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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몽대 가는 길

문경에서 안동으로 이어지는 34번 국도는 예천읍을 왼쪽으로 끼고 내성천 방향으로 이어진다. 새로 난 이 국도를 타고 경도대학을 지나면 청북교차로에 이르게 된다. 이곳에서 오른쪽으로 나가 옛 34번 국도를 따라가면 예천 진호양궁장이 나오고 내성천을 가로지르는 고평교에 이른다. 이 고평교를 건너지 말고 오른쪽으로 나 있는 927번 지방도로를 따라가면 호명면 월포리가 나온다.

선몽대에 가기 위해서는 월포리에서 직진하여 내성천 북쪽을 따라 가다 오천교를 통해 내성천을 건너야 한다. 다리를 건너면 바로 호명면 소재지인 오천리가 나온다. 이곳에서 우회전하여 호명면소재지를 지나 924번 지방도를 따라가면 바로 백송리에 이르게 된다. 선몽대는 이곳 백송리 75번지에 있는데, 마을 초입에서 우회전하여 들어갈 수 있다.

선몽대 가는 길에 있는 봉서재
 선몽대 가는 길에 있는 봉서재
ⓒ 이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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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나무 가로수 길을 따라가다 보면 중간에 간간히 적송이 보여 이곳이 선몽대 가는 길임을 짐작케 한다. 조금 들어가면 주차장이 나오고 오른쪽으로 봉서재(鳳棲齋)라는 기와집이 보인다. 이곳에는 약 2년 전에 정착하여 봉서 연꽃농원(http://www.achimpia.com)을 가꾸고 있는 김철환 임미옥씨 부부가 살고 있다. ‘숲속에 어리는 백련 향기’라는 컨셉트를 가지고 연꽃을 가꾸며 여름에 연꽃축제까지 열고 있다. 오고가는 길에 이곳에 잠시 들러 연꽃과 연잎으로 만든 차를 맛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 최근에는 연잎으로 만든 냉면과 떡까지 개발했다고 한다.

봉서농원을 지나 오른쪽으로 난 길을 들어가면 선몽대에 이를 수 있다. 단풍나무 가로수가 이어지고 그 끝에 주차장이 있어 이곳에 차를 대면된다. 주차장에서 보면 오른쪽으로 산에 소나무가 울창하고 앞으로는 굵은 적송들이 우뚝우뚝 솟아있다. 그리고 적송 너머로 하얀 모래사장이 펼쳐진다. 이곳이 바로 명승 제19호인 선몽대 숲이다.

선몽대의 고고한 적송과 내성천
 선몽대의 고고한 적송과 내성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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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쪽에서 선몽대에 가기 위해서는 서안동 인터체인지를 지나 34번 국도를 따라 예천방향으로 가다 풍산읍 괴정리 나들목에서 오른쪽으로 나와야 한다. 이곳에서 오미리를 지나 호명면 소재지인 오천리로 간 다음 백송리로 가야 한다. 선몽대에 이르는 길은 지방도로이고 표지판이나 안내판이 거의 없어 찾기가 쉽지 않다.
      
적송들이 자리 잡은 강변 풍경

예천읍지에 따르면 선몽대는 약 450여년 역사를 지닌 유서 깊은 곳이다. 선몽대는 선비들이 문장을 주고받으며 교유하던 누대(樓臺)이다. 선몽대 주변에는 아름다운 숲이 조성되어 있고 그 앞으로는 내성천이 흘러 자연과 인공이 훌륭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또 선몽대 앞으로 넓게 펼쳐진 명사십리는 시인묵객들의 호연지기를 길러주기에 정말 좋은 곳이다.

선몽대 숲의 가을
 선몽대 숲의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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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몽대 일원은 이처럼 자연 경관이 빼어나고 역사적 의미가 크기 때문에 2006년 11월16일 문화재청으로부터 명승 제19호로 지정받았다. 풍수지리상 평사낙안형의 명당으로 알려진 이곳은 영주와 봉화 지역에서 발원한 내성천이 남쪽으로 흐르다 서쪽으로 방향을 트는 곳이다. 선몽대에서 보면 십리에 이르는 하얀 모래 백사장이 좌우로 펼쳐지고, 백사장 건너편으로는 나지막한 야산이 자리 잡고 있어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선몽대 숲은 선몽대와 선몽대 안쪽에 자리 잡은 백송리 마을을 보호하기 위해 조성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수해방지와 방풍을 목적으로 한 수구막이 숲으로 처음 만들어졌으며, 숲이 하천과 어울려 아름다운 경관을 이루면서 마을 사람들의 휴식공간으로도 이용되었을 것이다. 선몽대 숲은 우리 선조들의 풍수사상이 깃든 전통적인 마을 숲으로 수백 년 된 적송이 선몽대로 가는 물가에 심어져 있다.

가지는 없고 줄기만 서 있는 소나무
 가지는 없고 줄기만 서 있는 소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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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의 적송들은 모두 그 굵기가 한 아름이 훨씬 넘어 선몽대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이들은 서로 방해하지 않기 위해 각기 다른 방향으로 가지를 뻗고 있으며, 그것이 오히려 소나무의 고고한 자태를 드러나게 한다. 최근에는 나무들이 조금은 노쇠한 기운을 보여 양분을 주기도 하고 가지를 쳐 주기도 한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중간에 가지들이 잘린 채 줄기만이 우뚝 서 있는 소나무도 볼 수 있다.

숲속에 사람들이 남긴 흔적들

선몽대 숲에는 월송정(月松亭)이라는 정자를 중심으로 좌우에 옛날 우리 선인들이 사용하던 연자방아, 디딜방아 등이 전시되어 있다. 이들 사이로는 은행나무에서 떨어진 노란 은행잎이 늦가을의 정취를 더해주고 있다. 숲에는 또한 ‘선대동천(仙臺洞天)’ ‘산하호대(山河好大)’와 같은 글씨가 쓰여 있어 옛 선인들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 선대동천이란 ‘선몽대가 산천에 둘러싸여 훌륭한 경치를 이루고 있다’는 뜻이고, 산하호대란 ‘산이 좋고 개울은 크고 길다’는 뜻이다.

우암선생 유적비
 우암선생 유적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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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는 또한 1983년에 세운 우암선생유적비가 있다. 글은 정순목이 지었고, 글씨는 김충현(전면)과 이원기(내용)가 썼다.

“솔바람 향기롭고 맑은 냇물 천고에 한결같이 운형(韻馨)을 함께 하니 이곳은 이름하여 선몽대이다. 백송동천(白松洞天)의 저 외연한 병암(屛巖)은 옛 선몽대 동주(洞主) 우암선생의 경해(謦咳)가 깃든 곳이요 그 위에 우뚝 선 일각(一閣)은 공께서 소요장수(逍遙藏修)하시던 자리이다.”

여기서 운형은 글향기를 말하고, 백송동천은 흰 소나무가 있는 아름다운 경치를 말한다. 병암은 병풍처럼 우뚝 솟은 바위를 말하고, 경해란 기침소리로 말하니 우암선생의 자취를 뜻한다. 소요장수란 선생이 이곳을 자유롭게 거닐기도 하고 책을 읽으며 학문에 힘을 쏟았다는 뜻이다.

선몽대 뒷산의 울창한 소나무
 선몽대 뒷산의 울창한 소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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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몽대 뒷산으로는 소나무가 울창하게 심어져 있어 적송의 고고함과 좋은 대비를 이루고 있다. 12칸의 선몽대 뒤에는 원래 네 칸자리 학심대(鶴尋臺)와 방학정(訪鶴亭)이라는 누정이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 두 건물은 좀 더 경사진 곳에 위치하고 있어 세월의 흐름을 견디지 못하고 무너진 다음 복원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역사의 흐름 속에서 선몽대는 지금도 푸른 소나무를 배경으로 하얀 백사장과 푸른 시냇물을 굽어보고 있다.


태그:#선몽대 숲, #내성천, #봉서재, #백송리, #우암 이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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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분야는 문화입니다. 유럽의 문화와 예술, 국내외 여행기, 우리의 전통문화 등 기사를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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