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전남도청 통상수출과에 근무하는 오영식(46)씨는 며칠 전 난생처음 색다른 송년회를 경험했다. 동료들과 함께 보육원에 찾아가 지도교사들과 점심식사를 같이 하고 그곳의 일을 도운 것. 밥 먹고 술 마시면서 흥청망청 보내는 일반적인 송년 모임에서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가슴만은 정말 뿌듯했다.

 

최동호 과장의 제안으로 이뤄진 전남도청 통상수출과 직원들의 신안보육원 방문은 지난 12월 28일 이뤄졌다. 업무에 쫓기다 보니 차분히 송년 모임 시간을 내기가 여의치 않은데다 뭔가 보람된 일을 하면서 색다른 경험까지 해보자는 취지였다.

 

직원들은 십시일반 모은 돈으로 원생들에게 줄 과일과 과자 등 선물을 준비하고 신안보육원을 찾았다. 신안보육원(신안군 압해면 소재)은 지난해 전남도청 통상수출과와 자매 결연을 맺은 곳이다.

 

직원들은 보육원 구내식당에서 종사자들과 점심을 함께하고 전날 후원자 초청 행사장으로 쓰인 강당의 무대를 철거하고 물청소를 했다. 원아들이 쓰는 숙소와 옷가지 정리도 거들었다. 당초 예정했던 보육원 주변 환경정비는 그날 비가 내린 탓에 하지 못했다.

 

봉사활동을 누구보다 열심히 한 오영식씨는 “연말에 이런저런 술자리가 잦아 몸과 마음이 피곤했는데 보육원의 일을 돕고 나니 마음이 뿌듯했다”고 했다. 이상용씨는 “그동안 잘 몰랐던 사회복지시설에 대해 이해하는 기회가 됐고 나름대로 열심히 일도 도와 흡족했다”고 했다.

 

장헌범 통상총괄담당 사무관은 “비록 잠시일지라도 먼지를 뒤집어쓰며 강당을 정리하고 또 청소하는 일이 힘도 들었지만 나로 인해 다른 사람이 기분 좋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흐뭇했다”고 했다.

 

전남도청 자원봉사단 ‘위더스’의 부단장으로 매달 봉사활동에 나서 시설방문이 체질화된 최동호 과장은 “연말을 흥청망청 보내기보다는 어려운 이웃과 아픔을 같이하자는 취지에서 한 일이었는데 직원들의 반응이 생각보다 더 좋은 것 같다”면서 “내친김에 보육원 방문을 정례화하자는 직원도 있었다”고 귀띔했다.

 

통상수출과 뿐 아니다. 지난 연말 전남도청 직원들의 발길이 불우시설에 잦았다. 사회복지과 직원들은 한센환자들이 생활하고 있는 여수시 율촌면 애양평안요양소를 찾았다. 직원들은 과일과 떡, 생필품 등을 사 위문품으로 전달하고 시설생활자들의 말벗을 해주며 하루를 보냈다. 주변 청소와 환경 정비도 거들었다.

 

공보실 직원들은 성의껏 모은 돈으로 피자와 통닭 등 먹을 것을 듬뿍 사가지고 무안군 일로읍에 있는 소전원을 찾았다. 직원들은 아이들과 함께 음식을 나눠 먹으며 의미 있는 한때를 보냈다.

 

법무담당관실 직원들은 해남군 해남읍에 있는 해남 등대원을 찾아 생필품을 전달하고 시설주변 잡초제거 등을 했다. 전략산업과 직원들은 고흥노인전문요양원을 찾아 과일과 떡을 전달하고 청소를 도왔다.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 개발관리부 직원들은 동·서 화합 차원에서 경상남도 하동군 옥종면에 있는 하동노인전문요양원을 찾아 위문하고 봉사활동을 했다. 직원들은 이날 떡과 과일을 마련해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생일상을 차려 드리고 원내 청소와 세탁, 목욕 등도 도왔다.

 

세밑을 맞아 사회복지시설이나 소년가장, 혼자 사는 노인 세대를 찾아가 위문한 전남도청 실·과는 이 외에도 더 있었다. 공직자들이 가정형편이 어려운 이웃과 외로움을 겪고 있는 시설 생활자들을 찾아 위문, 세밑을 훈훈하게 만드는데 앞장서고 있다.

 

우리 주변에는 겨울나기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다. 혼자 사는 노인과 소년가장, 보육원 원아, 가난한 장애인 등 모두가 온정의 손길이 절실한 사람들이다. 불경기가 지속되면서 내 앞가림도 벅찬 게 사실이지만 그래도 우리 서민들끼리라도 서로 몸을 기대고 온기를 나눠야 할 때다.

 

이웃돕기는 특별한 계층이나 사람만 하는 게 아니다.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큰 부담 없이 할 수 있는, 정말 가슴 뿌듯한 일이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벌이고 있는 이웃돕기성금 모금운동에 참여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어려운 이웃들을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이라면 단 몇 푼이라도 값지게 쓰일 것이다. 가정에서도 아이들과 함께 어려운 이웃을 도와줄 방법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고, 이를 실천하는 것도 겨울을 뜻 깊게 보내는 한 방법이겠다.

 

덧붙이는 글 | 이돈삼 기자는 전남도청에서 홍보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태그:#이색 송년회, #전남도청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