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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 논에서 만난 백로의 우아한 모습
ⓒ 이인옥
장맛비가 살짝 물러서 있는 사이 햇살이 반짝 세상을 비추고 있습니다. 반가움에 마음은 벌써 달려 나가 햇살과 손잡고 놀고 있습니다. 날씨의 변화에 따라 마음이 맑았다가 흐리기도 합니다. 오늘은 맑은 날씨만큼이나 많은 사람들에게 밝은 하루면 좋겠습니다.

농촌의 하루도 밝게 웃는 얼굴로 시작되었습니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새들의 지저귐이 고운 노래로 다가오며 고요한 침묵을 깨는 이른 아침입니다. 집 뒤로 보이는 논에는 파랗게 자라는 모 사이를 백로가 우아한 모습으로 돌아다닙니다. 세월아, 네월아 하면서 천천히 먹이를 찾는 모습이 참 여유로워 보입니다. 그 모습이 옛날 선비들의 모습과 같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 모가 심어져 있는 논 사이를 오가며 먹이를 찾는 백로의 모습
ⓒ 이인옥
요즘 농촌 들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 중 하나가 새들의 모습입니다. 모가 심어져 있는 논에는 드문드문 백로가 긴 목을 숙였다가 하늘을 보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이 하얀 새는 조금만 가까이 가도 어떻게 아는지 멀리 달아나 버리곤 합니다. 일반 카메라 가지고는 사진 찍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닙니다. 지나다니면서 논에 앉아 있는 우아하고 세련된 백로의 모습을 사진에 담고 싶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 우아하고 세련된 백로의 모습
ⓒ 이인옥
그러던 중 지난 23일, 대전에 다녀오는 길에 시골길로 접어들면서 그 새들을 다시 만날 수 있었습니다. 다행히 길 가까이에서 놀고 있었기에 차 안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었습니다. 눈치가 빠른 새들이기에 조심조심, 숨 죽여가며 몇 컷 사진을 찍고는 얼마나 기뻤는지 모릅니다.

그 뒤로도 농로를 달리며 더 많은 새들을 만나 사진을 찍을 수 있었습니다. 농로 길을 따라 만나지는 풍경은 멋진 사진 모델이 되어주기에 흠 잡을 곳이 없습니다. 농촌에 살면서 이렇게 멋진 풍경을 감상하며 살 수 있다는 사실에 새삼 고마움을 느낍니다.

▲ 한쌍의 오리가 물살을 가르는 다정한 모습
ⓒ 이인옥
다시 주변에 있는 고복저수지에서 한 쌍의 오리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 오리는 혼자서 다니기보다는 둘씩 짝지어 다니곤 합니다. 정다운 모습이 여간 보기 좋은 게 아닙니다. 마치 다정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듯한 그들이 물살을 가르는 모습은, 혼자 보기에는 너무 아까울 정도로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 길가에 피어있는 때이른 코스모스
ⓒ 이인옥

▲ 방금 샤워를 한 듯한 백합의 산뜻한 모습
ⓒ 이인옥
집집마다 훤히 보이는 담장 사이로 꽃들은 예쁘고 날씬한 몸매를 자랑하느라 무더위도 잊은 듯 환하게 웃고 있습니다. 길가에는 때 이른 코스모스(?)가 피어 있어 깜짝 놀라기도 하였습니다.

어딘지 모르게 코스모스와 다른 것 같기도 하고 코스모스 같기도 합니다. 모둠으로 피어 있어 사진을 찍어보았습니다. 가을이 벌써 온 것 같은 착각이 듭니다. 분명 코스모스의 모습인데 여름이라서 그런지 혹 다른 꽃이 아닐까 싶은 궁금증이 들기도 합니다.

지금 농촌의 모습은 있는 그대로가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답습니다. 농부들이 땀 흘리며 일하는 모습도 아름답고, 길가에 흔하게 피어 있는 꽃들도 아름답고, 날아다니는 새들과 푸르게 서 있는 나무들도, 어느 것 하나 아름답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 개망초 꽃과 나비의 모습이 환상적입니다.
ⓒ 이인옥

▲ 잎에 앉아 있는 나비의 세련된 모습
ⓒ 이인옥
집으로 돌아오는 동안 길가에서 만난 모습들은 농촌에서 볼 수 있는 또 다른 기쁨입니다. 매일 매일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며 산다는 것, 그 풍경 속에서 각종 소품처럼 살아가는 것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 깨닫게 됩니다. 이곳 농촌뿐만 아니라 어느 곳이건 간에 내가 서 있는 이곳이 최고라는 생각으로 살아간다면, 일상이 그렇게 무미건조하진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 별처럼 피어난 도라지꽃
ⓒ 이인옥

▲ 녹색과 붉은색이 조화를 이루는 이쁜 꽃
ⓒ 이인옥
우아한 것이, 세련된 것이, 예쁘기까지 한 모습들, 농촌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태그:#충남 연기군, #농촌, #들녘, #백로,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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