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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BBK 주가조작, 횡령 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경준씨의 송환을 둘러싸고 박영선 대통합민주신당 의원과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이 격돌했다. 두 사람은 각각 BBK 사건에 대한 '공격수'와 '수비수'를 자임하고 있다.

 

박영선 의원은 김경준씨에 대한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면서도 "한나라당이 군사작전을 방불케 하는 작전을 세워서 김경준의 입을 틀어막고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고 하는 것이 더욱 의혹을 증폭시킨다"고 지적했다.

 

반면 홍준표 의원은 "대선을 불과 40일을 앞두고 귀국하겠다고 설치는 것은 대선 가도에 이명박 후보에게 상처주기 위함"이라며 "김경준씨 송환을 위한 '공작팀'이 있다"고 음모론으로 맞섰다.

 

한편 국내 취재진은 김경준씨를 취재하기 위해 연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공항에 대기하며 김경준 호송팀과 '숨바꼭질'을 벌이고 있다. 김씨는 이르면 16일 오후께 귀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검찰 유착설] 박영선 "김경준 귀국 날짜 어떻게 알았나?"

 

15일 생중계 된 <오마이TV> '쇼!1219'에 출연한 박영선 의원은 "검찰은 김경준씨가 귀국하면 그로부터 20일 내에 수사와 관련된 정황에 대한 결론을 내야 하는 것으로 안다"며 "검찰이 수사를 빠르게 하지 않겠느냐"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박 의원은 이어 이방호 한나라당 사무총장이 "이명박 후보에 불리한 수사가 나오면 민란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한 것에 대해 "국민을 협박하는 것"이라며 "국민적 의혹이 있는 사건이기 때문에 투명하고 명명백백하게 밝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박 의원은 "이방호 사무총장이 '김경준이 17일 귀국할 것'이라고 호언장담했고, 검찰로부터 들었다고 하는데, 한나라당에서 어떻게 귀국 날짜까지 알고 있느냐"며 한나라당과 검찰간 유착설을 제기했다.

 

이어 "지금 검찰이 김경준씨 취재를 거의 봉쇄하다시피 하는 호송작전을 펴고 있는데, 검찰이 지나치게 한나라당의 눈치를 보는 것 아니냐"며 "만인이 법 앞에 평등해야 하는데 다른 경제사범이 들어올 때 이렇게 하지 않았다, 한나라당이 국민을 협박하고 언론에 재갈을 물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나라당이 김경준씨의 송환에 맞춰 특별상황실을 가동하는 것이나 검찰이 김씨의 송환에 대한 취재를 봉쇄하는 것에 대해 "군사작전을 방불케 한다"고 개탄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공항에는 법무부와 검찰 직원 외에 한나라당 당직자들도 대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은 또 "한나라당에서 '공작 귀국'이니 뭐니 하면서 증거도 제시하지 못하고 말로만 설을 유포하고 있다"며 "면책특권 뒤에서 숨어서 얘기하는데, 그 부분도 당에서 허위사실 유포죄로 고소했고 앞으로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박 의원은 이명박 후보의 BBK 주가조작 개입 의혹 등을 거듭 주장한 뒤, "이명박 후보 본인이 만일 떳떳하다면 직접 검찰 수사에 당당히 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 의원이 설명한 검찰 수사의 초점은 도곡동 땅을 판 매각자금의 행방, 다스의 투자금 190억원의 출처, BBK 투자자들의 투자 경위와 자금 출처, BBK 정관의 진위 여부 등이다. 그는 "BBK 투자자들이 대부분 이명박 후보와 동문이거나 친인척"이라며 "이명박 후보가 돈을 빌려주는 식으로 차명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이명박 후보가 월간중앙 인터뷰에서 'BBK를 창업했다'고 얘기했는데, 한나라당은 월간중앙이 오보라고 했다. 하지만 당시 취재한 기자가 '오보가 아니'라고 했다"며 "진실은 밝혀져야 한다. 거짓말 후보를 어떻게 대통령으로 뽑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작 귀국설] 홍준표 "대선 끝나면 공작 가담자 양심선언 있을 것"

 

그러나 홍준표 의원은 박영선 의원을 비롯해 신당 측에서 제기한 모든 의혹에 대해 "문제가 없다"고 받아졌다. 홍 의원은 이명박 후보 선대위 클린정치위원장으로서 이 후보에게 제기되는 모든 공세를 총괄 대응하고 있다.

 

홍준표 의원은 이날 <오마이TV>와의 인터뷰에서 "이미 김경준씨에 대한 미국 소송 기록을 다 봤다. 내용을 아는 저는 (김경준씨의 송환에 대해) 별 경계를 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김경준씨가 "한국에 가서 이 후보 측과 죽을 각오로 싸우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에 대해서도 "이명박 후보와 싸워서 되는 일이 아니고 검사와 싸워야 한다"며 "자기 자신의 범죄 사실을 두고 싸워야지 왜 이명박 후보와 싸우나, 이명박 후보와 싸울 일이 없다"고 반박했다.

 

특히 홍 의원은 김경준씨 송환과 관련 "공작팀이 있다, 그 팀은 이번 대선이 끝난 뒤 보름 뒤에 밝히겠다"며 전날(14일)에 이어 '공작 귀국설'을 제기했다.

 

그는 "공작팀에 대한 증거가 있느냐"는 질문에 "김경준씨가 공정한 수사를 받으려고 했다면 노무현 대통령이 가장 힘을 발휘하고, 이명박 후보가 유력 후보가 아니었던 작년, 재작년에 들어왔어야 했다"며 "그런데 대선을 불과 40일을 앞두고 귀국하겠다고 설치는 것은 대선 가도에 이명박 후보에게 상처주기 위함이다. 당연히 공작팀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홍 의원은 공작팀에 대한 증거를 제시하지는 못했다. 다만 그는 "지금 그 얘기를 하면 또 다시 정치공방으로 변질된다"며 "97년 대선 당시 권영해 안기부장이 주도한 '북풍 사건'도 대선 직후에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정보나 첩보 수준의 공작팀 존재를 우리가 밝혀낸들 정치공방에 그칠 뿐이지 그것은 사법적으로 단정할 수 없다"며 "대선이 끝나고 보름 이내에 실제 공작에 가담했던 사람들이 양심선언하거나 제보가 들어올 수 있다. 그것이 권력의 생리"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나라당 '정보통'으로 알려진 정형근 최고위원도 이 날 "여권 중진이 김경준을 구하기 위해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진두지휘하고 있다고 듣고 있다"며 '음모론'을 제기했다.

 

한편 홍준표 의원은 이명박 후보 선대위 클린정치위원장을 맡게 된 배경과 관련 "이명박 후보가 '이번 대선의 양대 포인트는 박근혜와의 화합, 네거티브 공작 분쇄인데, 박근혜와의 화합은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네거티브 공작 분쇄를 좀 해달라'고 부탁을 했다"고 설명했다.

 

박근혜 전 대표가 이명박 후보에 대한 명확한 지지를 선언하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이명박 후보 진영의 일부 못된 무리들이, 또 일부 잘못된 사람들이 이명박 후보를 오도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한 뒤, "거기에 대해 박 전 대표가 진정성이 부족하다면서 발을 뺀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홍 의원은 "박 전 대표는 기회주의적인 정치인이 아니기 때문에 BBK 사건 때문에 (지지를) 주저한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태그:#이명박, #김경준, #박영선, #홍준표, #BBK 주가조작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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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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