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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롱뇽 후보는 이미 한국에서 생명 평화의 상징입니다. 도롱뇽 후보로 인해 동물권 소송이라는 개념이 생겼고 또 장기간의 투쟁으로 얻은 노하우와 조직력이 있습니다. 만약 동물 선본에서 도롱뇽 후보에게 러브콜을 보낸다면 후보 단일화 논의도 할 수 있습니다." - '도롱뇽 선본' 이재용씨

 

"현재 각국의 동물권리 보호론자들이 초록당에 결집하고 있다. 독일의 경우에는 이미 헌법 20조에 동물의 생명권리에 대해 규정하고 있다. 이제 인간만을 위한 생명윤리를 생각하는 시대는 지났다. 대세는 동물의 생명권이다. 도롱뇽 선본이 대통합 의도가 있다면 오히려 우리 쪽에서 도롱뇽 선본을 흡수통합할 생각이다." -'동물 선본' 신승철씨

 

"아니다. 어린이 후보야말로 시민들의 적극적 지지를 얻을 것이다. 도롱뇽 후보나 동물 후보는 직접 자신의 어려움이나 미래에 대해 논할 수 없지 않은가. 대중이 쉽게 납득할 수 있는 후보는 어린이 후보다." - 정호 초록당(준) 경선관리위원장

 

도롱뇽 후보와 동물 후보? 선뜻 이해가 되지 않는다. 또 대통합이니 단일화라니 이제 국민 모두의 귀에 익숙한 단어이건만 왜 도롱뇽이 동물과 단일 후보를 내나?

 

"초록가치에 동의한 모든 생명과 상징물들도 입후보 할 수 있다"

 

초록당(준) 후보자 자격조건

 

첫째. 초록가치에 동의한 동물, 식물을 포함한 모든 생명과 생명가치를 표방하는 상징물들도 입후보 할 수 있다.

 

둘째. 모든 후보 신청자는 초록의 가치에 부합하는가와 실천의지에 대해 경선관리위원회의 기본 검증을 거친다.
 
초록의 8대 가치는 다음과 같다. '생명', '평화', '풀뿌리', '지구', '나눔', '미래', '성평등', '다양성'

이들은 초록당(준)의 2007년 대선 예비후보들이다. 11일 오전 11시 30분 충정로 돈의빌딩 1층 한백교회에서 열린 초록당(준) 발족식과 대선초록후보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정호 초록당(준) 경선관리위원장은 지금까지 예상되는 예비 후보들을 미리 소개했다.

 

"지금까지 등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예비 후보는 도롱뇽, 자전거, 밥, 침뜸, 어린이, 동식물이다. 후보 등록은 11일부터 19일까지 가능하며 오는 10월 20일 창립준비위원회 발기인 대회 때 초록당(준) 대통령 후보를 선출할 계획이다."

 

모두 '사람'이 아니다. 도대체 초록당(준)의 후보자 자격조건이 어떻길래 이들이 후보가 될 수 있는지 살펴봤다.(박스 참조)


진보와 개혁에 대해 초록의 독자노선을 선언한다

 

초록당(준)이 선거권이 없는 이들을 굳이 대선 후보로 추대한 까닭은 다음과 같다.

 

"초록의 후보들은 뭇 생명들이 선거권을 갖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선거를 초록가치를 말할 수 있는 광장으로서만 생각할 뿐, 권력에 이를 수 있는 절차적 과정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모든 후보들이 개발을 통한 성장정책을 동의하고 있는 상황에서 근대정치를 비틀고, 반정치의 정치를 통해서 기성정치권이 가지고 이는 위치와는 다른 초록정치를 대중들에게 보여준다는데 의미가 있다."

 

초록당(준)은 이를 통해 대선공간에서 초록 '대안'의 가치와 전망을 확산해 2008년 총선 참여의 의지를 높이고 있다. 실제로 오는 10월 초록당 창당준비위를 발족한 뒤 내년 1월에는 초록당을 창당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사실 초록당(준) 건설 시도는 몇년 전부터 있어왔다. 사실상 2002년에는 녹색평화당을 창당하기도 했고 2002년 5월에서는 고양, 부산, 서울 등에서 기초의원 15명이 당선되는 큰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그러나 그 성과는 오래 가지 못했다. 작년 5월 지방선거에 21명의 풀뿌리 초록후보가 출마했지만 과천과 춘천의 2명을 제외하고 모두 낙마했다.

 

초록정치연대 상근활동가인 주요섭씨는 "작년 지방선거 때 기초 정당공천제가 시행되면서 원래 초록 후보로 당선됐던 이들 중 일부가 다른 정당으로 옮기는 등 초록정치의 성과가 무너졌다"고 고백했다.

 

"이 과정 속에서 두 가지를 깨달았다. 정치조직이 없으면 풀뿌리 정치도 하기 힘들다는 점. 민주노동당과 개혁정당은 초록의 패러다임을 받아들이기 보다 몇몇 인사들만 포섭하려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알게 됐다. 더 이상 초록의 가치가 진보의 액세서리처럼 다뤄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 진보와 개혁에 대해 초록의 독자노선을 걷겠다."

 

30년 뒤의 동물의 수는? 초록 정치에 달려 있다

 

 

초록당(준) 대선 예비 후보들의 경선은 30일부터 10월 19일까지 진행된다. 10월 19일 자정까지 시행되는 온라인 투표와 10월 20일 초록당(준) 발기인 대회 때 오프라인 투표를 통해 대선 후보를 선출한다. 이후 한국대선 선거운동이 시작되기 하루 전인 11월 24일까지 온 · 오프라인에서 초록당(준) 대선 후보의 선거운동이 활발히 진행될 예정이다.

 

주씨는 "이런 활동들을 통해 반정치의 정치, 초록 정치의 새로운 주체들을 발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를 통해 지구온난화, 생명 종 다양성에 기반한 생명권, 문화다양성 기반한 소수자 정책 등 초록의 새로운 정치적 실험을 할 수 있는 자리매김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간담회에 참석한 기자들은 "옳은 이야기지만 시민들은 현실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선택할 것이다"고 지적했다. 

 

정 위원장은 "패러다임의 전환을 위해 노력하는 한편, 집단 소송 등 강도 높은 행동을 취해나갈 것"이고 "기존 패러다임과 다른 길을 가겠다는 대원칙 아래 진보세력과의 연대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었다"고 답했다.

 

"아직 미약하고 현실적으로도 전혀 새로운 경험이기 때문에 국민들이 이해하기 힘들 수 있다는 생각은 하지만 87년 민주화 이후 지난 20년간 생명 평화 운동 진영은 크게 성장해왔다. 그리고 지구온난화 등 초록의 가치에 대해서도 국민들이 크게 동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기자간담회가 끝나고 난 후 '초록정당을 만드는 사람들'의 신승철씨는 이렇게 말했다.

 

"30년 뒤에는 어린이들이 동물의 이름을 모두 외울 수 있을 만큼 동물 수가 줄어버릴 거라고 합니다. 우리 어릴 때는 어땠습니까?"


태그:#대선, #초록당, #도룡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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