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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에 사진이 발명 되었을 때 사람들은 초상 사진에 열광 하였다. 사진발명 이전에 왕족이나 귀족들이 자신들의 신분을 과시하고 숭배의 대상으로 만들기 위해서 자신들의 초상화를 남겨 듯이 산업혁명 이후 새로운 지배계층이 된 부르주아들도 자신들의 부와 신분을 과시하기 위해서 초상사진을 찍었다.

 

그런데 19세기 초상사진의 스튜디오 배경들은 초상사진 주인공의 신분을 과시하는데 필요한 보조적인 역할을 하였다. 이러한 초상사진의 기능은 현대사회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인물사진을 전문적으로 찍는 사진스튜디오에 가보면 자신의 부와 신분을 과시하고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한 장치로서의 스튜디오 배경을 볼 수 있다.

 

신은경은 전시제목 그대로 ‘포토 스튜디오’를 찍었다. 특별한 표현기법을 사용하지 않고 사실적으로 찍었지만 여러 가지 의미에서 현대성을 반영하고 있다. 작가가 이번에 전시하는 작품들을 살펴보면 스튜디오 배경에 그려있는 그림과 보조도구로 사용되고 있는 의자나 탁자 등 가구가 어우러져서 스튜디오를 방문하는 고객들에게 환상을 심어주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모조와 진짜가 어우러져서 인간의 욕망을 충족 시켜주는 작용을 하는 것이다.

 

이번에 작가는 안정된 카메라 워크와 조명의 완벽한 제어가 조합되어 완성도 높은 최종 결과물을 생산 하였다. 그리고 내용적으로도 현대인들의 문화와 욕망에 관한 심리를 사진적인 방식으로 잘 표현하여 현대성을 반영 하였다. 작품 한 장 한 장의 컬러가 중후하고 보는 이들의 시선을 압도한다.

 

사진은 실재를 사실적으로 묘사한 결과물 이라기보다는 사진가의 의지에 의해서 적극적으로 제어되어 생산된 결과물이다. 하지만 보는 이들은 현실 자체라고 인식한다. 모조가 실재 보다 더 설득력을 가지게 되는 것 이다. 이번에 전시되는 작품들은 사진의 그러한 특성과 모조와 실재의 구분이 어려워지는 현대사회의 문화적인 단면을 보여준다. 사진이 현대성 그 자체라는 것을 잘 보여주는 전시회이다.

 

덧붙이는 글 | 2007년 9월 5일 - 9월 11일 덕원 갤러리 


태그:#시뮬라크르, #사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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