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17일 충남 서산시 고북면 가구리 인삼밭에서 트렉터가 뒤에 달린 채굴기로 인삼을 캐내고 인부들이 그걸 주워 박스에 담았다.
▲ 인삼도 이젠 더이상 호미로 캐지 읺는다 17일 충남 서산시 고북면 가구리 인삼밭에서 트렉터가 뒤에 달린 채굴기로 인삼을 캐내고 인부들이 그걸 주워 박스에 담았다.
ⓒ 안서순

관련사진보기


인삼을 캔단다.

17일 오후 2시께 충남 서산인삼조합에서 서산시 고북면 가구리에 있는 황토밭에서 6년근 삼을 캔다기에 좋은 그림이 되겠다 싶어 인삼을 캔다는 밭을 물어물어 찾아갔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웬 트렉터가 인삼두둑을 마구 달리고 있다.

“아니 저게 뭐하는 짓이지? 인삼이 캘 수 없을 만큼 작황이 좋지 못해 숫제 밭 채 통째로 갈아엎고 있는 건가?”

예상치 않은 일에 당혹스럽다. 인삼을 캔다면 사람들이 밭 두둑에 조심스레 올라 앉아  잔뿌리 하나라도 잘릴까 조심해가며 호미질 하며 캐는 것인데 트렉터가 굉음을 내며 마구 밭두둑을 달리다니 얼른 이해가 되질 않는다.

그러나 그게 아니다. 다가가 보니 트렉터는 제대로 인삼을 캐고 있었다. 트렉터가 달리면  뒤에 매단 채굴기가 땅을 깊게 파내며 신기하게도 인삼만 골라 밭두둑에 올려놓는다. 그러면 옆으로 비켜 길게 한 줄로 늘어 서있던 인부들이 달려들어 커다란 플라스틱 박스에 주워 담는다.

그리고는 또 달려오는 트렉터를 피해 밭고랑에 서 있다가 지나가면 이내 다시 달려들어 주워 담는 일을 되풀이 한다. 이제 인삼밭에서 호미는 없어진 것이다. 인삼 채굴기가 처음 등장한 것은 5~6년 전 일이지만 일반 인삼농가에 까지 보편화된 것은 2~3년 전부터다.

인삼을 더 이상 호미로 캐내지 않는다. 캐내는 것은 트랙터가 하고 사람들은 박스에 주워 담기만 하면 됐다.
▲ 트랙터가 지나간 자리에서 인삼을 주어 박스에 담을 준비를 하고 있는 인부 인삼을 더 이상 호미로 캐내지 않는다. 캐내는 것은 트랙터가 하고 사람들은 박스에 주워 담기만 하면 됐다.
ⓒ 안서순

관련사진보기


사람 손으로 캐면 50명이 1000㎏ 미만을 캐내는데 비해 트랙터에 달린 채굴기는 1만㎏이상을 캐낸다고 한다. 게다가 손으로 캐면 뿌리가 잘린다던지 잘못해서 호미로 몸체를 찍어 상품가치가 떨어지는 일이 많지만 채굴기는 호미보다 훨씬 깊이 파내어 여간해서는 그런 손상을 입는 일이 없단다.

트랙터의 채굴기를 사용해 인삼을 캐낼 경우에는 9900㎡당 인건비(남자6~7만원.여자 3만원)를 합쳐 모두 150~160만원 정도 들지만 순수하게 사람의 손에 의지할 경우 그것에 4배인 450만원이 든단다.

이날 수확하는 인삼의 작황을 살피러 나왔다는 서산인삼조합의 김낙영 조합장은 “사람으로 캐면 기계에 비해 훨씬 능율이 떨어지기도 하지만, 보세요, 오늘 여기 오신 사람들 보시면 거의 70대 노인들이에요, 인력을 구하기가 참 어렵습니다, 그러니 기계 힘을 빌릴 수밖에 별다른 방법이 없고 이렇게 해서 개발된 게 ‘인삼 채굴기 거든요”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트렉터가 들어갈 수 없는 경사가 급한 밭이나 소규모 인삼밭을 제외하고는 이제 호미로 인삼을 캐는 시기는 지나갔다”며“ 전에는 논에 손으로 모내기를 하고 낫으로 벼를 베었지만 지금은 모두 기계로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인삼농사도 많이 기계화가 됐다”고 덧붙였다.       


태그:#인삼, #서산인삼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