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사진보기
▲  한때 선물로, 수출품으로 인기를 끌었던 김. 그러나 무기산 사용 등이 알려지면서 소비자들로부터 외면을 받았다. 지금은 '파래김'으로 다시 시선을 끌고 있다.
ⓒ 이돈삼	관련사진보기

겨울철 우리의 입맛을 돋우는 먹거리 가운데 하나로 김(海苔)을 빼놓을 수 없다. 지난 시절 흰 쌀밥에 김을 얹어먹는 식탁은 그야말로 최고의 밥상이었다. 60∼70년대만 해도 명절 같은 특별한 날에만 먹을 수 있었다. 한때 김양식을 하는 지역에선 ‘개가 1000원짜리 지폐를 물고 다닌다’고 할 정도로 부(富)의 상징이 되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김 양식은 200여 년 전부터 발달 돼 왔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우리나라는 간석지가 발달해 있어서 영양염류가 풍부하고 민물이 적당량 유입돼 김 양식의 최적지였다고 한다.

이처럼 귀한 대접을 받았던 게 김이다. 그러나 김양식 기술이 빠르게 발달하면서 생산량이 늘어 누구나 쉽게 김을 먹을 수 있게 됐다. 기존의 지주식 김양식 시설에서 벗어나 부유식 양식기술이 발달하면서 깊은 바다에서도 많은 김을 생산하고 있는 것이다.

영양가로 따지면 ‘김 한 장이 계란 하나와 맞먹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이 김은 한때 효능이 좋고 선물로도 가치가 높아 소비자들에게 인기였다. 수출품목으로도 각광을 받았다. 그러나 파래 등 잡태를 없애기 위해 양식어민들이 무기산(염산)을 은밀히 사용한다는 지적이 일면서 그 인기가 시들해진 게 사실이다.

참살이 열풍 때문인가? 요즘엔 잡태를 그대로 머금고 있는 ‘파래김’이 인기다. 김과 파래가 서로 섞여있는 상태에서 채취해 생산하기 때문에 산 처리 자체를 할 필요가 없는 무공해 청정 김으로 알려지면서 이것을 찾는 소비자들이 급격히 늘고 있다. 맛은 일반적인 김에 비해 씁쓸한 편이다. 향도 독특하다.

이 ‘파래김’에 칼슘과 칼륨 등 미네랄이 풍부해 뼈와 치아를 튼튼하게 할뿐 아니라 담배에서 나오는 니코틴을 중화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전라남도 해양바이오연구원에 따르면 파래김은 파래에 함유된 좋은 영양 성분으로 인해 맛과 영양 면에서 일반적인 김보다 빼어나다는 것이다.

큰사진보기
▲  김과 파래에는 아미노산, 비타민, 미네랄 성분이 풍부할 뿐 아니라 콜레스테롤을 저하시켜 뇌졸중 등 심혈관계 질환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게 연구결과다.
ⓒ 전남도	관련사진보기

연구 결과 김과 파래에는 모두 아미노산, 비타민, 미네랄(무기질)이 풍부할 뿐 아니라 콜레스테롤을 저하시켜 뇌졸중 등 심혈관계 질환 예방에 효과가 있다. 그러나 각기 독특한 성분으로 효능 면에서 약간의 차이도 있다.

김에는 비타민A가 풍부하다. 그 양이 당근의 3배, 시금치의 8배를 함유하고 있다는 것. 하여 김은 눈을 위한 식품이고 피부노화 방지와 위암, 폐암, 대장암 등 각종 암 예방에 효능이 있다고.

반면 파래에는 칼슘과 칼륨 등 미네랄이 풍부해 뼈와 치아에 좋고, 골다공증을 예방하는 효능이 있다. 게다가 담배에서 나오는 니코틴 성분을 중화시키는 기능까지 한다는 것. 한 마디로 애연가에게 최고의 보약이라는 것이다.

임성권 전라남도 해양바이오연구원장은 “파래김은 독특한 맛과 향기, 다양한 영양성분을 함유하고 있는 웰빙식품”이라면서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질 경우 소비자들이 많이 찾고 어업인들의 소득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전라남도는 파래김의 우수성과 안전성을 널리 알려 나간다는 방침이다.

한편 올해 전남에서 생산된 김은 5200여만 속으로 전국 생산량(7418만속)의 71%에 이른다. 이 가운데 파래김은 1100여만 속으로 전남도내 김 생산량의 20%를 차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