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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D안보추진 홈페이지 www.3Dsecurity.org
ⓒ 3D안보
이라크 상황이 갈수록 통제불능 상태로 가고 있다. 매일 수십 명의 민간인들이 각종 폭력 사태로 죽어가고 있지만 미국 정부는 확신도 없이 병력 증파만이 해결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라크 상황이 더욱 악화되면서 이젠 이라크 국민들은 물론 미국 국민들과 전세계인들이 절망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무력대응에 대한 구체적인 정책 대안을 내놓으면서 미 정부, 의회, 군을 상대로 이라크 문제 해결 로비를 벌이고 있는 조직이 있다.

이른바 3D안보(개발·Development, 외교·Diplomacy, 국방·Defense)를 주장하고 있는 '3D안보추진(3D Security Initiative; www.3Dsecurity.org)'이라는 조직은 이라크 문제의 해결은 아래로부터 이뤄져야 하며 주민들과 지역 시민단체들이 해결책을 실천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들은 미 정부가 병력 증파 대신 외교와 개발에 자원을 투자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들은 1월에 발표한 정책 제안을 통해 지역 주민들과 시민단체가 중심에 서는 안보, 개발, 정치적 해결책을 구체적으로 열거하고 있다. 아래는 이를 요약 정리한 것이다.

공동체 복구와 지역 개발을 지원해야

공동체 복구작업을 위해 지역 시민단체를 지원하고 무력 공격을 피하기 위해 군대가 아닌 지역 시민단체가 주민들과 함께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 또한 긴급한 인도적 지원 물품 수송로를 확보하기 위해 특정 지역을 일시 휴전 지역으로 만들고 이를 더욱 확대시켜나가야 한다.

지역 차원에서 종족 집단을 넘어선 개발 사업이 진행되면 점차 공동체 사이의 화해도 이뤄질 수 있다. 또한 현재 50-70%에 달하는 실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규모 대출 프로그램을 만들고 지역의 공장과 산업을 복구하는데 재정을 지원해야 한다.

종족 집단간 신뢰형성을 통해 정치적 안정 이뤄야

지역의 정치적 안정을 이루기 위해서는 종족 집단 지도자 사이의 협력 관계를 만들고 이들이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도록 훈련프로그램도 운영해야 한다. 동시에 중간층의 정치, 종교, 산업, 학계 지도자들을 한데 모으고 이들이 정치적 해결책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상징적인 화해 진전을 위해 지방 정부와 공동체 지도자들을 한데 모으고 이들이 인질 교환, 검문소 제거, 통신망 재개 등의 작업을 통해 신뢰구축을 해나가도록 지원해야 한다. 또한 공동 기념물 건축, 파괴된 사원 복구, 시아파와 수니파 사원의 상호 방문 등을 통해 긴장을 완화시키는 작업도 필요하다.

공동체 치안 통해 폭력상황 막아야

극심한 내전 상황에서도 무장세력들이 상호공격을 금지하는 평화지역을 설정해 운영한 성공적 사례들이 많다. 또한 주민안전을 위해 도입된 공동체 치안유지는 무장세력의 공격을 줄이는데 기여했다. 이라크에도 평화지역 설정과 공동체 치안유지 방법을 적용할 수 있다.

한때 팔루자에서 공동체 치안유지가 성공적으로 이뤄졌으나 군에 의존한 정책으로 바뀌면서 무장세력의 폭력이 더욱 심해졌다. 소문 등에 의한 긴장 형성과 폭력 발생을 방지하기 위한 치안유지의 한 방편으로 공동체 지도자 사이의 통신망을 구축해야 한다.

위 정책제안의 핵심은 병력 증파보다 지역과 공동체 차원에서의 해결책을 구축할 수 있도록 시민단체와 주민단체에 재정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폭력과 총성이 난무하는 이라크에서 위에서 열거한 것들이 이뤄질 수 있을까 의심스러울 수 있지만 사실 이러한 정책은 다른 분쟁지역에서도 이미 성공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들이다. 그리고 위 제안은 무엇보다 이라크 현지에서 일하는 분쟁예방 전문가들에 의해 제안된 내용이다.

위의 정책 제안과 관련해 '3D안보추진'의 프로그램 국장인 리사 셔크 교수와 이메일 인터뷰를 진행했다.

"무력은 상황을 더 악화시킬 뿐"

▲ 2005년 이라크 에르빌 북부를 방문한 리사 셔크 교수(가운데)와 이라크 활동가들. 이들은 실업문제 해결이 젊은이들의 무장세력 합류를 막는 길이라고 말한다.
ⓒ 리사 셔크
-정책제안서는 이라크 국민들을 중심에 두고 있는데 왜 이러한 접근이 중요한가.
"이라크 문제의 군사적 해결은 불가능하다. 미군 주둔은 이라크 폭력 상황을 악화시켰고 알 카에다 세력을 이라크로 끌어들이는데 기여했다. 병력 증파는 불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될 뿐이다. 이라크 국민들에게 희망의 빛을 제공하는 것만이 이라크 상황을 해결하는 길이다. 우리의 정책 제안은 희망의 빛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열거하고 있다."

-제안이 아주 구체적인데 어떻게 그런 제안을 만들게 되었는가.
"이라크 현지에서 일하고 있는 분쟁예방 전문가들의 의견에 기초해 정책 제안을 만들어 냈다. 내가 작년 이라크를 방문했을 때도 많은 사람들에게 이라크 문제 해결 방안을 물었다. 현지인들은 한결 같이 안보는 군 헬기로 땅에 떨어뜨려지는 것이 아니라 아래로부터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분쟁 집단 사이의 협력관계를 만들고 고용 기회를 증대시키는 지역 차원의 노력만이 이라크에서 안보와 평화를 이룰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 미국 정부는 병력 증파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의 주장과는 다른 정책 제안으로 미 정부의 정책결정자들을 설득할 수 있다고 보는가.
"대부분의 미국 국민들은 병력 증파를 원치 않고 있다. 부시 대통령 지지율은 현재 아주 낮다. 대부분 의원들과 군 지도부도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 정책에 반대하고 있다. 우리의 정책 제안이 병력 증파에 대한 구체적 대안으로 인정될 것으로 믿는다."

-통제불능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현 이라크의 폭력상황을 볼 때 정책 제안의 내용이 다소 현실성이 없어 보인다. 그럼에도 제시된 대안이 왜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현재의 통제불능 폭력 상황에서는 어떤 대안이라도 비현실적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무력을 이용한 해결책은 날이 갈수록 점점 상황을 악화시키기만 했다. 지난 2년간 실패한 무력대응책을 강화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전혀 생각지 않는다."

-미 정부, 의회, 군의 정책결정자들을 설득하기 위한 특별한 계획이 있는가.
"그렇다. 모든 의원들에게 우리의 정책 제안을 보내고 미국 전역의 군 지도부에도 제안서를 보낼 것이다."

-정부, 의회, 군 내에서 '3D 안보'에 대해 어느 정도의 합의를 이끌어냈나.
"이미 미국 내에서는 3D 안보에 대한 어느 정도의 합의가 형성돼 있다. 또 정기적으로 정부와 군의 지도부들과 만나 우리의 생각과 대안들을 논의하고 있다."

-3D 안보 접근이 왜 미국의 안보를 위해 중요한가.
"지금까지 미국의 안보전략은 군에 의존해 왔다. 그러나 전 지구의 안전을 위협하는 지구온난화, 치명적 질병, 테러 등의 근본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서는 비군사적 전략이 필요하다. 군사 전략은 단기 해결만을 보장할 뿐이다. 새로운 전 지구적 안보 도전에 대처하고 지속가능한 평화와 안보를 이뤄내기 위해서는 개발 지원을 증대시켜 전 지구적 빈곤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다양한 국가 국민들 사이의 민간외교 노력을 증대시켜야 한다. 그것이 결국 미국의 안보를 증대시키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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