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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이 대통합민주신당으로 흡수통합되는 것을 반대하며 독자적인 대선 행보를 걸어 온 김원웅(대전 대덕) 의원이 출마를 포기하려는 듯 한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김 의원은 20일 오후 '가까운 벗들에게 보내는 편지'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통해 "참 망연하다, 저를 아껴주신 그 모든 분들께 죄스러울 뿐"이라며 "좋은 인연들이니까 언젠가 좋은 일로 다시 함께 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고 말해 결심이 섰음을 내비쳤다.

 

그는 이메일을 안도현 시인의 <첫사랑>의 구절로 시작했다.

 

그 여름 내내 장마가 다 끝나도록
나는 봉숭아 잎사귀 뒤에 붙어있던
한 마리 무당벌레였습니다.
비 그친 뒤, 꼭 한 번 날아보려 했지만
그 땐 뜰 안 가득 성큼
가을이 들어와 있었습니다.
......

 

이렇게 시작한 그는 "안도현 시인의 이 시가 유독 눈에 밟혔다"고 심경을 밝혔다.

 

그는 "열정적으로 신선하게 출발했던 열린우리당이 지난 여름 초라하게 사라졌다"며 "사내는 우는 게 아니라 배웠는데, 눈물이 뚝, 떨어졌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이어 "당원이었던 사람으로서 참 부끄럽다, 참여정부의 인기가 떨어졌다고 그간 여당에 몸담아왔던 사람들이 내가 아니고 노무현대통령이 잘못했다고 말한다"며 "참 비겁한 일"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또 "제가 흡수통합에 반대했던 것은 열린우리당에 대한 '미련'때문이 아니라 그것이 그저 '도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손학규는 참여정부를 부정해도 괜찮겠지만, 김원웅은 그래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솔직히, 억울한 점도 있다, 여정부의 업적이 과도히 평가절하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국민들이 진실을 제대로 알게 되면, 언젠가는 참여정부에 대한 평가도 달라질 때가 있을 거라 믿는다"며 "신당은 열린우리당과는 '다른' 정당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만들어진 정당"이라고 대통합신당을 겨냥했다.

 

그는 이어 "이런 신당에서 지난 5년간 참여정부와 함께 집권당에 몸담아온 제가 대통령후보로 나서는 것이 마음이 편할 수 없었다"며 "그래서 망설이다 대통합민주신당의 대선후보등록을 포기했다"고 독자행보를 걷게 된 경위를 설명했다.

 

그리고는 "열린우리당 창당대열의 맨 앞줄에 서 있었던 제가 열린우리당 몰락의 책임으로부터 어떻게 자유로울 수 있겠느냐"며 "참여정부의 공과를 안고, 열린우리당의 대통령후보가 되고 싶었던 저는... 참 망연하다, 저를 아껴주신 그 모든 분들께 죄스러울 뿐이다"고 자신의 속내를 털어놨다.

 

그는 끝으로 "좋은 인연들이니까 언젠가 좋은 일로 다시 함께 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태그:#김원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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