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12월 19일 역사적인 대선을 앞두고 가장 바쁜 사람은 후보들이다. 그러나 그에 못지않게 바쁘게 뛰어다니는 사람들이 팬 클럽이다. 시민기자들로 이뤄진 <오마이뉴스> 대선특별취재팀이 각 후보들의 팬 클럽을 찾아 그들의 의지와 활약상을 취재했다. 오늘은 첫번째로 정동영 후보 팬클럽 '정동영과 통하는 사람들'이다. <편집자주>


'정통들(정동영과 통하는 사람들)'의 박용수(40) 사무처장은 한눈에 보더라도 무척 바빠보였다. 그는 두 대의 휴대폰을 가지고 있었고, 마주 앉아있는 동안 10통 가까이 전화가 걸려왔다.

 

대선까지는 앞으로 20여일. 그는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의 공식 팬클럽인 '정통들'의 사무처장이다. 그러니 오죽 바쁠까. 이 때쯤이면 팬클럽 사무실도 무척 바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팬클럽 사무실은 없어진 상태라고 한다.

 

"정통들은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커뮤니티입니다. 초기에는 준비작업 때문에 사무실을 유지했었어요. 경선때부터 사정이 되는 회원들은 캠프에 결합했고, 정통 사무실은 홈페이지만 유지하면 되는거니까요. 실제로 정통들의 이름으로 선거운동을 할 수는 없잖아요, 선거법상. 그래서 온라인상으로 커뮤니티만 유지할 수 있도록 해두고, 실제로 사무공간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국민 마음 후보에게 실어나릅니다'

 

정통들의 회원수는 약 1만3000명 정도. 박 사무처장은 정통들과 관련된 모든 실무를 담당하고 있다. 홈페이지 관리부터 시작해서 회원 관리 등.

 

박 사무처장은 2002년에 노사모 활동을 했었다. 올해 1월 정통들이 문을 열 때까지는 '국민참여1219'라는 단체의 사무처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국민참여119의 많은 핵심회원들도 현재 정통들에 합류한 상태라고 한다. 선거법에 위반되지 않는 범위에서, 정통들의 회원들이 하고 있는 일은 어떤 일들일까.

 

"정동영 후보에게는 여러 위원회가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가족행복위원회'인데, 그 위원회에서 실제로 활동하고 있는 분들을 '행복배달부'라고 합니다. 이 행복배달부들이 각 지역에서 국민들을 만나보는 겁니다. 현실 정치권에 바라는 내용들, 삶을 살아가면서 필요한 민원내용들을 듣는 겁니다.

 

행복배달부들이 직접 그런 내용들을 들어보고 '내세상닷컴'이라는 사이트에 그 내용들을 등록합니다. 그러면 네티즌 평가단이나 정책전문가들이 검토해서 다시 피드백을 해줍니다. 그 중에서 유효하다고 생각되는 것들은 실생활정책으로 정 후보의 공약으로 채택됩니다. 틀니 의료보험 적용 등 이미 19가지의 내용이 정 후보의 공약으로 채택되었습니다."

 

정통들 회원 중에서 여건이 되는 회원들이 현재 이런 활동을 하고 있다. 가정을 직접 방문하는 것은 선거법위반이고 상가나 경로당, 대학가, 독거노인촌 등지에서 이런 내용들을 청취하고 있는 중이다. 지금 약 5000명 가량의 행복배달부들이 활동 중이라고 한다.

 

'행복은행'이라는 사무실도 개설한 상태다. 그런 개선이나 상담내용을 받는 장소다. 그 1호점을 신도림에 개설했고, 앞으로는 선거운동사무소를 이런 형태로 꾸려갈 예정이라고 한다. 단지 운동원들이 모이고 흩어지는 장소가 아니라, 지역주민들의 여러 의견을 들을 수 있도록 행복은행의 분점으로 만들 예정이다.

 

"정통들을 만든 것은 올해 1월 21일입니다. 그 때부터 정동영 후보가 대선 후보로 어느 정도 가시화 되어 있었기 때문에 저희 활동도 자연스럽게 그 쪽으로 향했던 것 같습니다."

 

올해 대선판에는 유례가 없을 만큼 많은 후보들이 등장했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이것 또한 변수가 많은 상태다.

 

어떻게 단일화를 이루어내고 어떻게 연합하느냐에 따라서 여러가지 대선 시나리오가 나올 수 있다. 박 사무처장은 이런 시나리오와는 관계없이 정동영 후보가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다음은 박 사무처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정통들 회원 모두가 '정동영 후보'"

 

- 정통들이 만들어진 것이 1월이라고 했습니다. 그 당시에는 신당에서 대선 후보가 누가 될지 정해지지 않은 상태였죠. 그 상황에서 정 후보를 지지하셨던 이유는?
"저희들의 생각은 우선, 민주정부 3기를 맞이해서 통합과 포용의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과거 10년 동안 이 사회에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한나라당은 잃어버린 10년이라고 하고, 우리는 되찾은 10년이라고 부릅니다.

 

그만큼 여러분야에서 많은 변화가 있었구요, 그를 통해서 사회가 제자리로 돌아오는 그런 과정이었습니다. 그렇더라도 아직까지 보수 기득권 세력들이 있고, 그들 때문에 사회가 양분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제시되는 리더십은 국민들을 하나로 통합할 수 있는 리더십, 포용의 리더십이 필요한 거죠. 이런 측면에서 정동영 후보가 적합하다고 본 겁니다."
 
- 정동영 후보가 대통령이 된 이후에 정통들의 역할은 어떻게 됩니까?
"정 후보가 반드시 대통령이 될 거라고 저희는 생각합니다(웃음). 그 부분은 논의가 필요한데, 저희 정관상에서도 대선이 끝난 다음에 정통들의 진퇴에 대한 논의를 하기로 했어요. 노사모의 경우도 반면교사가 될 수 있구요. 회원들이 합리적인 논의를 할 거라고 봅니다."

 

- 정동영 후보를 실제로 많이 만나보셨죠?
"경선 전까지는 많이 만났죠. 그전까지는 교육 프로그램도 많이 진행했었습니다. 저희가 명칭을 '정동영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고 하지 않고, '정동영과 통하는 사람들'이라고 정한 이유가 있습니다. 저희 회원 한 명 한 명이 모두 정동영 후보나 마찬가지라는 겁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가치와 지향점을 정동영 후보를 통해서 실현하려고 하는 것 입니다. 끈끈하게 정서적으로 그리고 가치적으로 꾸준히 정동영 후보와 통해 온 겁니다."

 

- 가까이에서 본 정동영 후보의 모습은 어떻습니까?
"음...(정 후보는) 참 잘 듣습니다. 그래서 통합과 포용의 리더십으로 적합하다고 하는 것이죠. '보청기 정치'라고 저희는 부릅니다. 귀를 열고, 다른 사람의 말을 자르거나 쳐내지 않습니다. 저희가 1박 2일 동안 '정통 사관학교'라는 프로그램을 7기까지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정 후보는 그때마다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참석했습니다. 대부분 엄청난 토론이 벌어집니다. 정 후보는 자리에서 일어서지 않고 같이 밤을 새면서 청취합니다. 항상 귀가 열려 있습니다."

 

- 그런 모습이 장점이라면, 단점은 어떤 것이죠?
"단점?(웃음) 글쎄요, 단점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정 후보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가 어떤 엘리트 이미지가 있습니다. 하지만 정 후보가 살아온 길이 그런 이미지와는 반대였습니다. 청계천에서도 일을 한 적이 있고…. 아들 얘기, 어머니 얘기를 하면서 말을 멈추고 울먹이는 모습을 보면 우리시대의 아버지상·아들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점? 제가 측근이 아니어서 그런지 모르지만 그런 모습은 보지 못했습니다."

 


"지금의 지지율은 무의미하다... 변화 있을 것"

 

- 25일부터 대선 후보 등록이 시작되었습니다. 여러가지 시나리오가 있을 수 있는데, 그중 어떤 것이 정 후보에게 유리하다고 생각하시는지?
"글쎄요, 대선 시나리오를 분석하는 것 자체가 지지자들 모임에서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희들 스스로 정치공학적으로 대선판을 생각하고 그러지는 않구요. 저희의 주된 관심사는 정동영 후보의 경쟁력입니다.

 

앞으로 20여일 밖에 안남았으니 압축적으로 선거운동을 해야겠죠. TV 토론이라든가 여러가지 공중전을 통해서 후보의 면면을 알릴 수 있다면, 정동영 후보가 가진 경쟁력은 타후보에 비해서 압도적이라고 봅니다. 정동영 후보가 가진 경쟁력만으로 충분히 대선을 돌파할수 있습니다. 그렇게 해야 또 옳은 거구요."

 

- 남은 기간 동안 어떻게 지지율을 끌어올릴 계획입니까?
"저희는 지금하고 있는 행복배달부 사업이야말로 국민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고 봅니다. 이명박 후보 지지율이 높기는 하지만 부동층으로 많이 빠지고 있습니다. 어차피 선거는 구도로 갑니다. 그 때 정동영 후보가 더 많이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면, 지금의 지지율은 무의미하다고 생각합니다. 소설같지만 한국 정치에서는 있을 수 있는 일입니다. 불과 며칠 사이에 큰 변화가 있을 수 있습니다."

 

- 문국현 후보, 이인제 후보와의 단일화는 어떻게 보십니까?
"선거는 구도이기 때문에, 수구냉전 세력과 개혁세력과의 1 대 1 구도가 가장 좋습니다. 저희는 그 구도에서 정동영 후보가 가장 적임이라고 보는 거지요. 이인제 후보, 문국현 후보도 그런 시대적 흐름에 동의할 겁니다. 단일화든 정책연합이든 그런 방식으로 단일대오를 형성할 수 있을거라고 기대하는 거구요. 정동영 후보도 꾸준히 그런 노력을 하겠다고 했습니다."

 

- 문국현 후보로의 단일화는 어떻습니까?
"문국현 후보는 깨끗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지만, 흔히 얘기하는 것처럼 아직 정치적으로 검증이 안 되었습니다. 그런 부분 때문에 선거가 진행되면 될수록 문 후보가 가진 장점과 단점이 명료하게 나타날 겁니다. 그런 점이 단일화 논의에 있어서 중요하게 작용하게 될 수 있습니다."

 

- 정 후보는 참여정부의 공과 과를 계승하겠다고 했습니다. 참여정부의 공, 과는 어떤 부분이라고 생각하는지?
"정치개혁을 이루어냈다는 것이 가장 큰 공이겠죠. 예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깨끗한 정치를 만들었다는 것, 권력의 공고화를 시도하지 않았다는 것, 수평형 리더십을 자리잡게 만든 것, 과거사 청산의 문제 그리고 복지가 좋아졌다는 것 등이 공일 겁니다. 다만 양극화의 문제는 있습니다. 그 문제는 다음 정권의 과제로 남겨둬야겠죠.

 

그리고 정책실행에 있어서 국민들과 충분히 소통하지 못한 것은 단점일 겁니다. 국정운영에 있어서 스킬이나 방법, 마인드가 부재했다는 점입니다. 바로 그런 점에 대한 반성이 정동영 후보의 구체적인 선거전략, '국민실생활 밀착정치'로까지 발전할 수 있었습니다."

 


"2008년을 교육대혁명의 원년으로 삼을 것"

 

- 공약에 대한 질문을 좀 드리겠습니다. 정 후보의 복지정책 중에서 고등학교 무상교육, 중고등학교 급식지원, 취학전 아동 교육비 지원 등의 내용이 있습니다. 좋은 내용이기는 한데 어떻게 재원을 마련하실 겁니까?
"저는 재원의 문제가 아니라 의지의 문제라고 봅니다. 주어진 예산에서 다시 편제하는 문제입니다. 지금 현재의 예산구조 속에서 충분히 전용이 가능합니다. 뭐 없는 돈을 가지고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차관을 들여올 수도 없죠(웃음). 조세제도의 변화라든가 그런 것들을 통해서 가능합니다.

 

우선순위를 어디에 두느냐의 문제죠. 국방비만 좀 빠지더라도 복지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지금 과도하게 남북을 짓누르고 있는 군사비의 문제, 이 부분을 줄일 수 있는 여지가 많이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교육과 복지에 필요한 예산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정책적 의지의 문제입니다. 정동영 후보는 2008년을 교육대혁명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했습니다."

 

- 어떤 의미인가요?
"지금 공교육은 무너진 상태이고 사교육 시장이 크게 형성되어 있습니다. 제일 먼저 교육대혁명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것은, 교육 주체들에 대해서 노사정 식의 대타협을 이루어내겠다는 겁니다. 가장 큰 고통을 받고 있는 대상이 학생과 학부모입니다. 공교육이 정상화되고 대학교에 들어가기 쉽게 됩니다."

 

- 대입시험을 폐지하겠다는 공약도 같은 맥락일 것 같습니다. 수능시험을 고교졸업시험으로 대체하고, 고교생활부 중심으로 대학교에 입학할수 있도록 하겠다는 겁니까?
"그렇죠. 물론 대학교 측의 반발도 있을 겁니다. 어떤 정책을 하건 특정계층의 반발은 있을 겁니다. 지금 같은 방식을 유지한다면 없는 사람들의 상실감이 있을 테구요. 최대한 공통된 쟁점을 찾아서 합의해야죠. 극명하게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국민적 합의를 도출할 수도 있구요. 지금의 입시 지옥을 미래지향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면 2008년을 교육대혁명의 원년으로 삼을 수 있을 겁니다."

 

"한반도 대철도는 나라의 명운이 달린 일"

 

- 정 후보는 한반도 대철도를 공약으로 내세웠습니다. 이것이 개통되면 시베리아횡단철도(TSR), 중국횡단철도(TCR)와 연계할 예정이죠?
"여러가지 경로가 있을 겁니다. 경원선, 경의선이 있을테고…. 보다 더 구체적인 결정을 위해서는 전문적인 식견과 시각이 필요합니다. 노후된 북한철도를 어떻게 현대화 하느냐가 우선 관건입니다. 민간자본을 유치하던지 아니면 여러나라에서 컨소시엄 형식으로 북한철도에 투자할 수도 있습니다. 그 후에는 구체적인 노선을 잡아서 중국과 시베리아 쪽으로 연결할 수 있습니다.

 

이건 대운하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민족적 프로젝트입니다. 대운하는 철조망 앞에서 뚝 끊기는 거 아닙니까. 그리고 대운하는 엄청난 환경의 문제를 초래할테구요. 한반도 대철도는 5년·10년의 문제가 아니라, 나라의 명운이 달린 일입니다."

 

- FTA, 이라크 파병, 국가보안법에 관한 정동영 후보의 입장은?
"이라크 파병 문제에 관해서는 최근에 분명히 철군의 입장을 밝혔습니다. FTA에 대해서는 정동영 후보가 '거스를 수 없는 추세'라고 했습니다. 다만 어떻게 부작용을 최소화하느냐가 문제입니다. 정 후보는 이 문제에 대해서 8자로 표현했습니다. '대외개방 대내복지'라구요. 감귤이 정통들의 상징입니다. 그동안 오렌지가 세계화의 상징이었다면, 앞으로는 감귤의 세계화를 상징하는 겁니다."

 

- 국가보안법은요?
"국가보안법은 '철폐'라고 하면 선명하죠. 그런데 여전히 국가보안법 폐지를 반대하는 정치세력이 있습니다. 국민들의 의견도 갈리고 있구요. 기본적으로 국가보안법 폐지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전술적으로 어떤 경로를 통해서 관철할 것인가 하는 것이 문제죠. 현실정치, 여러 세력들 속에서 가장 합리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으로 이루어 가야겠죠. 지난 국가보안법 폐지 투쟁도 하나의 교훈이 될 수 있을 겁니다."


태그:#2007 대선, #정동영, #정통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