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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체류 외국인 100만 시대. 2000년 이후 급격히 증가한 이주 외국인이 한국 사회의 주인으로 거듭나고 있다. 그럼에도 이주민을 위한 대책은 요원하다. 정부도 '버지니아텍 총기난사 사건' 이후 국내 이주민을 위한 다양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나섰다. '한국판 조승희 사건'을 우려한 탓일까. 

<오마이뉴스>는 지난 16일 발생한 총기사건 이후 한국 사회가 심도 있게 고민해야 할 새로운 화두를 던진다. 앞으로 몇 차례에 걸쳐 '우리 안의 인종주의'와 '이주민과 함께 살기 위한 정책 대안'을 다룬 기사를 내보낼 예정이다. 이 기사는 그 두번째다. <편집자주>
▲ 피부색은 달라도 소중한 우리아이
ⓒ 김대호

"엄마, 나도 세수 열심히 하면 친구들처럼 하얗게 될 수 있어요?"

여린 얼굴이 벌겋게 부르트도록 타월을 문지르는 아이를 부둥켜안고 필리핀 출신 이주여성 G씨는 한참을 울었다고 한다. 백인이 지배하는 미국이 아니라 2007년 대한민국 농촌사회 어디에서나 들리는 피부색이 다른 우리 아이들의 목소리다.

버지니아주 조승희씨 사건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미국과 마찬가지로 코리언드림의 한계와 다인종 국가에서 겪는 소수인종에 대한 편견과 차별, 언어와 문화차에서 오는 사회적 갈등 등은 향후 10년 이내 한국사회의 주요 갈등구조 중 하나로 등장 할 것이다.

그러나 국제결혼가족과 그 2세대, 이주노동자, 유학생 등에 대한 사회적 통합 노력과 문화와 관습, 사회적응을 돕는 우리 사회의 움직임은 굼뜨기만 하다.

'단일국가'는 옛말, 그러나 변화는 굼뜨다

갈등은 봉합되기도 하지만 폭발하기도 한다. 문제 발생 후 대책마련보다 시급한 것이 문제 발생 전에 개입하여 발생원을 차단하는 것이다.

2005년 6월 현재 한국남자와 결혼한 이주여성은 모두 5만9073명인데 총 결혼율과 비교해 보았을 때 10쌍 중 1쌍이, 농촌지역의 경우 4쌍 중 1쌍이 외국여성을 배필로 삼고 있다. 이주노동자 수는 40만을 돌파했다.

'백의민족 단일국가'는 옛말이며 한국사회는 이미 다인종국가 궤도로 접어들었다. 또한 2000년 까지 초혼율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던 재혼율이 2005년 경우 초혼 1만3천명에 재혼 1만6000명으로 가족해체는 심각한 수준이다.

이 과정에서 각종 불평등, 문화차에서 오는 갈등과 의사소통의 어려움, 자녀문제, 가족 간의 무시와 반목, 폭력, 부양의무 방기, 인권과 체류(국적) 등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이주여성과 여기에서 태어난 2세들의 교육과 사회적응 과정 혹은 자녀들과 이주여성들의 갈등, 가족해체와 불법체류 등 가족 혹은 사회구조와의 충돌의 극복도 시급하게 다뤄져야 할 문제다.

버지니아공대 총기난사 사건은 우리의 미래 모습을 보여준다. 다인종 국가에서 겪는 소수인종에 대한 편견과 차별, 언어와 문화차에서 오는 사회성 부족 등은 이제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슬럼가나 갱, 폭력과 마약 등으로 대표되는 미국의 어두운 그늘이 곧 우리의 현 주소가 될 수 있다.

동남아 여성을 선호하는 속내 "무시당해도 참겠지"

▲ 재롱잔치에 등장한 태국출신 엄마들의 민속춤
ⓒ 김대호
최근 전라남도 무안지역 이주여성의 국적 구성을 보면 필리핀과 태국·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지역 여성들이 87.5%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 수 있듯이 과거 일본·중국교포, 중국 등 동북아지역 결혼성향이 최근 들어 대부분 동남아지역으로 선회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초기 동북아지역 여성들과의 결혼에서 취업과 국적취득 목적의 위장결혼 등으로 가정해체가 빈번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들 지역은 상대적으로 여권이 신장돼 있다는 측면 때문에 한국 사정에 밝은 동북아지역보다는 가부장적 정서가 강하다. 여기에 종교·문화·경제적 이유 등으로 가정해체를 두려워하는 동남아 지역을 선호하는 것이다.

또한 상대적으로 한국물정에 어둡다는 측면 때문에 노년한 부모의 봉양과 전처 자녀의 양육, 재산문제 혹은 가정폭력과 무시 등 불이익을 받아도 감수할 것이라는 기대치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엘리트 여성들, 농촌에서 며느리 되다

결혼유형으로 살펴보았을 때 종교단체를 통한 결혼형태가 52.1%를 차지했으며 결혼중계업체를 통한 경우도 33.3%에 달해 서로에 대한 정보가 부재한 상태에서 혼인하는 형태가 85.4%에 달했다. 이에 반해 친척이나 지인 혹은 이주여성의 소개를 통한 결혼은 10.4%에 불과했으며 교제에 의한 결혼은 2명에 그쳤다.

우후죽순 격으로 생겨나고 있는 결혼중매업소와 중매업을 겸하고 있는 일부 선교사, 혹은 특정 종교단체 등은 사전에 서로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맞선 자리를 마련하기보다는 종교적 목적, 혹은 돈벌이에만 급급해 문제의 발단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이들 업체 등에 의해 배우자에 대한 구체적 정보와 사전 검증의 기회를 박탈당한 상태에서 한류열풍 등 과장된 코리안드림으로 국제결혼을 선택한 이주여성의 지향과 1000만~1500만원의 결혼자금을 들인 만큼 가사노동에 농사일, 자녀교육, 부모봉양까지 수퍼우먼을 기대하는 한국남성들의 지향이 충돌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주여성 대부분인 87.5%가 고졸이상의 고학력을 소지하고 있었으며 대졸 이상도 30%에 육박하고 있어 교육열이 낮은 출신국가 특성상 엘리트 계층들이 국제결혼을 선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반해 일부 남자배우자들의 경우 사회적 지위의 문제, 상대적으로 낮은 학력, 경제적 능력의 부재, 정신적불안정 내지는 정신지체 등의 문제점이 원인이 돼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따라서 맹목적인 희생을 강요하는 한국사회 특히, 가부장적 풍토가 강한 농촌지역의 경우 이같은 문제는 더욱 첨예하다고 볼 수 있다.

현모양처 수퍼우먼을 강요하는 한국남성들

▲ 두 아이의 꼭두각시춤
ⓒ 김대호
상담을 통해 밝혀진 가장 큰 문제점은 부부갈등이다. 그러나 부부갈등 뿐만 아니라 가정경제, 자녀, 고부갈등, 취업 등 다양한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는 것을 보면 남편의 변화를 기대하거나 가족교육을 하는 등의 단편적 방안이 아니라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필요하다.

첫째, 이주여성과 한국남성들은 출발인 결혼 동기에서부터 기대치가 다르다. 이주여성들은 과거 일본남성들과 한국여성들과의 국제결혼 사례와 마찬가지로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나라의 남자와 만나 자신의 삶을 바꾸고 가족들에게도 도움을 주겠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이에 반해 한국남자들은 상당한 경제적 부담을 부담한데다 자신이 선택해 주고 시혜를 베풀었다는 식의 사고에 빠져있기 때문에 끝없이 의무감을 강조하고 따라서 출발부터 평등한 관계라고는 볼 수 없는 것이다.

상담자 A씨의 경우 농촌에서 농장을 운영한다는 중매업체의 말과는 달리 남편은 무일푼의 알콜중독자였으며 5살 난 아이에게까지 폭력을 행사하고 있다. 병원치료가 필요한 상태인데도 시부모와 가족들은 이를 묵살하고 A씨에게 모든 것을 떠맡기고 있다.

병간호에 가사, 농사까지 도맡고도 폭언에 시달려

▲ 정부가 진행중인 성인문해교육 중 이주여성 음악교실
ⓒ 김대호
둘째, 한국사회는 가부장적 풍토가 강하다. 따라서 이주여성들이 살아온 삶의 양태나 가치관은 묵살되고 한국적 가족구조에 철저히 예속되게 된다. 철저한 남성우월주의 속에서 이주여성들이 자신의 생각이나 주장을 펴는 것은 가부장에 대한 심각한 도전으로 받아들여지게 되고 극심한 성차별은 당연한 것으로, 복종은 미덕으로 자리 잡게 된다.

또한 남편보다도 같은 여성인 시어머니와 시누이가 더 이주여성을 힘들게 하는 경우가 많은데 남편의 잘못된 행동을 시정해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남편의 입장을 대변하고 '참고 살아라'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많은 이주여성들이 풍습과 가풍을 모르거나 언어가 서툴러서 하는 행동을 설명해주고 가르쳐 주는 것이 아니라 무시하거나 폭언을 일삼는 경우도 많다는 답변을 했다. 이렇듯 국제결혼 가족에서는 남녀평등이 진척돼 가는 일반사회와는 달리 가부장적 풍토가 확고하게 버티고 서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상담자 B씨의 경우 중풍으로 쓰러진 시아버지의 대소변까지 받아내고 다친 시어머니 병간호를 몇개월 간 했어도 음식 준비, 가사 일, 혹은 농사일을 이유로 심한 욕설과 인격적 모독을 서슴지 않고 틈만 나면 "나가라"고 한다. 최근에는 일을 하지 않고 한국어교실에 나가는 것을 두고 계속 B씨를 괴롭히고 있다.

고향에서의 생활방식 묵살돼... 세상 물정 모르는 게 낫다?

▲ 목포 봉운다례원의 이주여성 다도교육
ⓒ 김대호
셋째, 이주여성들이 한국사회를 학습하는 방법은 남편과 가족이 전부다. 어차피 중앙정부나 지방정부의 대책이 세워지지 않은 상태에서 운이 좋아 한글교실 같은 일반 시민사회단체나 종교단체의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는 경우가 없다면 이들의 교육기회는 영영 박탈당하는 것이다.

따라서 본인이 살아온 생활양식, 식생활, 문화 등은 깡그리 묵살되고 전적으로 한국적 방식에 순응해야 하는 것이 현재의 문화적 자화상이다.

실재로 무안군에 거주하는 이주여성 중 재교육의 기회를 보장받은 사람은 15%에 불과한 실정이며 기타 자치단체에는 이마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 그 심각성을 더해준다.

또한 교육의 기회가 주어진다고 하더라도 상설화된 교육기관이라고 보기보다는 명절이나 큰 행사가 있을 때 부대행사로 치러지는 끼워넣기 식 예절교실, 명절맞이 행사 등이 전부일 것이다. 상당수의 농촌가정들이 이들이 한국문화를 배우고 한국어를 배우는 일에 전혀 배려를 해주지 않고 한국의 문화와 풍습을 따르기를 바라는 것 또한 심각한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거기다 세상물정을 알면 집을 나갈 수 있다는 염려 때문에 교육기관과 단체를 믿지 못하는 풍토도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이주여성문제를 다루는 일부 기관들이 남편과 가족교육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오히려 갈등을 키우는 경우도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따라서 각 지역 어디에나 있는 병설유치원이나 어린이집, 유치원 등을 교육기관으로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볼 수 있다. 더욱 문제되는 것은 정부나 자치단체의 지원을 노린 일부 사회·복지단체들의 행태들인데 이주여성을 돈벌이의 한 축으로 생각하는 풍토에서 자국을 알리고 자국의 문화를 함께 나눈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다.

남편에게 밉보이면 국적 취득 못해

▲ 월선리예술인촌의 한국음식만들기
ⓒ 김대호
넷째, 한국국적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오직 남편의 눈 밖에 나지 않는 방법밖에 없다.

국적취득 전까지 합법적으로 체류가 보장되지 않고 남편에게 종속돼 있기 때문에 폭력과 학대 등으로 가출을 하거나 이혼을 생각하게 되면 불법체류자 신세로 전락해 강제추방의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결국 이주여성들이 폭력과 학대, 인종차별, 성차별, 성폭력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은 한국사회에서는 아직까지 없다.

실제로 상담자 C씨의 경우 남편의 잦은 외도와 폭력으로 두 번 쉼터에 피신했으나 6개월이 지나서 갈 곳이 없어 결국 시댁으로 돌아갔고 더 심해진 학대와 멸시로 힘들게 생활하고 있으며 남편과의 대화는 거의 단절된 상태다.

부모 사이에서 방패막이 되는 아이들

다섯째, 이주여성들의 자녀문제는 가장 심각한 문제 중의 하나다.

어느 나라나 모성본능은 당연한 것일 것이고 또 다른 이유는 한국 사회에서 유일하게 자신이 전적으로 기대고 보호받을 수 있는 것이 자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주여성들이 가정을 지키기 위한 방법으로 자녀를 생각하는데 반해 상당수 남자들이 자녀를 이용해 이들을 통제하려 한다는 문제점도 있다.

이런 문제는 자녀교육에서 심각한 문제점을 드러내게 되는데, 먼저 이주여성들이 자녀를 자신을 보호하는 방패막이로 삼으면서 아이의 요구를 맹목적으로 들어주게 돼 정서적으로 문제를 일으켜 사회성을 기르는데 악영향을 끼친다는 점이다.

또한 언어가 서툰 이주여성 특성상 아이에게 학습지체, 언어장애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어린이집 등에 진학하고 나서도 이런 문제점과 더불어 피부색과 외모차 때문에 또래집단에게 왕따를 당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D씨의 아이는 6살인데 집에서는 말도 잘하고 쾌활한 성격인데 밖이나 어린이집에서는 말을 거의 하지 않는 소심한 아이로 돌변한다. 피부색과 어눌한 말투가 또래 집단과의 관계형성에서 '왕따'의 원인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실례로 무안군의 한 어린이집의 경우 140명의 유아들 중 이주여성 자녀가 17명으로 10명 중 1~2명, 한반에 3~4명 정도인 것을 감안한다면 이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서도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하겠다.

더욱이 문제점은 이 아이들이 철이 들어가면서 언어가 서툴고 피부색이 다른 엄마를 부끄러워하게 된다는 점인데 엄마와의 대화가 단절돼 가는데서 나타나는 문제점들도 심각하다. 결국 이주여성의 문제는 본인뿐만 아니라 2세의 문제이기도 하기 때문에 초기부터 이주여성과 자녀들의 교육을 공교육이 책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할 수 있겠다.

E씨의 8살 아이의 경우 엄마에 대한 아빠의 폭력과 폭언, 무시를 목격하면서 자신도 엄마 말을 무시하고 대들기 일쑤며 '엄마 필요 없으니 나가라'는 말까지 한다. 엄마와는 의사소통이 되지 않으니 답답해하며 아빠하고만 대화하려고 한다. 엄마를 닮은 동생을 학대하거나 같이 다니는 것을 꺼려한다.

폭력에 시달리고 경제활동도 가로막혀

▲ 신안군의 이주여성 사회적응 프로그램
ⓒ 김대호
여섯째, 폭력문제다. 경찰에 신고하거나 쉼터로 피신하는 것이 임시방편은 되지만 결국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것이 다반사다. 폭력의 형태는 신체적 폭력뿐만 아니라 경제·정서·심리적 폭력과 외부와의 단절 등 다양한 형태로 이뤄지고 있다.

F씨의 경우 여성의 중요 부위에 심각한 화상 자국이 있는데 가출을 두려워한 남편에 의한 가해라고 한다. 이런 경우는 심심치 않게 발견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상당수의 남편들이 생활이 불안정하거나 경제적 능력이 부족하면서도 부인들의 경제활동을 기피하고 있다는 문제점이 있다. 따라서 기초적인 생필품이나 생리대 등 여성용품을 사는데도 어려움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다.

이는 남편들의 사회적 위치가 낮고 경제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가출이나 외도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는 것인데 직업교육은 물론 공동작업장 내지는 부업교육을 확대시킬 필요가 있다.

결국 이주여성의 문제는 당사자의 문제뿐 아니라 남편, 아이 등 가족을 대상으로 한 체계적인 프로그램 필요성을 반증해 주는 것이다.

▲ 무안군이 실시중인 한글교실
ⓒ 김대호
이주여성은 우리 사회의 구성원

먼저 이들이 처한 상황을 정확히 이해하고 이들의 문제가 이주여성 개인의 문제가 한국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라는 인식부터 가져야 한다. 또한 "내가 못 사는 나라에서 돈 주고 선택했다"는 식의 시혜적 태도나 동정을 버리고, 위장결혼 예비 범죄자 등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교정해 우리의 한 가족으로 따뜻하게 받아 들여야 한다.

두번째로 이주여성 사회적응과 정착을 돕고 2세가 한국사회의 성원으로 바르게 성장 할 수 있도록 정부와 공교육의 책임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이 교육이 이들에게만 국한 되서도 안 되며 이주여성 가족과 우리사회까지 범위를 넓혀 이를 이주여성을 우리사회가 수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한국어뿐만 아니라 한국문화, 직업교육, 각종 정보제공 등에 대한 종합적이고 구체적인 대안 마련이 절실하다.

실례로 이들을 위한 자국어로 된 교재하나 제대로 만들어져 있지 않으며 초등학교 교과서에 의지하는 초급 이후 이주여성을 위한 교재는 더욱 찾기 힘들어지는 것이 현실이다.

셋째, 이주여성이 당하고 있는 고통을 같이 나눌 수 있는 지역 거점센터가 필요하다
자국의 문화와 정보를 한국사회에 전파하도록 하고 또한 이들이 만나 향수를 달랠 수 있는 친정 같은 교유의 장에서 출발해 한국문화와 언어를 배우는 학습장, 가정폭력을 피할 수 있는 쉼터, 기술교육, 취업, 심층상담소, 법률ㆍ의료상담, 탁아, 인권 및 권익대변 등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넷째, 남편에게 전적으로 의존하게 돼 있는 체류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적을 유지하면서도 체류를 보장 받을 수 있는 장치가 마련돼야 할 것이다.

다섯째, 가족치료가 절실하다. 이주여성과 남편 혹은 가족의 문제를 단순한 대립구도로 바라보고 방법을 찾는다면 오히려 이는 가정해체를 부추기고 갈등을 양산하는데 일조하게 될 것이다. 평등한 부부, 다정한 고부, 건강한 부모 이런 것들이 실현하기 위한 가족교육을 통해 가정해체를 막고 이주여성 개인이 아닌 이들의 가족이 한국사회의 중요한 성원으로 바르게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한국에 이주여성들의 친정을 만들자

▲ 한 어린이집 재롱잔치에서의 필리핀엄마들의 포크댄스
ⓒ 김대호
가정폭력 등 각종 차별행위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활동과 인권 문제 등이 이주여성 문제에서 가장 주요한 사항일 것이다. 그러나 문제 발생 후 대책마련보다 시급한 것이 문제 발생 전에 개입하여 발생원을 차단하는 것이 급선무인 바 이주여성 문제에 대한 가족의 교육 더 나아가 사회적 교육은 매우 중요한 문제이며 이주여성이 한국사회의 성원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재교육 문제에 대한 정부차원의 대책 마련도 시급하다.

또한 개별단체나 종교단체에게 전적으로 떠넘기고 있는 한국어교육, 한국문화교육, 직업교육, 취업 등 이주여성 재교육의 문제를 정부와 공교육이 직접 나서서 챙기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이들의 문제가 개인적인 가정사로 치부되지 않도록 우리사회가 나서야 하며 이들을 사회적 구성원으로 튼튼하게 바로설 수 있도록 가슴을 열고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미국의 인종차별과 일본의 재일교포에 대한 차별, 호주나 남아공의 백호주의가 어떤 파국을 몰고 왔는지 우리는 알고 있다. 한국사회의 뿌리깊은 혈통주의와 민족에 대한 자긍심은 엄연한 차이점이 있다. 무엇보다도 이주노동자와 국제결혼가족, 혹은 외국유학생들이 우리사회를 지탱하는 자양분으로 녹아들 수 있도록 우리 사회 모두의 열린 가슴이 필요한 때인 것 같다.

▲ 월선리예술인촌의 예절교실
ⓒ 김대호

태그:#조승희, #버지니아, #이주여성, #국제결혼, #이주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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