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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교육청이 '개방형 자율학교 시범학교' 추천을 위한 공모를 하면서 서류 준비기간을 충분히 제공하지 않아 애꿎은 일선 해당학교만 피해를 보는 것 아니냐는 비난이 일고 있다.

 

대전시교육청은 지난 1일 대전지역 모든 고등학교에 '2008학년도 개방형 자율학교 시범운영 신청 안내'라는 제목의 공문을 내려 보냈다.

 

개방형 자율학교란 교육부가 지난해부터 시범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정책으로, 주입식 입시교육 및 획일화된 학사일정을 탈피하여 인성교육을 중점으로 학교를 운영하는 일종의 대안학교 형식의 사업이다.

 

이 학교는 공모교장을 통해 학교운영을 위탁하고, 학생모집도 선지원 후배정 형식으로 별도로 뽑게 된다. 이 학교는 무학년제 운영도 가능하다. 교육부는 지난해 4개 학교를 선정, 운영 중에 있다.

 

문제는 대전시교육청이 일선학교에 보낸 공문에는 4일까지 구비 서류를 갖춰 신청하도록 되어 있던 것. 3일이 개천절 휴일인 것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 준비할 시간이 이틀뿐인 셈이다.

 

일선학교가 신청서를 제출하기 위해서는 개방형 자율학교 시범운영신청서와 함께 사립학교의 경우 학교법인 운영 현황, 학교운영 성과보고서, 학교경영계획서 등을 함께 제출해야 한다.

 

이외에도 학교구성원의 시범운영 의지를 확인하기 위해 '학교운영위원회' 또는 '이사회 회의록' 등을 증빙자료로 제출토록 하고 있다. 최소한 1주일 전에는 공고를 통해 열어야 하는 이사회나 운영위원회의 회의 시간이 물리적으로 절대 불가능한 것.

 

대전시교육청은 교육부로부터 지난 9월 11일 이와 같은 공문을 받아 놓고도 20여일을 가지고 있다가 뒤 늦게 일선학교로 이를 다시 내려 보냈다. 교육청은 4일까지 신청 받아 5일 오전 심사한 뒤 1개교를 선정, 오후에 교육부에 추천한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교육청의 늑장 행정을 놓고 해당학교에서는 부실한 준비로 인해 대전지역 학교만 피해를 보는 것 아니냐는 불만과 함께 특정학교에만 미리 정보를 주어 준비하도록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A학교 관계자는 "2~3일 내에 이 모든 서류를 준비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고, 4일까지 접수받아 5일 오전에 심사한 뒤, 오후에 교육부에 추천한다는 교육청의 계획도 부실심사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며 "특정학교에만 미리 정보를 준 것 아닌지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전교조대전지부 관계자도 "교육청의 지연행정으로 인해 일선학교에 충분한 기회가 주어지지 않거나, 학교 간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 올 수 있다"며 "학교현장과 행정기관과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이러한 행위에 대해 교육청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대전시교육청은 행정이 지연된 데에 대해서는 책임을 통감하면서도 이로 인한 불이익은 없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교육정책담당관실 관계자는 "개방형 자율학교의 운영 취지가 인성교육에 중점을 둔 학교운영으로 관내 학교 운영자나 학부모 등의 정서에 부합하기 어렵다고 판단, 이를 고민하느라 시간이 늦어졌다"며 "그러나 뒤 늦게 이를 준비하는 학교가 있다는 얘기를 듣고 다소 늦게 공문을 보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구비서류를 준비할 시간이 촉박한 것은 사실이지만, 추후 서류보완과 학교운영자 인터뷰 등을 통해 이로 인해 심사에서 불이익을 받지는 않도록 할 것"이라며 "특정학교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의혹은 절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태그:#대전시교육청, #개방형 자율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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