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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보강 : 23일 오전 11시 50분]

22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방우영 조선일보 명예회장의 회고록 <나는 아침이 두려웠다> 출판기념회에서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 방 회장 부인 이선영씨, 방우영 명예회장, 전두환 전 대통령이 박수를 치고 있다.
▲ 양쪽에 전직 대통령과 대통령 당선인을 두고... 22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방우영 조선일보 명예회장의 회고록 <나는 아침이 두려웠다> 출판기념회에서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 방 회장 부인 이선영씨, 방우영 명예회장, 전두환 전 대통령이 박수를 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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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22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방우영 조선일보 명예회장의 회고록 <나는 아침이 두려웠다> 출판기념회를 찾아 방 회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
▲ 고개숙여 인사하는 대통령 당선인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22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방우영 조선일보 명예회장의 회고록 <나는 아침이 두려웠다> 출판기념회를 찾아 방 회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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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방우영 조선일보 명예회장의 회고록 <나는 아침이 두려웠다> 출판기념회를 찾은 전두환 전 대통령이 방 회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
▲ 고개숙인 방우영 명예회장 22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방우영 조선일보 명예회장의 회고록 <나는 아침이 두려웠다> 출판기념회를 찾은 전두환 전 대통령이 방 회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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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조선일보>와 그 사주 방씨 가문의 힘은 강했다.

방우영 <조선일보> 명예회장이 최근 펴낸 책 <나는 아침이 두려웠다>의 출판기념회가 22일 오후 6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는 전·현직 권력자들이 총출동했다. '별들의 잔치'라 불러도 무방할 만큼 그 면면이 화려했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정권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이경숙 인수위원장, 임태희 비서실장 그리고 주호영 대변인과 함께 참석했다. 이 당선인은 직접 축사를 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다.

김영삼·전두환 전 대통령,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 이상득 국회 부의장, 오세훈 서울시장, 박지원 전 비서실장, 이한동 전 총리,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 김학준 <동아일보> 사장, 새 정부 초대 총리 후보로 거론되는 한승수 유엔기후변화 특사, 서청원·최병렬 전 한나라당 대표, 박희태·박진·권철현·김덕룡·최구식·원혜영 의원 등 약 500여 명의 인사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과 김대중 고문은 행사장 입구에 서서 이들을 맞이했다. 행사장을 찾은 사람들은 길게 줄을 늘어서 이들과 악수를 나누며 "축하한다"는 말을 건냈다. 방 사장과 김 고문은 "고맙다"며 환하게 웃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22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방우영 조선일보 명예회장의 회고록 <나는 아침이 두려웠다> 출판기념회를 찾은 뒤 방우영 회장의 배웅을 받고 있다.
▲ "각하, 왜 이렇게 일찍 가십니까" 김영삼 전 대통령이 22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방우영 조선일보 명예회장의 회고록 <나는 아침이 두려웠다> 출판기념회를 찾은 뒤 방우영 회장의 배웅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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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대통령 중 가장 먼저 모습을 드러낸 인물은 김영삼 전 대통령이다. 김대중 고문은 김 전 대통령에게 "팔순 잔치에 불러주지도 않고선․․․."이라며 농담을 건넸다. 그러나 김 전 대통령은 금방 자리를 떴다. 이날 행사의 주인공 방우영 명예회장은 "각하, 왜 이렇게 일찍 가십니까"라며 잠시 배웅을 하기도 했다. 

이날 가장 많은 눈길을 끈 사람은 역시 이명박 당선인이다. 이 당선인은 오후 6시 10분께 박수를 받으며 행사장에 들어섰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방우영 조선일보 명예회장의 회고록 출판기념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축사를 듣는 전두환 전 대통령과 방우영 회장의 뒷 모습이 보인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방우영 조선일보 명예회장의 회고록 출판기념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축사를 듣는 전두환 전 대통령과 방우영 회장의 뒷 모습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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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당선인은 축사를 통해 "방 명예회장은 한국 근대화 시기 동안 꿋굿하게 언론인으로 살아왔다"며 "내가 기업에 있을 때부터 방 명예회장을 지켜보면서 많은 감명을 받았다"고 치켜세웠다.

또 이 당선인은 "이 자리에 참석하기 전에 방 명예회장의 책 <나는 아침이 두려웠다>를 살펴봤다"며 "내가 나이 80이 돼서 책을 펴내면 제목을 뭐라 할까 고민해봤는데, 아마도 <나는 언론이 두려웠다>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폭소를 터뜨렸다.

또 이 당선인은 “이제 앞으로 5년 일하는 동안에 두렵다고 해서 (언론에) 대못은 안 박겠다, 대신 전봇대를 뽑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이 당선인은 "이제 2008년 새 시대가 열린다"며 "(방 명예회장이) 건강하게 오래 살면서 새 시대의 정치, 사회를 지켜보고 원로로서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역시 축사를 한 김학준 <동아일보> 사장은 "권력에 맞선 신문인"이라며 방 명예회장을 극찬했다. 김 사장은 과거 수습7기로 <조선일보>에 입사했던 인연이 있다. 김 사장의 '주장'을 들어보자.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두 신문은 일제 강점기 때 민족혼 고취를 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해방 후에는 건국을 위해 모든 걸 바쳐 투쟁했고, 발전하는 대한민국의 기틀을 닦는데 노력했다. 또 6·25 남침으로 나라의 명운이 위기였을 때 구국의 깃발을 들었다.

또 두 신문은 경쟁과 협조를 하며 대한민국 발전을 위해 노력했다. 이번에 출판된 책을 통해 평생 권력에 맞선 한 신문인의 고뇌를 읽었다. 방 명예회장은 민족통일을 위해 큰일을 해낼 것이다."

이날 출판 기념회는 방 명예회장의 팔순을 기념하는 행사이기도 했다. 방 명예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55년 동안 <조선일보> 사람들과 함께 살면서 대통령이 아홉 번 바뀌었다, 그동안 권력의 바람을 막고, 언론 자유를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며 "이번 책은 그동안 함께 <조선일보>를 일군 선배와 동지들에게 보내는 나의 애정"이라고 밝혔다.

22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방우영 조선일보 명예회장의 회고록 <나는 아침이 두려웠다> 출판기념회에서 김학준 동아일보 사장, 김동길 교수, 전두환 전 대통령, 방우영 조선일보 명예회장, 부인 이선영씨,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 김재순 전 국회의장,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이 떡을 자르고 있다.
 22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방우영 조선일보 명예회장의 회고록 <나는 아침이 두려웠다> 출판기념회에서 김학준 동아일보 사장, 김동길 교수, 전두환 전 대통령, 방우영 조선일보 명예회장, 부인 이선영씨,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 김재순 전 국회의장,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이 떡을 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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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기념회 행사 마지막은 축하 떡을 자르는 것이었다. 방 명예회장 왼쪽으로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 오른쪽으로 전두환 전 대통령이 서서 함께 떡을 잘랐다. 미래와 과거의 최고 권력자 사이에서 마지막 행사를 끝낸 방 명예회장의 표정은 당당했다.

이명박 당선인은 떡을 자른 뒤 김학준 <동아일보> 사장의 손을 잡고 귓속말을 나누는 등 친밀감을 보이기도 했다. 이 당선인은 김 사장과 이야기를 나누며 주먹을 불끈 쥐기도 했다. 이 당선인은 공식 행사를 마치고 곧바로 현장을 떠났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과 김학준 동아일보 사장이 22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방우영 조선일보 명예회장의 회고록 <나는 아침이 두려웠다> 출판기념회에서 귀엣말을 나누고 있다.
▲ 귀엣말 전하는 동아일보 사장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과 김학준 동아일보 사장이 22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방우영 조선일보 명예회장의 회고록 <나는 아침이 두려웠다> 출판기념회에서 귀엣말을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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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방우영 조선일보 명예회장의 회고록 <나는 아침이 두려웠다> 출판기념회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이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에게 가운데 자리로 오라며 팔을 끌고 있다.
▲ '이쪽으로 오세요' 22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방우영 조선일보 명예회장의 회고록 <나는 아침이 두려웠다> 출판기념회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이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에게 가운데 자리로 오라며 팔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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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특검에 의해 출국금지 당한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이 22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방우영 조선일보 명예회장의 회고록 <나는 아침이 두려웠다> 출판기념회를 찾아 방 회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
▲ 출국금지 중인 중앙 홍 회장도 참석 삼성 특검에 의해 출국금지 당한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이 22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방우영 조선일보 명예회장의 회고록 <나는 아침이 두려웠다> 출판기념회를 찾아 방 회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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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이 22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방우영 조선일보 명예회장의 회고록 <나는 아침이 두려웠다>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을 배웅하고 있다.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이 22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방우영 조선일보 명예회장의 회고록 <나는 아침이 두려웠다>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을 배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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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우영 명예회장은 1928년 평안북도 정주에서 출생했다. 그의 조부 방응모씨는 금광사업을 큰돈을 번 뒤 1932년 <조선일보>를 인수했다. 방 명예회장은 1952년부터 <조선일보>에서 일했고, 1962년부터는 상무를 맡아 경영에 참여했다. 1964년부터 전무 대표이사를 맡았다. 그가 대표를 맡을 때 <조선일보>는 발행부수 200만부를 돌파했다. 그는 1980년 국가보위입법회의 입법의원으로도 참여했다.

방우영 조선일보 명예회장.
 방우영 조선일보 명예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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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침이 두려웠다>에는 방 명예회장이 신문사 생활 55년 동안 겪은 일화와 전직 대통령에 대한 에피소드 등이 담겨 있다.

방 명예회장은 이 책에서 "재정적 독립 없이는 언론의 자유를 지키기 어려웠고 정치권력과 싸우지 않고는 신문을 지켜낼 수 없었다"며 "재정의 독립과 권력과의 투쟁이라는 양면의 전선에서 하루는 웃고 하루는 우는 그런 시절을 살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책에는 <조선일보>가 친일에 가담했고, 군사정부에 협조했다는 등의 평가에 관한 내용은 담겨 있지 않다.

한편 방우영 명예회장은 기자가 "<오마이뉴스>에서 왔다"고 인사를 건네자 "이렇게 내 출판기념식에도 참석해 줘서 정말 고맙다, 내 나이 80인데 더 이상 바랄게 없다"며 두 손으로 기자의 손을 꼭 잡았다.

이어 방 명예회장은 "종이신문에 오래 계셨는데 인터넷신문 후배 기자들에게 한 말씀 해달라"는 기자의 요청에 "기자는 펜 하나를 갖고 세상에 맞서 싸우는 사람이다, 어느 매체에 있든 최선을 다 해달라"고 답했다.

"박정희는 차갑지만 다정, 전두환은 담배 혼자만 펴"
<나는 아침이 두려웠다>에 담긴 전직 대통령에 대한 일화

<나는 아침이 두려웠다>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건 역시 전직 대통령과 관련된 비사다. 방우영 명예회장은 책에서 자신이 직접 대변했던 대통령에 대해서 간단한 평가를 했다.

가장 많은 지면을 차지한 건 박정희 전 대통령에 관한 이야기다. 그중 방 명예회장이 공개한 장면 하나를 보자. 1974년 육영수 여사 서거 후 신문사 발행인들이 위로차 청와대에 갔을 때 일이라고 한다.

"박 대통령이 20여 분간 아무 말 않고 담배만 피워대니까 감히 누구도 말을 꺼낼 엄두를 못 냈다. 방안에 얼음덩이가 둥둥 떠다니는 것 같았다. (중략) 매서움을 너머 소름 끼칠 정도다. (중략) 우리가 밥을 먹고 있는데 김성진 문공부 장관이 뒤늦게 들어왔다. 김 장관을 보자 박 대통령의 표정이 부드럽게 바뀌었다.

'배고프지? 얼른 밥 먹어라'하는데 다정하기 이를 데 없는 말투였다. 냉정하고 차가운 성격이면서도 부하에게는 다정다감했던 박 대통령의 그런 점이 많은 충성스런 사람들을 만들었을 것이라고 짐작한다."

방 명예회장은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다른 건 몰라도 사람은 잘 쓴다"며 "그는 넉살도 좋은 사람이었다"고 평가했다. 전 전 대통령과 관련해서도 재미있는 일화가 소개 돼 있다.

"전두환 대통령은 독대를 좋아했다. 그러나 만나면 30~40분간 혼자 떠들었다. 담배도 혼자만 폈다. 지루해 죽을 지경이었다. 한번은 내가 하도 답답해 '저도 담배 한 대 피겠습니다'고 하니까 그제야 '아, 담배를 피우시던가요?'라고 능청을 떨었다. 그래서 나도 담배를 서너 대 피웠다. 독대를 마치고 나오니까 장세동 경호실장이 좀 보자고 했다.

'방 사장님, 담배 좀 안 피셨으면 좋겠습니다.'
'피고 싶은 걸 어떻게 참소.'
'그래도 각하 앞에서는 피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다음번 만났을 때 그래도 내가 담배를 피자 장 실장은 더 강력하게 항의했다. 그 다음부터는 내가 삼갔다. 담배 피는 걸 놓고 경호실장과 티격태격 하는 게 구차했기 때문이다."

또 방 명예회장은 김영삼 전 대통령에게는 "배짱이 있고 고집이 세면서도 감성이 예민한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는 특별한 평가 없이 "김대중씨가 대통령이 된 것은 잘된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만약 그가 또 다시 낙선했다면 호남 사람들의 한이 계속됐을 것"이라고 적었다.


태그:#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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