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어릴 적부터 공부에 한이 맺혔었습니다. 이제 그 한을 풀고 있는 것입니다. 늦은 나이에 공부를 다시 시작한다는 것이 쉬운 결정은 아니었지만 창피하게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남의 눈치를 보느라 도전하지 못하는 것이 더욱 부끄러운 일이겠지요.”

 

아산지역에서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의 지도층 인사가 적지 않은 나이에 만학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공부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고 있어 눈길을 모으고 있다. 김광만(51·아산시 인주면 공세리) 전 충남도의원이 그 화제의 주인공이다.


“이제 김광만 전 도의원이 아니라 김광만 학생”이라고 불러달라는 김씨는 얼굴에 천진난만한 웃음을 띤다. 김씨는 특별전형에 합격, 내년 3월부터 충남 아산시 소재 아산고등학교에 다니게 됐다. 지난 1일 아산고등학교에서 면접을 치렀으며, 3일 최종 합격 통보를 받았다.

 

“면접을 보는데 상당히 떨리더라고요. 안절부절 못했어요. 시·도의원, 그리고 아산시장선거에 출마해 후보로 선거운동을 할 때도 그렇게 떨리지는 않았는데….”

얼마 전까지 김씨의 최종 학력은 인주고등공민학교(현재의 초등학교 과정) 졸업이다. 김씨는 이러한 학력을 갖고도 그동안 거침없이 질주하며 성공한 인생을 살아왔다. 사업적으로도 성공을 거뒀고, 이후에는 두 번의 시의원 당선, 한 번의 도의원 당선을 통해 정치인으로서의 활동해왔다. 또 지난해 제4회 동시지방선거에서는 아산시장에 도전하기도 했다.

 

“인주고등공민학교에 다닐 당시 아버님이 위암으로 투병하셨고, 제 나이 17살 때 세상을 떠나셨어요. 이후 가세는 급격히 기울었고 어쩔 수 없이 학업을 중단해야만 했지요.”

 

학업을 포기해야만 했던 당시 상황을 설명하는 김씨는 당시를 회상하며 어려웠던 그 시절의 감회를 피력한다. 어려운 집안 형편을 세우기 위해 안 해 본 일이 없을 정도로 고생하며 현재까지 왔다는 것이 김씨의 설명이다.

 

이후 중단했던 학업에 대한 열정을 다시 살리기 위한 기회를 엿보던 김씨는 정치활동을 하게됐고, 이런저런 핑계로 이를 실천하지 못해왔다.

 

그러다 지난해 3월 기회를 잡아 곧바로 대전에 소재한, 만학도들을 위해 운영되고 있는 예지중학교(2년 과정)에 입학했다. 벌써 24개월의 기간을 채우고 내년 2월 졸업을 앞두고 있다.


“무슨 일을 하더라도 항상 학력이 따라다니며 발목을 잡더라고요. 사람이 똑똑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학력이 좋아야 똑똑한 대접을 받는 현실이 안타까웠습니다.”

 

김씨는 자신 같은 처지의 학생들이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10년 가까운 세월동안 가정형편이 어려운 지역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해오고 있다. 금액만도 1년에 3000여 만원이 넘는다.

 

“그리 큰 도움은 안 되겠지만 제가 할 수 있는 능력 내에서 실천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조그마한 도움이라도 된다면 더없이 만족한다”는 김씨의 다음 목표는 고등학교를 무사히 졸업하고 대학에 진학하는 것이다. 전공은 사회복지분야를 하고 싶다고 말한다. 고령화시대에 걸맞고 나이에 맞는 사회봉사활동을 하기에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해 내린 결정이라고.


제7대 충남도의회에서 의원으로 활동할 당시 복지분야가 포함된 교육사회위원회에서 2년동안 활동한 경험도 결정을 내리는데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말한다.

 

2015년 사회복지분야 박사학위를 따는 것이 목표라고 말하는 김씨는 “나이는 51세지만 고등학교 1학년 나이인 17세의 마인드를 갖고 학업에 정진하는 등 모범적인 학생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다부진 의지를 보인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남 아산 지역신문인 <아산투데이>에도 실렸습니다.


태그:#김광만, #아산, #만학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현재 충남 아산 지역신문인 <아산톱뉴스>에서 편집국장을 맡고 있다. 뉴스를 다루는 분야는 정치, 행정, 사회, 문화 등이다. 이외에도 필요에 따라 다른 분야도 다룬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