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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감

 

시- 한빛/손현희

 

감나무 밑에서
제법 모양을 갖춘
살 오른 녀석들을 올려다보다
뒤통수를 때리는 무언가에 놀라
고개를 돌리니
한창 삶을 채우던
애기 땡감 하나,
떼구르르 굴렀다.

 

아직 삶 채우기가 끝나지 않았는데
왜 벌써 제 집과 이별하는 걸까?
그러고 보니
발 아래 제 놈 같은 녀석들
여럿이 뒹굴고 있었다.

 

옳아! 그게 제 몫인 거야!
아직 실하지 않을 때
남겨진 식구들
배불리 채우라고
좁은 틈,
제 식구에게 넘겨주고
저는 떠나온 게 분명해.

 

나를 채우려던 욕심이
땡감에게 쑥스러웠다.


 

덧붙이는 글 | 한빛이 꾸리는'우리 말' 살려쓰는 이야기가 담긴 하늘 그리움(http://www.eyepoem.com)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태그:#땡감, #감또개, #담장, #시, #욕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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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함께 자전거를 타고 오랫동안 여행을 다니다가, 이젠 자동차로 다닙니다. 시골마을 구석구석 찾아다니며, 정겹고 살가운 고향풍경과 문화재 나들이를 좋아하는 사람이지요. 때때로 노래와 연주활동을 하면서 행복한 삶을 노래하기도 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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