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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요동치던 대선정국의 안개가 조금씩 걷혀가고 있다.

 

이번 주에는 대선판도에 큰 영향을 줄 3대 변수가 기다리고 있었다. 박근혜 전 대표의 입장 표명, 범여권 후보단일화 여부, 그리고 김경준씨의 귀국이 그것이었다.

 

그 가운데서 두 가지 변수는 가닥이 잡혔고, 이제 '김경준 변수'만이 활활 타오르며 이번 대선의 마지막 변수로 자리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대 고비 넘긴 한나라당 내분

 

"이회창 후보의 출마는 정도가 아니다."

 

박 전 대표의 이 한마디 말이 한나라당의 내분을 봉합시켰다. 물론 박 전 대표가 이명박 후보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의사를 밝힌 것은 아니었지만, 최소한 이회창 후보의 손을 들어주는 일은 없다는 점은 분명히 한 것이다.

 

한나라당이나 이명박 후보로서는 우려했던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게 되었다. 거기에다가 박 전 대표측 의원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어제(12일) 있었던 대구-경북 지역 필승결의대회에는 이 지역의 '친박' 의원들이 모두 참석했다. 박 전 대표가 직접 나서지는 않았지만, '박근혜 사람들'이 움직이는 상황까지는 온 것이다.

 

이명박 후보 입장에서는 물론 박 전 대표가 앞에 나서주기를 원하고 있지만, 일단은 이 정도 수준이라도 다행으로 여길 상황이다.

 

더 나아가 박 전 대표가 이명박 후보의 손을 잡고 전국을 다닐 것인가 여부는, 시간이 좀더 지나야 가늠될 것으로 보인다. 김경준씨 귀국 이후의 상황, 이명박 후보측의 태도, 공동유세 효과의 극대화 시점 등의 변수를 고려한 뒤, 공식 선거전 돌입 이후에나 이루어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어제 있었던 박 전 대표의 입장표명은 이회창 후보 지지율의 상승을 제어하는 결과를 낳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근혜-이회창 연대설'이 이제 자취를 감추게 됨에 따라, 20%대 초반을 유지했던 이회창 후보의 지지율은 당분간 약보합 상태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지지층의 부분적인 이탈도 예상되지만, 고정적 지지층이 존재하는 상태에서 이회창 후보의 지지율이 당장 급락하는 상황까지 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명박·이회창 두 후보의 지지율 변화추이는 결국 '김경준 변수'에 의해 가려지게 될 상황이다.

 

김경준씨 귀국 이후 이명박 후보에게 아무 일이 없다면 이회창 후보의 지지율 하락이 예상되고, 반대의 경우에는 상승을 예상할 수 있다.

 

범여권 통합, 지지율 제한적 상승 예상

 

여기에 범여권 후보단일화라는 또 하나의 변수가 정리되었다. 원칙없는 졸속통합에 따른 역풍에도 불구하고, 정동영- 이인제 후보단일화가 이루어지면 단일후보의 지지율은 일정 정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정동영·이인제 후보가 갖고 있는 지지율이 합해지고, 여기에 어느 정도의 단일화 효과를 감안하면 약 20%에 육박하는 지지율은 확보할 가능성이 있다.

 

물론 통합에 따른 범여권의 전통적 지지층 복원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턱없이 부족한 지지율이지만, 일단은 회복의 계기정도는 마련해 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정도로는 역부족이다. 정동영 후보의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문국현 후보와의 단일화를 이루려고 할 것이다. 정 후보측에서는 연정이나 가치를 통한 단일화라는 명분을 제공하면서 문 후보와의 단일화를 적극 모색할 것이다.

 

문제는 문 후보의 선택이다. 현재까지는 문 후보가 원칙없는 단일화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문 후보 역시 지지율의 하락 추세 속에서 독자행보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상황이다. 김경준씨 귀국 이후 정국상황의 변화에 따라 후보단일화에 대한 압박이 확산될 경우에는 문 후보가 단일화에 응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만약 문 후보까지 범여권 후보단일화에 합류하는 상황이 될 경우, 범여권 단일후보의 지지율은 25%대를 상회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소한 이회창 후보를 제치고 이명박 후보와의 양자대결 구도를 다시 만들어낼 수 있는 발판은 되는 셈이다.

 

마지막 남아있는 최대 변수, 김경준 귀국

 

그러나 범여권세력이 자력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여기까지이다. 범여권이 아무리 후보단일화를 한다해도 자력으로 지지율 30%를 넘어서는 것은 불가능해 보이는 상황이다.

 

범여권이 마지막으로 기다릴 수 있는 것은 김경준씨의 귀국 이후 이명박 후보의 지지율이 하락하는 상황이다. '진인사대천명'의 상황이라고나 할까.

 

김경준씨가 파괴력이 큰 새로운 내용을 제시하여 이명박 후보의 지지율이 상당 폭으로 하락하고, 중도성향 이탈층의 일부가 범여권 단일후보에게 이동하는 상황이 생겨나면, 판세는 '이명박-범여 단일후보'의 양강구도, 혹은 '이명박-범여 단일후보- 이회창'의 3강구도로 변화될 가능성도 있다.

 

물론 김경준씨가 그럴 정도의 내용을 꺼내놓는다는 가정 위에서 가능한 경우이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 실제상황이 될지는 미지의 영역이라 할 수 있다.

 

현실적인 가능성이 그리 크지 않을 수 있고, 범여권세력의 일방적인 '기대'로 끝날 수 있는 경우이다. 그래도 범여권세력에게는 '김경준의 귀국'이 이번 대선의 마지막 희망일 수 있을 것이다.

 

박근혜 전 대표의 선택, 범여권 후보단일화 문제는 이제 어느 정도 윤곽을 드러낸 상황이 되었다. 그러나 김경준의 귀국이라는 뜨거운 사안이 아직 남아 있다. 싱겁기만 했던 17대 대선이었지만, 그래도 끝까지 가봐야 아는 것은 이번도 예외는 아닌 듯하다. 선거라는 것은 언제나 그런가 보다.


태그:#김경준, #이명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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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종양 수술 이후 방송은 은퇴하고 글쓰고 동네 걷기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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