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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누구를 죽였는가를 잠시 잊으세요. 그 숱한 누군가들이 죽임을 당했다는, 그 사실만을 기억하는 것으로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습니다. 심의원도 알다시피, 세상의 어머니들은 너무도 많이 울지 않았습니까?
 누가 누구를 죽였는가를 잠시 잊으세요. 그 숱한 누군가들이 죽임을 당했다는, 그 사실만을 기억하는 것으로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습니다. 심의원도 알다시피, 세상의 어머니들은 너무도 많이 울지 않았습니까?
ⓒ 노순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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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철 의원님, 나는 오늘(19일) 뉴스를 보면서 두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두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취소한 발언을 문제 삼지 말라고, 치사한 짓거리라고 호통을 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내 생각은 다릅니다. 아마도 '그 발언'은 당신의 진심일 것이며, '그 취소'야 말로 마지못해 한 정치적 제스처가 아니었던가요? 

당신은 암울한 시절, 동료들과 함께 거리로 뛰어나갈 줄 아는 사람이었습니다. 비록 폭압정권의 고문과 회유, 협박에 못이겨 '극단적 전향'을 택했지만요.

당신은 나라의 살림을 책임질 국무총리의 임명에 날카로운 도덕적 잣대를 들이댈 줄 아는 사람이었습니다. 뒤가 구린 국무총리 후보들이, 장관 후보들이 당신 앞에서 벌벌 떠는 모습, 거 속이 다 시원하더군요.

비록 당신이 몸담고 있는 무리가, 또한 모시고 계신 분들의 도덕지수가 땅을 파고 내려가야 겨우 잴 수 있는 수준이긴 했지만요.

당신의 행보가 보통사람의 행동준칙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만, 그래도 당신의 과거가, 당신의 입바른 소리가 언젠가 숨을 쉴 날이 오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도 가져 보았습니다.

그러나 당신의 '그 날'은 달랐나 봅니다

당신은 집도의를 꿈꾸는 사람이었습니다.

집권하면, "좌파적출"을 해야 한다니요. 당신에게 좌파는 누구입니까. 당신과 다른 생각을 가진 모두? 아무래도 심재철 집도의에게 두 눈을, 심장을 적출당해야 할 분들이 너무 많을 것 같아 두렵습니다. 이제 우리는 보고도 보지 말아야 하며, 느끼고도 무덤덤해야 하는 건지요.

한국전쟁이 남긴 '지울 수 없는 이미지'들을 찾아보시길 권해드립니다. 겨우 몇 장을 보고도 그것이 왜 '지울 수 없는 이미지'인가를 알게 될 것입니다. 누가 죽였고, 누가 죽었는가가 중요하지 않습니다. 좌익이니 우익이니하는 그 쓰레기같은 관념들을 지워버리십시오. 그 숱한 누군가들이 당신같은 '신념의 화신'들에게 억울한 죽임을 당해야 했다는 그 명백한 사실, 그 사실이 우리의 가슴에 무거운 돌덩이를 얹고 마는 것입니다.

전쟁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입니다. 집도의를 꿈꾸는 그런 분들에 의해서요. 그래서 죽은 자들의 무덤마저 파헤치는 부관참시가 오늘날에도 일어나는 것입니다.

제가 목격했던 어떤 부관참시를 링크합니다.

기사보기 : 뽈갱이 부관참시

공교롭게도 당신의 홈페이지 주소는 'cleanshim.com'입니다. 아마도 깨끗한 심재철을 뜻하는 것이겠지만, 오늘 내겐 그 주소가 "당신의 '심'장을 '깨끗이' 적출해 주겠다!"는 섬뜩한 경고문구로 들렸습니다. 나는 당신의 황폐한 영혼을 위해 기도하고 싶어졌습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지만, 심재철 의원님.

"돈이 아닙니다, 아이들에게 평화를 물려줍시다."

그것이 전쟁의 아픈 역사를 가진 나라의 지도자가 가져야 할 국정철학이며, 이땅의 모든 어른들이 결코 도려내지 말아야 할 소중한 가치입니다.


태그:#심재철, #좌파적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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