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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력 대선후보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경부운하' 사업을 놓고 시민사회단체에서 비판의 소리가 높습니다. <오마이뉴스>는 '경부운하, 축복일까 재앙일까'란 주제의 심층 기획을 통해 이 사업의 효용성을 검증합니다. 이를 위해 2월 21일부터 3월 11일까지 '운하의 나라' 독일과 네덜란드의 실태를 현지조사해 기사화합니다. 또 미래산업으로 부상한 신재생에너지의 현주소도 짚어볼 예정입니다. 이번 기획은 '현장과 이론이 만나는 연구소 생태지평'(www.ecoin.or.kr)과 공동으로 진행합니다. <편집자주>
▲ 베를린 운하의 한 구간 모습. 거의 전 구간에 걸쳐 시멘트로 제방을 쌓았다.
ⓒ 생태지평 장지영
▲ 새로운 운하 수로 건설로 파헤쳐진 지역
ⓒ 트라페 1994

기사 : 박진섭 생태지평 연구소 부소장
사진·녹음 : 장지영 생태지평 연구소 연구원
통역·번역 : 김상국 베를린 자유대학 박사과정


독일 운하 관계자를 만나고 마인-도나우 운하를 조사하면서 우리의 의혹은 나날이 확산되고 있다.

운하가 어떻게 환경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인가. 운하는 인공수로이다. 물길이 없는 곳에 물길을 만들고 좁은 하천폭을 인위적으로 확장한 것이다. 누누이 강조하지만 원래의 물길 따라 배가 지나다니는 지역이 결코 아니다. 그런데 어떻게 운하가 환경문제, 그 중에서 강의 환경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말인가.

"환경을 개선한 대표적 사례-라인 마인 도나우 운하 알프스에서 유입되는 남부의 풍부한 수자원을 물부족으로 인해 오염된 북부의 마인강에 흐르게 하여 지역의 산업육성과 환경개선 효과를 동시에 가져온 사례입니다. 운하가 환경을 개선한 대표적인 경우입니다. (한반도 대운하 팜플렛에서 발췌)"

이렇게 이명박씨는 마인-도나우 운하가 환경을 개선한 대표적 사례라고 광고하고 있지만 사실과 전혀 다른 왜곡이다.

앞의 기사('라인강도 운하? 이명박의 왜곡물동량 예측 빗나가 세금 낭비')에서 이미 밝혔지만 마인-도나우 운하 171㎞ 구간의 물은 다른 강으로 흐르지 않는다. 운하 안에서만 사용되고 있는 물이다.

구체적으로 운하의 환경문제를 논하기에 앞서, 어떻게 정체되어 있는 수역이 환경문제를 개선한 사례가 될 수 있을까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다.

이명박씨와 그의 추종자들은 마인-도나우 운하에 대한 정확한 사실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다. 그러면서 운하에 반대하거나 문제제기하는 사람들에게 "운하를 모른다"고 일갈한다. 정작 운하를 모르는 사람들은 그들이 아닐까.

독일 운하, 별도의 전용 수로로 물 공급해 핵발전소 냉각수로 사용

▲ 독일 MD 운하와 별도 용수공급용 라인.
ⓒ 독일 연방 수로국
다시 마인-도나우 운하로 가자. 수자원이 풍부한 도나우강 지역의 물을 마인의 물 부족지역으로 공급한 것은 운하의 뱃길이 아니다. 운하와 연결되어 있기는 하지만 별도의 용수공급용 수로를 조성하여 강제로 물을 퍼올려 공급하고 있다. 운하와는 다르게 용수공급 전용 물길을 만든 것이다.

15년 동안 MD 운하를 연구한 마틴 트라페 박사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물의 공급을 위해서 운하를 건설한 것은 전혀 타당하지 않다. 경제성도 없다. 만약 물 공급을 위한 방법이었다면 파이프라인만 연결해도 충분하다."

연방 수로국 자료에 의하면 공급된 물은 마인지역의 수질개선, 식수 가용수 확보, 발전소 냉각수에 사용된다고 한다. 그리고 MD 운하와는 별개의 독립적인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것이다. 뉘른베르그 지부 슈테파니 텝케 부국장은 "운하 건설은 다목적이었다, 운송수단만을 목적으로 했다면 건설되지 못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도나우 지역에서 공급한 물은 마인지역에서 식수원으로 사용되고 있을까. 슈테파니 텝케 부국장은 "운하의 물은 식수원으로 사용할 수 없다, 다만 가용수인 보조 자원으로 공급하고 있는 것"이라며 "운하의 물은 수영 정도 할 수 있는 수질이다"고 밝혔다. 마인지역으로 공급된 물은 별도의 정수처리를 통해 이용된다는 것이다.

물 공급의 목적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발전소 냉각수이다.

수로국의 문건에는 단순히 '발전소 냉각수'라고 표현되고 있지만, 정확히 말하면 핵발전소 냉각수로 사용하기 위해 물 공급을 추진한 것이다. 뉘른베르그 아래 지역에 위치한 2개의 핵발전소의 열을 식히는 냉각수가 필요했고 물이 부족한 마인지역으로서는 도나우 물을 퍼올려 2개의 핵발전소를 가동시켜야 했다.

당시 독일정부와 바이에른 주도 운하건설 결정에는 다른 목적이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현재 독일정부는 2020년까지 핵발전소 완전 폐기 정책을 결정하였고, 이 지역의 1개 핵발전소는 이미 가동을 멈춘 상태이다.

이명박씨의 주장대로 도나우지역에서 마인지역으로 강제로 퍼올린 물은 결코 깨끗한 물이 아니다. 상대적으로 수질이 좋은 한강물을 낙동강에 연결시켜 영남사람들도 깨끗한 물을 마시게 하겠다는 그들의 발상이 MD운하에서 벤치마킹한 것이라면 이는 틀린 것이다. 운하와는 별도로 물 공급용 물길을 만든다는 발상이 가능한 일인지 묻고 싶다.

콘크리트 운하, 생태계 보호는커녕 홍수 위험까지

▲ 마인-도나우 운하(MDK) 퓌르트 지역의 제방.
ⓒ 독일 연방 수로국
운하는 하천의 환경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이명박씨와 그의 추종자들은 운하가 환경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운하는 하천 생태계를 보존하는 기능을 합니다. 인공 하천의 폭이 넓은 경우 수량 분산을 막기 위해 폭을 좁히는 인공강둑은 새로운 수로를 만들며, 물의 속도를 줄이게 됩니다. 인공강둑이 산란시 알이 유실되는 것을 막아내는 방패역할을 하여 생태계를 보호하게 됩니다. (한반도 대운하 팜플렛 발췌)"

상상해 보라. 멀리 독일의 마인-도나우 운하를 사례로 들지 않더라도 강이나 하천 둑을 인공적으로 만들어서 어떻게 하천 생태계를 보전할 수 있는가. 서울의 콘크리트로 포장한 한강변에서 살아있는 생태계를 본 적이 있는가.

마인-도나우 운하가 그 모델이라면 이는 결코 사실이 아니다. 마인-도나우 운하 총 길이 171㎞ 구간 중 무려 60%인 90㎞ 구간을 인공제방으로 만들었다.

인공으로 제방을 만든 이유는 간단하다. 화물선이 다니기 위해서는 물의 수심이 5m 이상을 유지해야 하고 수심이 낮은 수로에는 물을 채워야 한다. 이렇게 수면을 높이면 제방 밖의 거주지나 농경지보다 수로가 더 높은 위치가 된다. 당연히 제방을 쌓아 물을 가둘 수밖에 없다.

연중 강수량이 풍부하여 자연적으로 평균 수심이 5m 이상 지역인 라인강이나 도나우강은 인공제방을 구태여 만들 필요가 없다. 그러나 마인-도나우 운하는 다르다. 배가 다닐 수 있을 정도의 수심이 아니기 때문에 절반이 넘는 구간에 인공제방을 설치하여 수면을 높인 것이다.

이명박씨에게 묻고 싶다. 한강과 낙동강의 평균 수심은 얼마인가. 라인강처럼 평균 수심이 5m를 유지하고 있는가. 지금까지 그들이 주장하고 토론했던 어떤 자료에도 한강과 낙동강의 평균 수심을 설명하는 내용은 없다.

이로써 추론이 가능하다. 한강과 낙동강의 550km 전 구간에서 평균 5m을 유지하고 있는 구간은 많지 않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없는 것도 있다고 하고 불가능한 것도 가능하다'고 우기는 그들이 가만히 있지 않았을 것이다.

문제는 마인-도나우 운하처럼 한강과 낙동강에 높은 인공 제방을 쌓을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만약 물의 수심을 높이기 위해 경부운하에 인공제방을 만든다면 그 길이는 얼마인가. 인공제방을 쌓아 수면높이가 제방 밖의 거주지나 농경지보다 높아진다면 가뜩이나 홍수피해가 많은 우리나라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까.

운하를 잘 안다고 하는 이명박씨가 국민들에게 변죽만 올리지 말고 속 시원히 설명해주어야 할 내용이다.

갑문 20개 만들면 된다고? 그 근거를 알려다오

▲ 운하 건설 전(위 그림)과 후에 달라진 마인-도나우 운하 환경 계획도에 나타난 알트 뮬 지역. 물줄기가 직선화됐음을 알 수 있다.
ⓒ 그레베 1974
"5m 이상 수심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높은 제방을 쌓을 것인지, 갑문을 만들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라고 독일 운하 관계자는 말한다. 무슨 의미인가.

평균 수심이 낮은 구간이 길어지면 배가 다닐 수 없다. 따라서 구간과 구간 사이 좁은 간격으로 갑문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당연히 갑문이 많아진다. 1개당 수천억원씩 들어가는 갑문을 많이 만드는 것은 경제성이 없다. 그래서 다른 방법으로 인공제방을 높이 쌓는 것이다.

그렇다면 인공제방을 높이 쌓는 것은 쉬운 일인가. 독일 마인-도나우 운하 관계자는 매우 어려운 작업임을 실토했다. 퓌르트지역의 인공제방처럼 수로가 곡선이고 제방 높이가 높을수록 지반 건설은 토목학적으로 매우 어렵다고 한다. 그래서 마인-도나우 운하의 많은 구간도 직선화시켰고 171㎞ 구간에 무려 16개의 갑문을 만든 것이다.

그렇다면 곡선 굴곡이 심한 한강과 낙동강에서는 어느 정도 길이의 인공제방을 쌓을 것이며 갑문은 몇 개나 만들 것인가.

이명박씨와 그의 추종자들은 댐을 포함하여 20여개의 갑문 건설을 제시하다가 최근에 들어서는 수중보를 설치하겠다고 말한다. 물론 구체적인 근거나 데이터는 전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언제 구체적인 데이터를 제시할 수 있을지 궁금할 지경이다.

▲ 외곽지역 운하 단면도(위 그림)와 도시지역 운하(아래 그림) 단면도.
ⓒ 독일 연방 수로국
인공제방은 콘크리트 방벽을 쌓은 것이다. 사진에서 보는 퓌르트 지역의 제방은 겉으로 보기에는 잔디가 깔려 자연물인 흙 등으로 건설된 것처럼 보이지만 운하 안쪽으로는 강력한 콘크리트 구조물로 건설되어 있다. 물이 벽이나 수면 아래쪽으로 흘러 나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 강력한 콘크리트 구조물을 설치한 것이다.

독일 운하 관계자는 운하 내부 구조물을 설명하면서 "물은 기본적으로 흙과 만나지 않도록 했다"라고 얘기한다. 콘크리트 구조물을 방벽에 쌓고 운하바닥을 덮었다는 것이다. 때문에 물이 운하 밖으로 새는 것은 물론 주변지역에서 토사가 운하 내로 유입되어 수로 수심에 영향을 미칠 우려도, 준설할 필요도 없다며 독일 운하 관계자는 자신있게 말했다.

이런 지역에 과연 온전한 생태계가 존재할 수 있을까. 하지만 이런 강력한 차단공사에도 불구하고 물은 새고 있고, 주변지역 지하수 위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습지 보전된다던 독일 건설회사의 홍보, 그러나

마인-도나우 운하 건설은 30년이나 걸렸는데, 70~80년대 독일 사회에서 뜨거운 사회적 논쟁이 되었던 지역은 마인-도나우 운하 지역의 마지막 건설 구간인 오트마링지역이다. 이 지역에는 독일 연방 환경법에 의해 자연보전지역으로 지정된 2곳의 습지가 있었다.

독일 환경보전 정책은 크게 두가지 영역에 대해 강력한 법적 규제를 갖고 있다. 독일 국립공원지역은 어떠한 경우라도 훼손할 수 없으며, 자연보전지역은 기본적으로 보전을 원칙으로 하나 사회·경제적 판단에 의해 변경이나 수정이 가능토록 하고 있다.

마인-도나우 운하와 관련하여 독일사회가 뜨거운 찬반 논란에 휩싸이게 된 것은 바로 이 두 곳 습지의 보전과 운하 개발이라는 팽팽한 대립으로 인한 것이다. 결론적으로 독일 정부는 경제성을 입증하지 못한 채 정치적 판단에 의해 마인-도나우 운하 건설을 마무리하기로 결정하면서 습지를 보전하기 위해 환경계획을 세우고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기로 하였다.

이 습지의 보전계획을 세웠던 건설회사는 운하가 습지를 보전하는 등 친환경적인 것이라고 자랑하고 다녔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이 습지는 결국 파괴되고 말았다.

▲ 운하 건설에 따른 오트마링지역 습지 변화. 왼쪽 사진이 건설 전의 살아있는 습지고, 오른쪽 두 개의 사진은 건설 후의 말라죽은 습지다.
ⓒ 트라페 1996
▲ 오트마링지역의 습지 보호실패 지형의 단면도.
ⓒ 트라페 1998
그림에서 보듯이 검은 부분의 작은 운하(좌측 운하)는 습지 보존을 고려하지 않고 세운 기존의 수로이지만 습지는 살아있었다. 그러나 새로 건설한 수로(우측 운하)는 강력한 철심 콘크리트로 무려 22m 깊이로 방수벽을 쌓았지만 결국 습지는 파괴되고 말았다.

습지를 유지하고 있는 지하수가 깊은 운하를 파면서 고갈된 것이다. 습지보전을 위해 이 철심콘크리트 방수벽에 당시 비용으로 900만 마르크가 투여되었지만 말이다.

'한반도 대운하, 국운 융성의 길' 토론회에서 조원철 연세대 교수는 마인-도나우 운하에 대해 자연공법으로 조성된 운하라고 칭찬하면서 마인-도나우 운하의 환경계획을 세운 그레베 교수 사진을 함께 실었다. 그렇게 칭찬한 마인-도나우 친환경 공법이 무엇이었는지 묻고 싶다.

그뿐이 아니다. 마인-도나우 운하 주변지역의 토지는 독일 정부가 매입하고 있다. 우리나라 상수원 보호구역 주변의 수변보호구역을 매입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수변보호구역을 매입하는 것은 농약·비료 등 오염원으로부터 상수원을 보호하기 위한 정책이지만 독일 운하 주변의 매입은 상반된 목적으로 농사를 짓지 못하게 하기 위한 것이다.

마틴 트라페 박사는 운하 물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운하의 물은 심각하게 오염되어 있다. 이 물을 사용하면 운하주변 지역이 오염될 위험이 크기 때문에 정부는 수변구역을 매입하여 농사를 짓지 못하게 하고 있다."

마인-도나우 운하의 결빙일수, 숨긴건가 아니면 모르는건가

▲ 마인-도나우 운하 결빙 모습(왼쪽)과 갑문 내 결빙 모습.
ⓒ 독일 연방 수로국
경부운하에 대한 여러 논란 가운데 결빙일수에 관한 의견 대립도 매우 심하다. 이미 1998년 국토연구원과 수자원공사 보고서에 의하면 결빙 등으로 인한 경부운하 운항 불가일수를 최대 90일 정도로 예측했다.

그러나 이명박씨와 그의 추종자들은 이를 부정한다. '한반도 대운하 쟁점 토론회'에서 박석순 이화여대 교수는 "결빙 예상 수역(1월 하순) - 얕은 정체 수역에 일시적 약한 결빙이 예상되며 주운 불가 정도의 결빙은 없음"이라고 발표하였다. 그리고 이 시뮬레이션 지역은 팔당호 주변지역임을 밝히고 있다.

이 학자가 결빙지역과 일수에 대한 근거있는 데이터를 제시하려면 다른 지역은 차치하더라도 경부운하 통과 예상 수로 중 고도가 가장 높은 지역인 문경 등 백두대간 통과지점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했어야 마땅하다. 상식적으로 겨울에 가장 춥고 결빙이 높은 지역에 대해 시뮬레이션을 하지 않았다면 그 누가 이런 데이터의 신빙성을 믿겠는가.

경부운하의 옳고 그름을 떠나 과학을 전공하는 학자로서의 신중함이 필요하다. 그러면서 박 교수는 경부운하를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선진국 진입을 위해 환경 양치기 소년 조심해야 한다"고 발표문의 끝맺었다. 국민들은 운하 양치기 어른을 조심해야 하나?

마인-도나우 결빙일수는 얼마일까? 다른 장점을 다 소개하면서도 왜 이런 중요한 내용들은 누락시킬까. 궁금하다.

실제로 알아보니 마인-도나우 운하의 결빙일수는 우리가 예상한 것보다 길었다. 1996년 결빙으로 인해 운행중단 기간은 49일이다. 1997년에는 44일이 중단되었고 2001년에는 22일이 중단되었다. 또한 2003년에는 강수량 부족으로 인해 12일이나 운행이 중단되었다. 그리고 이 운행 중단일수와 연도별 물동량과는 상당한 상관관계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도표에서 보듯이 1996년, 1997년, 2001년, 2003년 물동량을 보면 전년 대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95년 667만톤에서 96년에는 614만톤으로, 97년에는 546만톤으로 물동량이 대폭 줄어든다. 또한 2000년에는 853만톤으로 마인-도나우 운하 건설이후 최대 물동량이었지만 2001년에는 766만톤으로 100만톤의 물동량이 줄어든다. 2003년에는 609만톤으로 2002년 761만톤 물동량에서 무려 150만톤의 물동량이 감소하였다. 그 폭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2006년은 어떠했을까. 2006년 물동량은 624만톤이다. 2005년 물동량 764만톤에서 120만톤의 물동량이 감소한 것이다('라인강도 운하? 이명박의 왜곡물동량 예측 빗나가 세금 낭비' 물동량 도표 참조). 독일 운하 관계자는 "2006년에는 3개월 동안 운하를 운영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 마인-도나우 물동량과 결빙일수.
ⓒ 독일 연방 수로국
지대가 높고 물이 흐르지 않기 때문에 결빙이 되는데, 특히 갑문 안의 물이 얼면서 팽창해서 갑문을 압박하고, 갑문 운행에 차질을 빚을 뿐만 아니라 갑문기계에 이상을 일으키기도 한다. 게다가 얼음이 얼면 배도 위험하다. 선박 위로 얼음이 떨어져 갑문을 통과할 때 갑문과 선박사이의 간극을 좁혀 선박이 움직이지 못하게 하기 때문이다.

독일 운하 관계자는 "한국은 고도가 높기 때문에 결빙문제가 더욱 심각할 것이며, 이를 잘 고려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마인-도나우 운하의 운행 상황은 매우 신중하게 검토해야 할 내용들이며 운하의 경험이 없는 우리에게는 매우 중요한 선행 자료이다.

운하의 운행 중단은 비단 결빙에 의한 것만이 아니다. 강수량의 부족, 갑문 고장, 사고 등 여러 가지 변수들이 존재한다. 특히 결빙뿐만 아니라 여름철 집중 폭우와 태풍이 많아 그 피해가 심각한 우리의 자연조건은 과연 운하를 허락할 수 있을까.

덧붙이는 글 | 박진섭 기자는 생태지평연구소 부소장입니다.


태그:#경부운하, #운하, #독일, #인공수로, #이명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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