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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정해년 한해가 저물었다. 언론들은 국내외 10대 뉴스를 쏟아내기 바쁘다. 하지만, 그 어디에도 전통문화 소식을 모았다는 얘기는 없다. 그래서 나름의 전통문화 10대 소식을 모아봤다.

10대 소식에는 우선 세종학당 설립, 자격루 복원, 광화문 터 발굴, 해인사 고려대장경판 및 제경판, 조선왕조 의궤의 세계기록유산 등재 소식 등이 눈에 띈다.

아시아 나라에 세종학당 설립, 자동시보장치 있는 자격루 복원

키르키즈스탄 비쉬켁인문대학교에서 세종학당 개설을 위한 협약서를 교환하는 국립국어원 이상규 원장과 무사에프 압딜다 총장
▲ 세종학당 협약식 키르키즈스탄 비쉬켁인문대학교에서 세종학당 개설을 위한 협약서를 교환하는 국립국어원 이상규 원장과 무사에프 압딜다 총장
ⓒ 김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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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마태 신부가 개발한 안마태 소리글판(한글자판과 중국어자판)
▲ 안음 3.0 안마태 신부가 개발한 안마태 소리글판(한글자판과 중국어자판)
ⓒ 안마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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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한글 부분에 국립국어원이 몽골·중국·카자흐스탄·키르기스스탄 등에 세종학당을 설립한 소식이다. 600여 년 전 세종대왕이 온 백성을 위해 창제하신 훈민정음이 이제 우리 겨레만이 아닌 세계인을 위해 새롭게 태어나고 있다. 국립국어원이 펼치는 세종학당 사업은 우리 겨레를 제외한 순수 외국인들에게 한국어를 본격적으로 전파하는 첫 교육기관이다.

이어 한글 관련으로 안마태 신부가 한글로 개발한 중국어 자판 '안음 3.0'이 호평을 받았다는 소식이 있다. '안음 3.0'은 한어병음에서처럼 한 낱말을 소리 나는 대로 자판에 옮기되 그동안 발음기호로 써왔던 영어 대신 한글을 이용한다. '안음 3.0'으로 중국어를 입력할 때 영어보다 최소한 3배 이상 빨라서 지금 중국에서는 안음 3.0을 중국어 자판의 표준으로 삼자는 움직임도 있다고 한다.

국립고궁박물관에 새로 복원된 자격루, 자동시보장치가 있다.
▲ 복원된 자격루 국립고궁박물관에 새로 복원된 자격루, 자동시보장치가 있다.
ⓒ 김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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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일성 교수가 한글로 번역한 국보 제228호 천상열차분야지도
▲ 한글판 천상열차분야지도 나일성 교수가 한글로 번역한 국보 제228호 천상열차분야지도
ⓒ 김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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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 하면 국립고궁박물관이 573년 만에 자동시보장치 있는 자격루 복원, 전시했다. 자격루 복원의 가장 큰 뜻은 물시계 원래 모습을 구현하고 특히 자동시보장치를 원형 그대로 복원 제작했다는 데 있다. 그뿐만 아니라 국보 제229호 자격루의 물시계 항아리 배열방식은 일본인 학자들이 창경궁으로 이전하면서 저지른 잘못으로 이번에 파수호의 위치를 대파수호, 중파수호, 소파수호 순으로 1열 3단으로 배치하여 왜곡을 바로잡았다.

이와 함께 국제천문연맹 천문학사위원회 위원장인 연세대 나일성 교수가 '천상열차분야지도', '복각천상열차분야지도', 박연의 '혼천도' 등 조선 초기 천문도를 복원하고 한글판을 제작했다는 소식이다. 천문도들은 검은 석판에 새겨 오랜 세월을 거치는 동안 알아볼 수 없을 만큼 닳아버렸거나 일본에 있어서 문제였는데 이것을 종이에 복원했으며, 천상열차분야지도를 한글판으로 그려냈다.

김연수 판소리 다섯바탕 완창 음반 나와

국악계 소식은 먼저 동초제의 창시자인 동초 김연수 명창의 판소리 다섯바탕 완창 음반이 나왔다. 1967년 판소리 다섯바탕 전곡을 동아방송에서 녹음했는데, 이는 한국 판소리 역사상 한 사람이 판소리 다섯 바탕을 모두 완창한 첫 녹음이었다. 그동안 국악계에서는 '전설'로만 알려졌던 이 녹음이 올해 동초 탄생 100주년을 맞아 햇빛을 보게 됐다.

신나라에서 발매된 김연수 판소리 음반, 판소리 전바탕이 녹음되어 있으며 모두 24장이다.
▲ 김연수 판소리 음반 신나라에서 발매된 김연수 판소리 음반, 판소리 전바탕이 녹음되어 있으며 모두 24장이다.
ⓒ 신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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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로 빚은 삶 60 중요무형문화재 제57호 이춘희 명창의 "소리로 빚은 삶 60" 표지
▲ 이춘희 음반 소리로 빚은 삶 60 중요무형문화재 제57호 이춘희 명창의 "소리로 빚은 삶 60" 표지
ⓒ 이동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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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올해엔 무형문화재들의 공연이 이어졌다. 먼저 중요무형문화재 제57호 경기민요 보유자 이춘희 명창이 11월 27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예순 해의 소리로 빚은 삶을 되돌아보고, 또 그의 흔적을 담은 '삶과 소리 그리고 흔적' 음반(4CD) 출반을 함께 기리려고 공연을 했다. 이번 공연은 묵계월, 이은주, 김혜란, 이호연, 김영임 등 경기민요계의 스타들이 총출연하였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이후 12월 11일 저녁 7시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중요무형문화재 제23호인 가야금 산조 및 병창 예능 보유자 명창 안숙선(59)의 소리인생 50주년을 축하하는 '프리마돈나 안숙선 명창 국악 대향연-동행' 공연이 펼쳐졌다. 이번 무대에선 강정숙, 제45호 이생강, 제5호 판소리 박송희, 이은관 등 국악계 동료함께 섰다. 이밖에 사물놀이를 만들어 세계에 알린 김덕수의 '예인인생 50주년 기념공연'도 열렸다.

세계기록유산 세계자연유산 등재 소식

유형문화재와 관련된 소식들도 있다. 먼저 해인사 고려대장경판 및 제경판, 조선왕조 의궤의 세계기록유산 등재 소식과 제주 화산섬과 용암 동굴의 세계자연유산 등재 소식이 있었다. 제8차 세계기록유산자문위원회 회의에서 '조선왕조 의궤'와 '해인사 팔만대장경판 및 제경판'이 세계기록유산목록에 새로 등재되었다.

또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제31차 총회에서 우리나라가 신청한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을 전문가그룹인 국제자연보전연맹의 '등재 권고'를 받아들여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했다고 밝혔다.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은 한라산 천연보호구역과 성산일출봉, 거문오름 용암동굴계(거문오름, 벵뒤굴, 만장굴, 김녕굴, 용천동굴, 당처물동굴)로 이뤄졌다.

태조 창건 당시의 광화문 터
▲ 광화문 터 태조 창건 당시의 광화문 터
ⓒ 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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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상의 대좌(臺座)와 양다리, 가슴 및 부처님 얼굴까지 확인할 수 있게 된 불상
▲ 전체 모습이 드러난 마애불 불상의 대좌(臺座)와 양다리, 가슴 및 부처님 얼굴까지 확인할 수 있게 된 불상
ⓒ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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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 하면 서울 도성의 상징인 광화문의 제모습 찾기가 시작되었고, 그 과정에서 태조시대 광화문 터가 발굴되었으며 광화문 광장이 조성된다는 소식이다. 우선 2009년 복원예정으로 공사가 진행 중인 광화문은 원래의 자리를 찾아 옮기고, 틀어져 있던 방향도 경복궁 중심축에 맞춰 곧바로 편다. 또 콘크리트건축물이 아니라 금강송으로 재질이 바뀐다.

그 복원 과정에서 고종 원년(1864) 흥선대원군이 중건한 경복궁 광화문 터 바로 밑에서 조선왕조를 연지 4년 만인 1395년(태조 4년) 경복궁을 창건할 당시 광화문 바닥이 완벽한 모습을 드러냈다. 경복궁 창건기 광화문 터는 동서 34.8m, 남북 최대 14.5m로 밝혀진 중건기 광화문 터와 규모 및 방향이 거의 똑같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서울의 중심 세종로에 국가를 상징하는 '광화문광장'이 조성된다. 광화문에서 세종로사거리, 청계광장 간 740m의 세종로 가운데에 폭 34m 규모로 만드는 광화문광장은 옛 육조거리와 월대를 재현하고 해태상을 원위치에 복원하며, 말에서 내릴 때 사용하던 'ㄴ' 모양의 돌계단인 노둣돌도 설치한다.

그런가 하면 경주 남산 열암곡에서 통일신라시대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대형 마애불상(磨崖佛像)을 발견되었다. 이번에 발견된 불상은 약 70톤의 암석 면을 돋을새김으로 조각한 것이다. 불상이 조각된 암석은 원래 위치에서 경사진 앞쪽으로 넘어진 것으로 추정되는데 전체 높이가 560cm에 이르는 대형 마애불이다.

조선왕조실록 온라인 서비스 첫화면
▲ 조선왕조실록 첫화면 조선왕조실록 온라인 서비스 첫화면
ⓒ 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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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국사편찬위원회의 '조선왕조실록 온라인 서비스' 소식이다. 국사편찬위원회는 조선왕조실록을 번역하고 일반인에게 온라인으로 제공하는 사업을 벌여왔는데 이제 실록의 한문표점본·한글번역본·원본 이미지를 한꺼번에 구현하는 입체 서비스를 시작한다. 또 조선왕조실록을 승정원일기와 연계시켜 놓았으며, 실록 유일의 중초본인 광해군일기를 원전으로 구축하여 서비스를 하게 되었다.

다사다난했던 정해년 전통문화계에도 많은 일이 있었다. 다행히 올해에는 대형 산불로 낙산사 원통보전과 범종이 불탔던 2005년 같은 불행한 일은 없었고 비교적 기쁘고 희망적인 일들만이 있었던 한 해였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다음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전통문화, #10대 뉴스, #200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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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으로 우리문화를 쉽고 재미있게 알리는 글쓰기와 강연을 한다. 전 참교육학부모회 서울동북부지회장, 한겨레신문독자주주모임 서울공동대표, 서울동대문중랑시민회의 공동대표를 지냈다. 전통한복을 올바로 계승한 소량, 고품격의 생활한복을 생산판매하는 '솔아솔아푸르른솔아'의 대표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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