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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암사 가는길 "초록 터널"
ⓒ 조도춘


주말이면 가고 싶은 곳. 순천 조계산 선암사 가는 길을 빼 놓을 수가 없다. 봄, 여름, 가을 겨울 늘 갈 때마다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오는 곳이다. 같은 여름이라도 갈 때마다 다르다. 한 주간의 직장에서 가정에서 쌓였던 스트레스를 확 날려 버릴 수 있는 곳이다. 무더위가 점점 기승을 부리고 있는 지금 찾아 가는 곳으로 더 제격이다.

지난 주말(17일) 조계산 선암사를 찾아 갔다. 녹음으로 우거진 널따란 흙길을 따라 20여분은 걷다 보면 어느새 온 몸은 초록으로 젖어있다. 시원한 계곡물 소리와 푸른 숲을 흔들고 다가오는 맑은 바람에 코끝이 상쾌하다. 자연에 더 가까이 다가가고자 아예 신발을 벗고 걷는 사람들도 하나 둘 눈에 띈다.

▲ 보물 400호 "승선교"
ⓒ 조도춘
예전에는 선암사의 부도(浮屠)를 지나 경내에 이르면 시냇물을 건너야 했는데, 그 건널목에 놓인 다리가 승선교이다. 커다란 무지개 모양의 다리는 투명한 물에 비쳐 원통 모양의 다리가 더욱 아름답다. 김영미 문화유산 해설사는 "승선교는 선암사의 얼굴"이라고 한다.

푸른 숲길을 걷고 싶어서 찾아간 그 곳에서 김영미(36) 문화유산 해설사를 만났다. 운수 대통한 날이다. 전에도 몇 번 찾아왔지만 그저 푸른 숲만 만나고 돌아갔는데, 오늘은 500년이 넘은 그 곳의 숨소리까지 곁들여 설명을 듣고 나니 정말 새로운 만남을 얻은 것 같다.

"약 300년 이상 되는 다리인데요. 몇 년 전에 해체 복원을 해서 지금의 모습이 되었습니다. 뒤에 있는 강선루와 어우러져서 너무너무 아름다운 배경이 되었어요. 그 곳을 지나가는 사람들은 모두다 마을을 가볍게 하고 갈 수 있는 아름다운 다리인 것 같습니다."

▲ 초록에 둘러싸인 선암사
ⓒ 조도춘
선암사는 꽃나무가 많기로 유명하다. 녹음이 우거진 여름이지만 봄에는 많은 꽃이 핀다. 특히 우리나라 토종 왕 벚꽃은 유명하다. 또한 선암사는 오래된 나무로 유명하단다. "100여년 된 나무는 나무 취급에도 끼지 못한다"고 손을 뻗으면 닿는 흰 철쭉꽃 나무가 500여년이 되었단다.

수령이 많은 나무가 너무 많다. 홍매화는 얼마 전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단다. "봄이 오면 최초로 핀 꽃이 홍매화, 우리나라 토종매화"란다. "몇 그루 되지는 않지만 그 꽃이 피면 이 근처 사진작가들이 다 모일 정도로 아름답다"고 한다.

▲ 선암사 "뒤깐"
ⓒ 조도춘
사찰 입구 계단을 올라 좌측에는 500년의 역사를 가진 화장실이 있다. 왼쪽은 남자용, 오른쪽은 여자용이다. 화장실 안쪽으로 들어서자 나무로 만든 재래식 화장실이다. 그런데도 별루 역한 냄새가 나지 않는다. 아래쪽을 보자 현기증이 난다. 절의 화장실은 왜 그리 깊은지…. 또 다른 의미가 있을 것 같다.

근처에서 대부분의 절에서는 화장실을 해우소라 하는데 여기는 '뒷간' '변소'라는 두 개의 푯말을 사용하고 있다. 정유재란에 대부분의 정각들이 소실되었는데 화장실은 아직도 옛 모습 그대로라고 한다. 이 화장실은 유일하게 문화재 자료로 지정되어 있다고 한다.

조계산(844m)에는 조계종과 태고종을 대표하는 양대 총림인 송광사와 선암사가 서쪽과 동쪽에 고고하게 자리 잡고 있다. '조계'는 우리나라 불교의 상징으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천년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불교의 성지로서 자태를 느낄 수 있다.

▲ 야생화 "패랭이 꽃"
ⓒ 조도춘
선암사에서 송광사로 넘어가는 산기슭에는 생태체험 야외학습장이 있다. 땅 채송화, 섬기린초, 붓꽃, 양귀비 과에 속하는 매미 꽃, 벼과에 속하는 김의 털, 해국, 옥잠화 등 다양한 야생화를 만날 수 있어 더더욱 좋다.

덧붙이는 글 | u포터에 송고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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