과 함께 대중국진출을 위한 교두보 역할을 하기 위해 베이징으로 출국했다가 오는 28일 귀국할 예정이다. 황 위원은 김용철 변호사 명의로 개설된 차명 계좌가 발견된 우리은행의 전 행장으로, 비자금 의혹의 핵심인물로 지목된 사람이다.

 

윤정석 특검보는 22일 오전 서울 한남동 특검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황 위원이 단기국외여행 필요성을 소명해 출국금지 조치를 해제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금까지 특검팀이 출국금지 조치를 해제한 경우를 살펴볼 때 상당히 미심쩍은 처사다.

 

아직 조사 받은 적 없어 ... 지난 번 출국금지 해제와 너무나 달라

 

특검팀은 지난 1월 28일 삼성전자 전 전무 최아무개씨가 행정법원에 출국금지처분 취소청구소송까지 불사한 뒤에야 출국금지를 해제했다.

 

당시 특검팀은 "최씨로부터 필요한 조사를 마쳤고, 금융정보 조회동의서를 받아낸데다 최씨가 앞으로도 소환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며 해제 이유를 설명했다. 반면 황 위원의 경우 아직까지 특검의 조사를 받은 적도 없는데다 특검팀도 아직 소환 일정을 통보한 적은 없다.

 

일각에서는 '공인'인 황 위원이 해외로 도피할 가능성이 적은데다, 황 위원이 차명계좌 개설 · 관리에 직접 관여한 증거를 찾지 못해 출국금지 조치를 해제한 것이 아닌지 추측하고 있다.

 

그러나 김상조(경제개혁연대 소장) 교수는 "얼마나 중요한 이유로 해외 출장을 가는지 모르겠지만 납득하기 어려운 처사"라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황 위원은 삼성그룹과 우리은행 그리고 현 이명박 정부를 잇는 가교 역할"이라며 "애초 우리은행의 차명계좌 개설로 '문책성 경고'를 받을 것으로 예상됐던 황 위원이 어제(21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주의적 경고'를 받아 '봐주기'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는 시점에 특검마저 황 위원을 봐주는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고 말했다.

 

"황 위원은 삼성 비자금 의혹과 관련해 핵심 조사인이다. 황 위원은 지난 97년 삼성생명에서 자산관리를 맡았고 이후 삼성투신, 우리은행을 거치면서 삼성 비자금 조성 및 관리해온 핵심 인사로 반드시 소환 조사해야 할 사람을 조사 한번 하지 않고 출국금지를 풀어주는 것은 이해가 안 된다." 

 

황 위원은 삼성생명 전무이사(자산운용본부장, 전략기획실장), 삼성투자신탁 사장을 거쳐 삼성증권 사장, 우리금융지주 회장까지 삼성그룹의 금융계열 회사 요직을 두루 역임했다. 김용철 변호사는 작년 11월 기자회견에서 황 위원을 삼성에 몸을 담고 있을 때 이건희 회장 일가의 비자금을 차명 관리한 임원 가운데 한 사람이라고 지목했었다.

 

한편, 황 위원은 검찰의 삼성증권 압수수색 하루 전인 작년 11월 29일 미국으로 출국했다가 작년 12월 3일 귀국한 바 있다.


태그:#삼성 특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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