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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이 왔다. 많은 스키장들이 개장해서 인산인해를 이루고 아이들이 즐겁게 눈 위를 뛰어다닌다. 겨울의 마스코트인 '눈과 얼음'이 주를 이룬다. 하지만 이 겨울의 마스코트가 즐겁고 반갑기만 한 것은 아니다. 운전자들에게 눈과 얼음이 만들어내는 겨울철 빙판길은 겨울 운전에 최대 장애물이다. 실제로 겨울철이면 빙판길로 인해 수 많은 교통사고가 발생한다.

이 조용한 빙판길도 순식간에 전쟁터로 돌변할 수 있다.
▲ 겨울철 빙판길 이 조용한 빙판길도 순식간에 전쟁터로 돌변할 수 있다.
ⓒ 프라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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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적으로 많은 눈이 내린 지난 6일 오후 5시경. 수안보119안전센터에 구급출동지령이 내려졌다. 인근 도로상에서 빙판길로 인해 교통사고가 발생해 운전자가 경추통증을 느끼는 상황이었다. 그렇게 구급차가 출동을 나가서 시내 중심지의 대학병원에 환자를 이송하고 돌아오는 도중 다시 지령방송이 떨어졌다.

"수안보109호 귀소 중 교통사고 구급 재출동입니다. 업무에 참고하십시오."

역시 관할 내 한 주유소 앞 도로에서 발생한 사고로 내용은 이전 출동건과 유사했다. 연이어 겹친 출동도 출동이었지만 출동지까지 가는 길의 풍경이 장관이었다. 곳곳에 차가 전복되어 있고 충돌사고로 서있는 차량이 즐비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2차 출동에 따라 환자를 병원에 내려놓는 그 순간, 다시 지령이 떨어졌다. 3차 출동이다. 수안보 관할 내 평소 사고가 많은 지역에서 차량이 빙판길에 전복된 상황, 구급차가 출동대상지까지 돌아오려면 30분가량 소모되는 관계로 센터의 펌프차량이 먼저 출동지로 나가 상황을 살피고 이후 구급차가 도착하여 3차까지 상황이 종료되었다. 이렇게 3차까지 출동이 이뤄지는 동안 구급대의 눈 앞에서 사고 차량이 다시 한번 미끄러진 차량에 부딪히는 상황도 발생했다. 당일 저녁부터 다음 날 오전까지 이런 사고는 끊임없이 발생했다.

빙판길이 생겼던 어느 날의 구급통계, 교통사고가 주를 이루고 있다.
▲ 구급통계 빙판길이 생겼던 어느 날의 구급통계, 교통사고가 주를 이루고 있다.
ⓒ 이경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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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별적으로 신고되지 않고 처리된 건수까지 생각한다면 엄청나게 많은 교통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문제는 단순히 사고 발생에 있지 않다. 당일 사고 발생지역에는 정오쯤부터 많은 양의 눈이 내리고 있었다. 날이 추워지는 저녁 시간 때 빙판길이 생기고 사고가 발생할 것이라는 것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사실. 하지만 국도관리사무소 등 사고발생지역 도로의 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곳에서는 사고가 모두 발생하고 좀 잠잠해질쯤 되어서야 제설작업 등 사고 방지 작업에 나섰다.

매년 똑같이 들려오는 이야기다. 빙판길 관리 소홀, 관리 필요. 크게 변화하는 것도 없이 그렇게 사후 관리에만 신경쓰고 있는 사이 겨울철 빙판길은 순식간에 전쟁터로 변모한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 '사후약방문'. 더 이상 지적도 지겨운 사후조치보다 예방이 한 발 더 앞서는 시기가 언제나 오게 되는 것인지, 미래공상과학소설 속에도 빙판길 관리가 잘 된 도로가 등장해야 하는 것인지, 오늘도 빙판길 운전자는 한숨만 나올 뿐이다.

덧붙이는 글 | 이경선 기자는 현재 의무소방원으로 군복무중입니다.



태그:#빙판, #교통사고, #구급,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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