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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 사이 강도, 살인, 사체유기 등을 일삼았던 '잔혹한 살인마'가 붙잡혔다. 진주경찰서는 1일 밤 10시 35분경 진주시 신안동 한 목욕탕 앞에서 모자로 얼굴을 가린 채 걸어가던 안아무개(28․진주)씨를 검거해 범행 일체를 자백받았다고 2일 밝혔다.

 

안씨는 공개수배 뒤에도 범행을 저질렀으며, 서울과 부산, 광주 등 전국을 돌며 도피하면서 무자비하게 범행을 일삼았다. 그는 범행이 계속될수록 수법은 더 치밀해졌다.

 

금품을 빼앗기 위해 택시기사를 살해하기도 했지만, 아는 여자가 '다른 남자를 사귄다'거나 ‘돈을 빌려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살인을 저질렀다. 방송국에서 프로그램으로 ‘공개수배’를 한 뒤에도 그의 범행은 이어졌다.

 

 

고객 소개시켜주겠다며 금융설계사 데려가 범행

 

'살인마'의 첫  범행은 두 달 전인 7월 2일 발생했다. 안씨는 고객을 소개시켜주겠다며 금융설계사인 A(46·진주)씨를 한적한 곳으로 데려갔다. 주먹을 휘둘러 위협한 뒤 미리 준비해 두었던 압박붕대로 A씨를 묶었다. 그는 수백만원의 금품과 승용차량을 빼앗아 달아났다.

 

안씨는 경찰에 여러 차례 자수하겠다고 전화를 했다. A씨가 압박붕대를 풀고 달아난 사실을 알았기 때문. 그러나 '자수하겠다'는 그의 전화는 허위였다. 도주를 위한 시간 벌기용이었던 것.

 

안씨의 첫 살인은 7월 7일 저녁 10시경 벌어졌다. 평소 알고 지내던 B(21)씨였다. '다른 남자와 사귄다'는 게 이유였다. 남해고속도로 남강휴게소 뒤편에서 B씨를 목 졸라 살해했다. 그 뒤 그는 시체를 남강에 던져버렸다.

 

도피생활하던 안씨는 7월 25일 순천에 들렀다. 여관에 머물렀던 그는 이날 새벽 2시20분경 커피 배달을 시켰다. 그는 다방 여종업원 C(26)씨의 손발을 묶고 현금 30만원을 빼앗았다.

 

사흘 뒤 그는 광주에 나타났다. 그는 7월 28일 밤 10시40분경 광주시 북구 운암동 한 가게 앞에서 도피하면서 알게 된 D(44)씨를 만났다. 그는 50만원을 빌려 달라고 했다가 거절당했다. 그러자 그는 흉기를 휘둘러 D씨를 살해하고 휴대전화를 빼앗아 달아났다.

 

서울까지 달아난 안씨는 택시를 타고 진주로 내려왔다. 지난 달 16일 진주시 지수면 목골저수지까지 택시를 타고 간 안씨는 운전기사 E(65)씨를 살해했다. 흉기로 8회에 걸쳐 찔렀다.

 

안씨는 택시기사를 트렁크에 실어 부산으로 향했다. 이날 오전 부산 사상구 감전동 북부산세무서 옆 노상주차장에 세워진 택시가 발견되었다. 안씨는 E씨의 신용카드로 현금 1020만원을 만원을 인출하기도 했다.

 

안씨는 서울·부산·광주·순천․진주 등으로 옮겨 다니면서 범행을 저질렀다. 안씨는 강도상해 혐의로 부산교도소에서 수감생활을 하다 지난 2월 만기 출소했다.

 

 

어떻게 검거했나

 

경찰이 '살인마'를 검거할 수 있었던 데는 제보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1일 밤 10시 30분경 진주경찰서 수사과 담당 경사한테 "안씨가 김해에서 진주로 갔다"는 제보가 들어 왔다.

 

이를 근거로 진주경찰서는 검거팀을 진주시 신안동 한 목욕탕 앞으로 황급히 출동시켰다. 형사들은 목욕탕 앞에 숨어 있다가 모자를 눌러쓰고 나타난 안씨를 검거했다. 의외로 쉽게 범인은 붙잡혔다.

 

진주경찰서는 7월 19일 안씨를 강도혐의로 지명수배하고, 이틀 뒤에는 공개수배했다. KBS 텔레비전 <특명공개수배>에서도 소개될 정도였다. 진주경찰서는 형사과․수사과․지구대·경비과·정보과 등 모든 부서를 총동원해 대규모 수사전담팀을 구성하기도 했다.

 

진주경찰서는 매일 주요 역과 터미널·숙박업소·사찰암자·다방·PC방 등을 수색했다. 두달여 사이 무려 1485곳을 수색했다. 3만여장의 수배전단지를 배포하기도 했다.

 

진주경찰서 관계자는 “사건 두 달이 지난 뒤 안씨의 모습은 한 눈에 알아보기 어려울만큼 초췌해 보였다. 도피생활이 힘들었던 것 같다. 검거 과정에서도 별로 저항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안아무개씨 사건 일지
◇ 7월 2일 : 진주시 사봉면에서 여자 금융설계사 납치해 금품강탈.
◇ 7월 7일 : 다방 여종업원 살해 사체 유기(남강휴게소 뒤).
◇ 7월16일 : KBS <특명공개수배> 방송.
◇ 7월19일 : 지명수배(진주경찰서 강도혐의).
◇ 7월21일 : 공개수배(진주경찰서 강도혐의).
◇ 7월25일 : 다방 여종업원 현금 강취(순천 조례동 여관).
◇ 8월16일 : 진주서 택시기사 살해, 북부산세무서 도로 차량 버림.
◇ 8월16일 : 대규모 수사전담팀 편성. 공개수배(사상경찰서).
◇ 8월28일 : 노래방 도우미 살해(광주 북구 운암동 영신슈퍼 앞).
◇ 9월 1일 : 진주시 신안동에서 범인 안아무개씨 검거(진주경찰서).
◇ 9월 2일 : 남강에 버려진 다방 여종업원 발견, 구속영장 신청.


태그:#진주경찰서, #살인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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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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