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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선 진맥에선 초대 손님을 모셨다.

 

최근 여권의 취재원들을 만나면 종종 인사말처럼 "진맥 좀 해보시라"는 말을 듣는다. 기자를 놀리려는 심사도 있고, 다른 한편 작금의 대선 판에 대한 자조도 배어 있었다. 나 역시 '농'으로 응수하고 만다. "시체에 맥박 뛰는 거 봤어요?" 달리 가보기로 했다.

 

실제로 '질서있는 퇴각론'이 이른바 범여권 진영에 어른거리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다음 대선, 다다음 대선에서도 연전연패"라며 아름다운 패배를 대비하자는 주장이다. 조희연 교수(성공회대 사회학)는 "향후 신개발주의 정부를 상대로 싸울 밑천을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통합신당의 대선 후보로 확정된 직후 정동영 후보가 "패배주의를 날려버리자"며 치유와 통합을 역설한 건 이같은 저간의 민심을 반영한 것일 터.

 

<한겨레신문> 정치부 선임기자로 국회를 출입하고 있는 성한용 기자(49)에게 물었다. 그는 93년 이후 대부분의 시간을 정치부에서 보낸 베테랑 기자다. 김종구 편집국장(50)과는 한겨레 입사동기. 부국장과 논설위원 제안도 있었지만 그는 '현장'을 택했다. 그렇게 생겨난 직함이 '선임기자'다

 

"신문이 맛이 갔다. 신뢰를 하지 않는다. <한겨레>도 똑같다는 말이 나온다. 신문을 살려야 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래서 비슷한 연배의 선배나 동기들과 짰다. '우리 내려가자. 위(간부)에 자리도 별로 없지 않냐. 우리끼리 경쟁하지 말고 싹 비워주자' 다들 '멋있다' '좋다' 했다. 우리의 제안을 회사도 흔쾌히 받아들였다."

 

서로가 윈-윈 하는 방식이었다. 그래서 성공했나? 그는 성공 여부를 판단할 단계는 아니라며 "제도를 좀 더 이어갈 수 있는 정도"라고 신중하게 답했다. 쉽지 않은 문제다. 현장의 어린 기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호흡을 맞추기 위해선 쌍방의 배려와 노력이 필요하다.

 

그는 취재 현장에 충실한 기자다. 타사 후배기자들의 "노구를 이끌고 나오셨냐"는 말을 인사말처럼 듣는다. 휴일 당직과 야근도 빠지지 않는다. 정보 공유는 물론, 기사의 경중을 가리지 않고 팀의 상황에 자신을 맡긴다.

 

성 기자는 "한겨레였기에 가능한 제도"라며 "동료기자들에게 고맙다. 아부가 아니"라는 말을 덧붙였다. 진심이 배어 있었다. "사실 선배 '왕따'시키는 거 간단한데 우리 후배들은 안 그러더라."

 

'이명박 현상'..."유권자들의 착각, 그래도 할 수 없다"

 

성한용의 '기자론'은 기사 말미에서 좀 더 부연하기로 하고, 현재 대선 구도가 '이명박 대 이명박'이 된 현실에 대한 그의 진단을 듣기로 하자.

 

연전에 한 토론회('대통합민주신당의 과제와 미래')에 패널로 참석한 성 기자는 "한나라당의 지지율이 50%를 넘나들고 있는 현상은 정상적인 정당의 틀로 한국 정치와 정당을 분석하는 데는 한계가 있음을 말해준다"며 세 가지를 꼽았다.

 

약술하면, 우선 구조 문제다. 진보-보수의 합리적 대결을 원천봉쇄한 분단현실, 그리고 박정희 정권 이후 영호남 불균형 성장, 1990년 3당 합당 이후 보수=영남, 개혁진보=호남이 돼버린 정치 구조.

 

그 결과 영남보다 인구가 적은 호남과 개혁진보세력을 기반으로 한 정당은 신민당→평민당→민주당→국민회의→새천년민주당→열린우리당 등으로 끊임없이 이합집산을 거듭해왔고 이는 집권을 노려야 하는 소수집단의 몸부림이었다.

 

여기에 IMF 이후 양극화가 진행되면서 '이명박'에 투영된 유권자들의 착각이 가세했다. '그래도 이명박이 되면 달라지지 않을까?'

 

끝으로 '이른바 범여권'의 리더십 부재다. 신당의 대선 후보들은 왜 내가 대통령이 되어야 하는지 국민을 납득시키지 못하고 있다.

 

좀더 자세하게 묻고 싶어졌다. 16일 국회에서 만났다. 국회 후생관 쪽에 작은 찻집이 있다. 싸고 맛이 좋다. 각자 십전대보차를 앞에 놓고 인터뷰를 시작했다.

 

"'문제는 경제' 나는 동의하지 못하지만"

 

"이명박이냐 아니냐." 성한용 기자가 보는 이번 대선의 기본 구도다. 이명박에 대한 '맹목적 지지' 현상을 보는 분석이 흥미롭다. "국민들이 '좌파정권 심판하자'는 한나라당과 조중동의 선전선동에 현혹되어서 범여권의 지지가 이렇게 낮은 게 아니다"고 말한다. "나는 동의하지 못하지만"이라는 전제를 깔고 다음처럼 이어갔다.

 

"권력자에게 다른 역할을 요구한다. 역사적으로 예를 들어보면, 영국의 처칠 수상은 2차 대전을 끝낸 전쟁영웅이었다. 그런데 전쟁 끝나고 사회개혁하자는 요구를 거부했다가 재신임을 받는데 실패했다. 88년 대통령이 된 미국의 부시도 사실은 영웅이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동구권 몰락, 소련 연방이 해체되는 등 사회주의와의 이념대결에서 승리하지 않았나.

 

그런데 미국인들은 냉정하게 날려버렸다. 냉전 체제를 종식시켰지만 미국 내의 재정적자, 무역적자를 해결하지 못했다. '이 멍청아, 문제는 경제야'를 들고 나온 클린턴에게 자리를 비켜주게 된 것이다."

 

'2007 대한민국'도 비슷한 양상이다. 김대중과 노무현 10년 동안 정치개혁, 사회개혁 이뤄낸 업적이 있지만 "당신들 수고했다, 하지만 이제 그만 비켜줘라, 나는 먹고 사는 게 어렵다, 박정희 때부터 이어지는 성장주의자들이 정권을 잡아서 나라를 경영하면 그래도 좀 나아지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지배하고 있다. 수완좋은 사람들이 좀 해봐라?

 

성 기자는 이를 '착각'이라고 지적하면서도 "그런데 할 수 없다,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면 그렇게 되는 것이다, 피해갈 수 없다"고 말한다.

 

"사람의 심리는 묘한 데가 있다. 앞에 개울이 있다, 내가 건너가다가 빠질 수도 있는데 돌아가지 않는다. 그냥 건너간다. 안 빠지겠지 생각했지만 결국 빠진다. 그제서야 젖은 발을 꺼내 후회한다.

 

노 대통령 보다 이명박이 되면 고생을 더 하게 될 것 같다. 레임덕이 더 빨리 올 수도 있다. 서울시장 하면서는 청계천 등의 업적이 있지만 대통령은 그렇게 단기간에 보여줄 수 있는 게 많지 않다. 지난 10년의 정책 골격을 바꾼다 해도 부작용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명박이 대통령이 되면 본인도 국민도 고생을 많이 하게 될 것 같다."

 

국민들이 착각하는 한 방법은 없다? 대선은 끝난 것일까?

 

성 기자는 이명박이냐 아니냐의 하위 변수로 세 가지를 꼽았다. ▲이명박 검증 ▲후보 단일화 ▲정동영·문국현의 경쟁력. 범여권의 '1% 가능성'은 여기에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이명박 대통령, 레임덕 더 빨리 올 수도"

 

이날 조간에 실린 성 기자의 기사는 범여권의 후보단일화에 관해서였다. 비관론이 우세하다는 전망이다. 그의 표현에 따르면 "자기 정치는 못 해도 정치를 잘 보는" 문희상·김근태 의원의 말이 받침하고 있다. 그러면서 돌연 내게 질문을 던졌다.

 

"정동영·문국현의 지지율이 벌어지는 것, 아니면 지지율이 비슷하게 가는 것. 둘 중의 어느 쪽이 후보단일화가 쉬울 것 같아요?"

 

격차가 벌어지면 일방의 흡수가 쉽지 않을까? 그러나 성 기자는 "나는 거꾸로 봐요"라고 말한다.

 

"지지율이 어금버금 가야 된다. 각자 20% 정도 되고 합치면 40%. 여기에 부동층이 와주면 이명박을 이길 수 있겠다는 확신이 생겨야 된다. 정동영은 25% 정도 되는데 문국현은 10% 정도다? 그럼 어렵다. 문국현은 총선을 향해서 그냥 간다. 단일화 후보가 안될 게 뻔한데  후보자 토론회에서 마이크라도 쥐고 자기 정치를 홍보하려 하지 않을까."

 

문제는 둘의 실력이다. 정동영·문국현 모두 "이명박의 대항마는 나요" 하고 있지만 '이명박 때리기' 이상의 호소력이 없다. 그의 말처럼 "나는 무엇이다"가 없다.

 

"누가 이명박을 이기냐 하는 정치공학적 싸움이 아니라, 내가 대통령이 되면 세상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 정책과 비전을 내놔야 한다. 아직 국민들은 정동영과 문국현이 뭘 하려고 하는지 모른다. 내가 볼 때 둘 다 역량이 약하다."

 

정동영 후보에 대해선 이렇게 평가했다. 

 

"김대중은 감옥에서 노무현은 재야 생활을 오래 하면서 공부할 시간이 있었다. 하지만 정동영은 방송기자를 오래하면서 분주하게 살긴 했어도 공적 영역에서의 쟁점, 이해갈등의 조정, 국가 정책 등 정치인으로서 자기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기간이 없었다. 붕붕 떠 있다. 몽골기병의 기상으로 말 타고 왔다갔다 하는데 왜 그러는지 잘 모르겠고(웃음)."

 

문국현 역시 '준비되지 않은 정치인'이라는 평가다. 한 번은 "문국현의 권력의지가 약하다"는 기사를 썼다가 지지자들의 항의와 악플에 시달렸다.

 

"이해찬은 준비가 안 되어있는데 갑자기 나왔기 때문에 진 것이다. 문국현이 대통령의 야망을 가진 게 언제부터인가? 4~5년쯤부터 준비한 것인가? 정동영은 2002년부터 대통령 될 생각만 했다. 손학규도 마찬가지다. 그런 점에서 권력의지를 지적한 것이다.

 

정치를 안 했던 사람이 정치를 한다 했을 때 국민을 설득할 무엇이 있어야 하는데, 아직 그 증명에 성공한 것 같지 않다. '사기다'고 깔아뭉갤 생각은 없지만 맹목적으로 쏠려갈 때 그게 아닐 수도 있다는 말을 하는 게 기자의 역할 아닌가. 이명박 58%? 이거 세상이 미친 거 아닌가. 이명박이 되면 이런 재앙이 올 수 있다는 기사를 쓰는 게 기자의 본능이고 언론의 역할이다."

 

"노 대통령의 문제는 '태도'... 메시지 거부현상 자처"

 

성한용 기자의 기사는 종종 논란을 일으켰다. 노무현 대통령에 관한 기사가 대표적이다. '참모는 간 데 없고 비서만 나부껴'라는 제목의 '비판' 기사는 청와대측의 반론을 받았고, '노무현은 실패해야 하는가'라는 '옹호성' 칼럼은 강준만 교수의 비판을 받았다.

 

그의 노무현에 대한 시각에는 '정치인의 태도'라는 잣대가 관통하고 있었다. 노 대통령은 '정치인의 원칙'을 우선하는 데 반해. 서로 다른 지점을 강조하는 셈이다. 이 대목에서 그의 목소리는 격앙되었다. 

 

"노 대통령은 '내가 말을 좀 험하게 해도 내용물은 괜찮지 않나' 하는데 틀린 얘기다. 절대 동의할 수 없다. 그런 태도로 집권했나. 집권 전후가 다르다. 그는 겸손했고, 사람들을 울릴 줄 알고, '시골 출신이라 거칠긴 해도 참 따뜻한 사람이구나' 하는 인상을 줬다. 그런데 대통령이 되고 달라졌다.   

 

선출직 공무원은 국민들에게 어떻게 비치는가가 굉장히 중요한 콘텐츠다. 속은 선한데 도둑같이 생긴 사람, 속은 악한데 선하게 생긴 사람, 누굴 찍을까? 후자다. 국민은 진짜 누가 선한지 모른다. 어떻게 하면 말을 선하게 하고 선하게 보일까 연구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 표가 모여서 당선이 되는 것이다.

 

물론 이것만 치중하면 감정정치, 이미지정치가 되지만 내용물은 괜찮은데 왜 내가 불량하냐고 하면서 국민을 야단치는 태도는 동의할 수 없다. 견해가 다른 사람들을 설득하고 이해를 구해야지 왜 야단을 치나? 나는 원칙과 역사에 충실한 사람이라고 자처해서는 안된다. 끊임없이 국민에게 겸손하게 설명해야 한다."

 

노 대통령의 국민을 가르치려는 태도가 결국 "노무현이 얘기하는 모든 것을 거부하는 메시지 거부 현상으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유권자의 수준이 초등학생이면 선생님은 초등학교 교사의 수준에서 설명해야 하는데 대학교수처럼 칠판에 적으라고 호통을 쳤기 때문이란다.
 

변칙도 기적도 없는 2007 대선... "양 진영 밑천 드러날 것"


DJ와의 비교로 이어졌다. 그는 김대중 정부 시절 2년 8개월 동안 청와대 출입을 했고, 그 결과물로 <DJ는 왜 지역갈등 해소에 실패했는가>라는 책을 펴냈다. 저널리스트만이 쓸 수 있는 현장 체험과 정보가 녹아 있는 수작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문제를 있는 그대로 드러낼 기자의 책무"에 충실한 나머지 정치적 스캔들에 휘말리기도 했다.

 

"<중앙>과 <세계>는 당장 작살을 내겠다, <조선>도 두세 달 내에 그냥 안둔다, 국세청 상속세로 뒤집어버리겠다"는 한 수석비서관의 말 등을 있는 그대로 썼다가, 2001년 재보선을 앞두고 출간된 이 책은 조중동의 "거 봐라, 김대중 정권의 언론탄압 증거가 여기 있다"는 정치 공세에 빌미를 제공했다.

 

"나는 DJ 임기 내에 책을 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뒤에서 칼질하는 것은 비겁하다. 그런데 그렇게 이용당할지는 몰랐다. 팩트에 충실했던 것인데 내가 머리가 나쁜가? 순진할 수 있지만 그래도 기록에 남겨야 한다고 생각했다."

 

지역문제에 있어선 노 대통령을 높이 평가했다. "지역문제는 지방출신들이 서울의 중앙권력을 놓고 벌이는 쟁탈전"이라고 정의한 그는 노무현 후보의 수도이전 공약에 대해 "대통령이 되려고 충청도에 선물한 날림이 아니다, 철학이 있는 공약"이라고 평가했다. 그런 점에서 "헌법재판소가 큰 죄악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이어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강력한 중앙집권 체제가 될 것"이라며 반동을 우려했다.

 

반면, '태도의 정치'에 있어서 DJ를 높이 평가했다.

 

"지금은 덜하지만 DJ는 정상배·정략꾼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나쁜 사람으로 인식이 박혀 있었지만 호남에서의 영향력은 크다. DJ는 호남 민심을 존중하는 태도를 취했다. '광주는 민주화의 성지다' '역사적으로 호남은 올바른 선택을 해왔다' '내가 부족해서 선거에 졌지만 당신들의 선택을 옳았다'는 식으로 민심을 받들었다."     

 

김대중, 노무현으로 이어지는 민주정부 10년을 지켜봐온 성한용 기자. 그는 세 번째 겪는 2007 대선은 어떤 의미일까?

 

"우리나라는 정치적으로 후진국이다. 이것부터 인정하고 시작하자. 절차적 민주주의의 완성? 나는 동의할 수 없다. 아직도 걸음마 수준이다. 정치는 압축성장이 없다. 겪을 것 다 겪고 가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선거는 서로의 밑천을 확인하는 선거가 될 것이다. 더 이상 변칙과 기적이 통하지 않게 되었다. 영남과 한나라당을 기반으로 한 수구보수의 카르텔 vs  호남을 비롯한 합리적 보수와 개혁, 진보진영의 본전이 어떤 것인지 고스란히 드러나지 않을까 싶다."

 

'차분하면서도 차갑게' 이번 대선을 바라보는 시선이 느껴졌다.

 

성한용의 기자론 "오래하면 된다, 그리고 착해야 돼" 

 

마무리할 때다. '선배' 기자 성한용에게 몇 가지를 물었다. 그의 기사는 문장이 짧고 직설적이다. 기자로선 위험부담이 큰 글쓰기다. 특히 전망과 분석이 많은 정치 기사에서는. 

 

"비겁하기 싫어서다. 여기저기 빠져나갈 구멍과 조건을 달아 '~알려졌다' '~전해진다'는 식의 문법을 안 좋아한다. 실수를 하더라도 정면으로 쓴다. 내 본전으로 정직하게 승부하고 싶어서다. 기사를 왜 쓰나. 독자들이 궁금한 걸 풀어주기 위해서 아닌가."

 

분석이 엇나가 창피한 적도 많았지만 '정직'하고 싶단다. 그를 보면서 한 가지, 질투가 나면서도 부러운 게 하나 있다. 여간해서 멘트 받기가 쉽지 않은 중진 의원들도 성한용의 전화에는 늘 '콜백(회신)'을 해준다.

 

"나이든 기자에 대한 취재원들의 예우이겠지요. 적어도 내 앞에서는 거짓말을 안 해요. 사실 모든 기자에게 그래야 하는데, 나는 초선 때부터 그들을 봐왔기 때문에 거짓말 못하는 거지요. 그런데 대부분의 기자들이 연조가 짧으니까 자기 홍보로 이용해 먹는 경우가 많은데…."

 

그의 후배 기자들에 대한 주문은 간단하다. "오래 하면 된다!"

 

"정년 55세까지 기껏해야 기사를 쓸 수 있는 기간은 25~30년이다. 한 분야만 하면 딱 맞다. 어딜 왔다갔다 하나? 경력 관리? 왜 하나? 뭐든지 오래 하는 놈이 잘 한다."

 

오래 전에 읽은 어떤 칼럼에서 강준만 교수는 "왜 우리나라에는 머리가 희끗희끗한 기자가 없는가"라며 통탄한 것을 기억한다.

 

두 시간여의 인터뷰를 마치고 국회의사당 문을 나서면서, 성 기자는 마지막으로 이런 말을 중얼거리듯 뱉었다.

 

"기자·관료·정치인처럼 공적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착해야 돼요. 사람이 혼자 사는 게 아니거든. 다른 사람에게 배려하고 나눠줄 줄 알고 따뜻하게 대할 수 있어야 돼요. 결국은 착한 사람이 이겨요. 순간적으로 작은 것 챙기는 사람들은 오래 못 가 밑천이 드러나요. 기자도 착해야 돼."


태그:#이명박 현상, #정동영, #문국현, #후보단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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