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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기운으로 전투를 치를 수 있을까요?"

 

12일 점심시간. 계룡시 두마면의 한 식당이 점심을 먹으러 온 군인들로 빼곡히 들어찼다.
마치 군식당을 방불케 해 군부대 안에 들어온 양 착각을 불러 일으켰다.

 

홀에는 앉을 자리 조차 없어 뒷문으로 나가 방으로 들어가려는데 한 무리의 군인들이 방안에서 식사를 하며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대낮부터 술이라니? 아직도 오후 일과가 남아있을 텐데 술을 먹고 과연 제대로 일을 할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리하여 전화를 하는 척 하며 밖으로 나가 가지고 있던 휴대폰으로 술 먹는 장면을 찍었다.

 

옆방에서 밥을 먹다가 이야기 하는 것을 들어보니 자세히 들리지는 않았지만 특별한 일이 있는 것도 아니고 평소와 같이 업무와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는 일상적인 점심식사였다.
그렇다면 이번뿐만 아니라 다른 날에도 점심식사를 하며 술을 기울였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특별한 일이 있어도 그렇지 대낮부터 술을 마신다는 것 자체가 잘못된 일이다. 특히나 국방의 중심에 서 있다는 계룡대 간부들이 말이다.

 

30여분쯤 지났을까? 군인들이 식사를 마치고 나간 방에 가보니 2병의 소주병이 완전히 빈 채로 테이블 위에 놓여 져 있었다.

 

병의 숫자가 중요한 게 아니다. 일과시간에 술을 먹었다는 것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말이다. 벌건 얼굴을 하고 사무실에 들어가 무슨 일을 하겠는가?

 

군대에서 흔히 쓰는 말 중에 이런 말이 있다.

 

"天下雖安 忘戰必危(천하수안 망전필위)" 천하가 아무리 태평하다 하더라도 전쟁을 잊으면 반드시 위기에 처한다.


이는 곧 준비된 자, 즉 전투준비태세를 갖춘 군대만이 승리할 수 있다는 만고불변의 진리를 강조하고 있는 말이기도 하다. 병사들에게는 이런 말을 수시로 강조하면서 간부라는 사람들이 대낮부터 술을 마시다니 한심할 따름이었다.

 

이제 얼마 있으면 건군 제59주년 국군의 날을 맞이하게 된다. 이렇게 우리 군은 벌써 반세기를 훌쩍 지나 이제는 성숙한 모습으로 세계 강군으로 도약하려 하고 있다. 이런 때일수록 더 정신차려서 대한민국 국군이 선진 국군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

 

한 편에서는 신뢰받는 국군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 구슬땀 흘리며 노력하고 있는데, 또 다른 한 편에서는 이러한 노력들을 무색케 할 만큼 흐트러진 군의 모습을 보여준다면 국민들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꼴 밖에 될 수 없다.

 

"함께해요 대한강군!"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오는 10월 1일 강군의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주겠다는 대한민국 국군이지만 어떤 행사 때만, 누구에게 보여줄 때만 "강군!" 하지 말고 평소부터 국민을 위한 군대, 강한 군대, 강한 군인의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해 본다.


태그:#계룡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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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의 지역신문인 태안신문 기자입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밝은 빛이 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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