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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대학교 총동문회 상징탑복원추진위원들이 총장실을 점거하고 농성을 벌이고 있다.
 한남대학교 총동문회 상징탑복원추진위원들이 총장실을 점거하고 농성을 벌이고 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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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대가 발간한 개교 50주년기념 사진집에 실린 상징탑 모습(왼쪽)과 현재 철거되어 운동장 근처에 복원중인 상징탑 공사 현장(오른쪽)
 한남대가 발간한 개교 50주년기념 사진집에 실린 상징탑 모습(왼쪽)과 현재 철거되어 운동장 근처에 복원중인 상징탑 공사 현장(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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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교의 발전을 위해 결성된 총동문회가 총장실을 점거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대전에 위치한 한남대학교에서 벌어지고 있는 풍경이다.

한남대학교총동문회(회장 이재선)는 19일 오후 "상징탑을 원상 복구하라"며 무기한 총장실 점거농성에 들어갔다.

사태의 발단은 한남대가 학교의 중앙에 위치한 상징탑을 철거 한 후 이전하는 공사를 시작하면서부터다.

상징탑은 지난 1986년 개교 30주년을 맞아 동문들의 모금으로 건립한 조형물로 15미터 높이에 상단부에는 학교의 상징인 '황금독수리'가 있다.

한남대는 '교통흐름 방해'와 '안전성'을 이유로 상징탑을 종합운동장입구 쪽으로 이전키로 하고 현재 공사를 진행 중이다. 이미 기존 상징탑은 모두 철거했으며 이전하는 곳에서는 한창 복원공사가 진행 중이다.

상징탑이 이전 된 곳에는 상징탑과 비슷한 규모의 분수대가 설치됐다.

이를 두고 총동문회는 학교의 상징을 내팽개치고, 동문들의 마음에 상처를 입혔다며 원상복구를 외치고 있다. 특히, 이상윤 총장이 동문들과의 면담에서 공사중지를 약속했으면서도 바로 다음날 공사를 강행했다며 울분을 토하고 있다.

20일 오전 총장실에서 만난 유병희 상징탑복원추진위원은 "상징탑은 20여 년 전 1000여명의 동문들이 십시일반 돈을 걷어 만든 것으로 수천 수만 명 동문들의 혼과 마음이 담겨 있다"며 "학교에 들어서는 순간 상징탑이 사라진 것을 본 동문의 한사람으로서 눈물이 났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이어 "상징탑은 말 그대로 한남대의 상징으로 그동안 모든 홍보자료 등에 제일 앞서서 홍보하던 건축물이고, 유무형의 큰 자산"이라며 "설사 상징탑이 원상복구가 된다고 하더라도 동문들에게 입힌 상처는 결코 아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 위원은 또 "지난 11일 총동문회 회장단과 상징탑 원상복구 추진위원들이 이상윤 총장을 면담하고 상징탑 이전에 항의하자 '공사를 중단하겠다'고 약속을 했다. 그러나 다음날 공사는 계속됐다"며 "총장이 동문들을 상대로 거짓말까지 하면서 공사를 강행하는 저의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동문은 "지금 설치된 분수대도 교통흐름을 방해하기는 마찬가지고, 안전성은 보완하면 되는 것인데, 왜 그렇게 상징탑을 옮기려고 하는 지 이해할 수 가 없다"며 "특히, 학교가 이제 와서 갑자기 설문조사를 했다고 하는 데 그런 이야기는 처음 듣는다"고 말했다.

학교 측 “충분한 의견수렴 있었다... 동문회에 공문 보냈지만 답변 없어”

상징탑이 사라진 한남대 캠퍼스 중앙에는 분수대가 설치됐다.
 상징탑이 사라진 한남대 캠퍼스 중앙에는 분수대가 설치됐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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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학교당국은 상징탑 이전에 대해 충분히 의견수렴을 했다고 주장한다. 상징탑 이전에 관한 논의는 교통흐름 방해, 노후화로 인한 안전성 문제, 학교전경 시야 장해 등의 이유로 수년 전부터 거론되어 온 문제라는 것.

특히, 동문회에는 2005년과 2007년 두 번에 걸쳐 상징탑 이전에 관한 의견을 달라는 공문을 보냈지만 답변이 없었다는 것이다. 학교는 이를 이견이 없는 것으로 받아들여 공사를 시작했고, 뒤늦게 동문들이 이를 반대하고 나섰다는 주장이다.

행정절차에 있어서도 일반교수와 동문 등이 포함된 '건설공간위원회'에서 충분히 논의했고, 교무회의 등을 거쳐 공사를 시작한 것이기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더욱이 지난 19일 동문회 대표들과 학교대표들이 만나 원상복구를 포함한 더 좋은 방법을 강구하자는 데 의견을 모아서 '소위원회' 형태로 10월초에 논의하기로 해 놓고, 갑자기 총장실 점거에 나서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학교 측 한 관계자는 "총장이 비리를 저지른 것도 아니고, 학교를 팔아버리는 것도 아닌데, 동문들이 총장실을 점거하고 나선 것은 또 다른 속셈이 있는 것 아니냐"고 의혹을 내비치기도 했다.

한편, 한남대 동문들은 지방일간지의 보도행태에 대해서도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대전충남지역에서 발행하는 <중도일보>는 20일자 기사에서 이번 사태에 대해 양측 의견을 소개한 글을 실었다.

문제는 다른 두 개 대학의 사례와 묶어서 "지역대 동문회, 제3의 권력기구로 등장?-학교 인사 간섭·행정에 딴지도… 친목자문 넘어 '힘겨루기' "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내보냈다는 것.

이에 대해 유 위원은 "우리가 무슨 권력기구이고, 무슨 학사행정에 관여한다는 말이냐"며 "지방언론이 사실을 보도하지 않고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 처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태그:#한남대, #상징탑, #총장실점거농성, #한남대총동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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