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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국현은 국민의 숲에 심겨진 묘목이다. 바꿔나가야 할 정치의 숲에 심겨진 좋은 묘목이다. 그러나 앞으로 가야할 긴 항해에서 태풍도 불고, 폭우도 쏟아지고, 때로는 가뭄과 추위도 닥칠 것이다."

 

김영춘 의원은 '패장' 문국현 후보를 묘목으로 비유했다. 맑은 산소와 시원한 그늘을 아낌없이 주는 성장한 나무가 아닌 더 자라야 할 묘목. 많이 피곤했던 것일까. 아니면 패배의 충격과 자원봉사자들에 대한 고마움이 교차했기 때문일까. 옆에 서 있던 문 후보의 눈은 이미 충혈돼 있었다.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선 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이 영등포 당사에서 21일 오후 5시에 열렸다. 선대위에 참여했던 사람들, 창조한국당 관계자 그리고 지지자 100여 명이 몰렸다. 문 후보는 부인 박수애씨를 비롯해 두 딸과 함께 참석했다.

 

"확실한 지지자 137만여 명을 얻었다"

 

행사에 참석했던 사람들은 대선을 완주한 문국현 후보에게 박수를 보냈다. 그리고 내년 4월에 열릴 총선과 5년 뒤의 대선 승리를 이야기했다. 모두들 패배의 아픔을 확인하지 않는 대신 미래의 이야기를 하며 웃었다. 그래도 눈물과 흐느낌은 피할 수 없었다.

 

문 후보가 정치에 뛰어든 건 지난 8월 23일. 4개월의 단기필마였다.  그동안 문 후보는 "이명박의 가짜 경제를 국민들이 금방 알아볼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리고 "나는 지금까지 도전해서 실패한 경험이 없다"며 승리를 장담했다. 인터넷 공간에서는 바람이 불었고, 문 후보의 고정 지지층도 금방 만들어 졌다.

 

그러나 문 후보는 이번 대선에서 137만여 표를 얻는데 그쳤다. 지지율은 5.8%. 승자는 한 명만 존재하는 대선에서 문 후보는 분명 패자다. 그러나 문 후보는 이날 해단식에서 웃었다. 그리고 지지자들과 함께 춤도 췄다. 그는 앞으로의 가능성을 이야기했다.

 

"137만여 명이라는 확실한 지지자들을 확인했다. 사표심리 때문에 넘어간 걸 감안하면 훨씬 많을 것이다. 이번에 뿌린 씨앗을 수확하기 위해서 함께 노력하자. 우린 아무런 조직 없이 뛰어왔다. 나랏돈 하나도 안 쓰고 갹출금으로 달려왔다. 2주 정도 푹 쉬고 1월부터 다시 시작하자."

 

문 후보는 울먹이는 지지자들을 "내가 그동안 연설을 얼마나 못했나, 연설 좀 잘 할 때쯤 되니까 대선이 끝나버렸다"고 우스갯소리로 위로했다. 이어 문 후보는 다음 총선을 겨냥해 "많은 사람들은 끝이라고 말하지만 나는 지금 앞으로 3개월 10일 남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지자들은 그런 문 후보에게 "문국현 대통령!"을 연호했다.

 

총선 준비하는 문국현... "끝이 아닌 3개월 10일 남았다"

 

부인 박수애씨는 그런 문 후보의 모습이 안쓰러웠던 것일까. 박씨는 "정말 국가를 위한다면 이 사람(문국현)을 망가뜨리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그리고 "자원봉사자들이 너무 고생이 많았다"며 감사의 마음을 표했다.

 

 

이날 문 후보는 그의 팬클럽 '문함대(문국현과 함께 하는 대한사람들)'에게 코트를 선물로 받았다. 그리고 케이크 두 개도 받았다. 케이크에는 이번 대선에서 문 후보가 받은 137만표를 상징하는 초 13개와 7개가 각각 꽂혔다.

 

대선 선대위는 21일로 사라졌지만 문 후보에게는 기분 좋은 일도 생겼다. 대선이 끝난 다음날인 20일 창조한국당은 1700여 명의 새 당원을 받아들였다. 평소 하루 가입자는 100여 명 정도였다. 그리고 당비 납부도 급격히 증가했다.

 

팬클럽 '문함대'와 창조한국당 홈페이지에는 "대선에서 수십억원의 재산을 쓴 문 후보를 돕자"는 글이 쇄도하고 있다.

 

해단식을 마치며 문 후보는 참석한 모든 사람들을 한 명씩 안아줬다. 문 후보는 "나 때문에 고생 많았다" "고맙다"며 사람들의 등을 두드려 줬다. 사람들은 문 후보에게 "그동안 애썼다"고 위로했다.

 

어쨌든 이번 대선으로 문 후보는 '패배'의 기억과 이력을 갖게 됐다. 이번 경험이 그에게 어떤 자산이 될 지 아직 아무도 모른다. 어쨌든 문 후보는 현재 다음 총선과 대선을 이야기하고 있다.


태그:#문국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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