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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500여일 앞으로 올림픽까지 이제 561일이 남아있는 것을 알리는 올림픽공원 시계.
ⓒ 조창완

공사차질은 없다... 얼마나 화려할까가 관건

하루가 다르게 스카이라인이 달라지는 베이징이지만 그 가운데 더욱 도드라진 것이 올림픽 관련시설이다. 중국인들이 유독 좋아하는 8자가 하나밖에 없어서 억지로 한 여름인 8월 8일에 시작하는 올림픽인 만큼 우려도 많지만, 분주한 건설현장 만큼이나 빠르게 올림픽도 준비되고 있다.

@BRI@기자가 건설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돌아본 지난달 25일 오전 올림픽 공원 인근 카운트 다운 시계는 '561일 9시간 19분 28초'가 찍혀 있었다. 시계의 맞은 편에는 새 둥지를 닮아서 일명 '니아오차오(鳥巢 새집)'로 불리는 올림픽 주경기장인 '궈지아티위창(國家体育場)'의 주 건축물이 웅장하게 서 있었다. 골조 공사를 마치고, 이미 스탠드까지 건설되고 있는 것을 보면 이제 공기의 마지막 단계에 접어든 것을 알 수 있다.

13억명의 나라, 세계 최고인 1조달러의 외환보유고를 가진 중국이니 앞선 그리스가 겪었던 올림픽 건설의 지체는 아예 말조차 없다. 얼마나 더 화려하게 지을 수 있는가 만이 말해질 뿐이다.

베이징 올림픽의 주 경기장인 '니아오차오'는 건축면적 25만8천㎡로 9만1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중국 최대의 경기장이다. 최근 올림픽 주경기장을 비추어 보았을 때 5만5천명을 수용한 2004년 아테네 올림픽 경기장보다는 크지만, 11만명을 수용한 2000년 시드니올림픽 주경기장보다는 규모가 작다.

물론 세계 최대 규모는 아니지만, 새집을 닮은 독특한 구조와 내진 설계 등으로 인해 베이징의 명물로 자리할 전망이다. 이 경기장의 가장 큰 특징은 수십만의 피해를 낸 탕산대지진 급의 지진에도 견딜 수 있는 내진설계와 날씨의 영향을 최소화한 지붕에 있다.

모습 드러낸 주경기장 주요 골조공사를 마친 주경기장 '니아오차오'의 모습. 이미 관중석 콘크리트 공정까지 마쳤다.
ⓒ 조창완
'새집'처럼 '니아오차오'의 특이한 모습.
니아오차오는 2003년 12월 24일에 첫삽을 뜬 후 2004년 7월에는 잠시 공사를 멈추기도 했다. 이유는 철강재를 지나치게 낭비한다는 것이었는데, 결국 지붕을 없애는 것으로 설계를 변경해 골재용 철강을 22.3% 절약하는 방향에서 결론을 짓고 재공사에 돌입했다.

2006년 9월 17일 11시 30분 경기장의 중심골조를 연결함으로써 중심공사를 마칠 수 있었다. 이 공사는 원래 2006년 8월 31일 예정되었으나 17일 정도 늦었지만 전체 공정에는 차질이 없을 것으로 예상되며, 전제 공사는 올 상반기 안에 마칠 예정이다.

기자는 지난 25일, 겨울의 후반에 접어든 주경기장 공사장을 돌아봤다. 공사장의 주변은 담장이 쳐져있지만 비교적 느슨해 안을 돌아보는데는 큰 차질이 없었다. 다만 경기장 공사 일정을 안내하는 전시관에는 진입을 막아서 들어가 볼 수 없었다. 하지만 이미 골조 공사를 마치고 후반작업에 들어간 공사장은 물론이고 올림픽 특수를 기대하고 대대적인 공사에 들어간 주변 캐틱 플라자 호텔 등은 올림픽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선수촌 삼림공원이 같이해서 살기 좋은 곳이라는 선전물이 세워진 선수촌 건설현장. 이미 콘크리트 구조 공사가 끝났다.
ⓒ 조창완
상대적으로 주경기장의 옆에 있는 수영경기장은 외관공사가 거의 끝나 올림픽 분위기를 한껏 띄우고 있다. 주경기장도 포함된 올림픽공원의 후면에는 선수촌과 기타 경기장이 차례대로 건설되고 있다. 선수촌 아파트의 경우 후면에 있는 녹지 등을 포함해 베이징에서도 가장 품격있는 생활아파트로 건설되고 있었다.

개막일 다가오며 걱정거리도 늘어

하지만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상황을 부정적으로 몰아가는 요소도 상승한다. 거대한 자본이 투입되는 올림픽 공사와 달리 주변 환경은 그다지 매끄럽지 않다. 우선 올림픽 조직위원회 위원장은 유치 당시 베이징 시장이던 류치(劉淇)가 맡고 있다. 류치는 1942년 지앙쑤 우진(武进) 출신으로 베이징강티에대학(北京鋼鐵學院)을 졸업해 승승장구한 전형적인 테크노크라트다.

올림픽회관 조직위가 위치한 사무 공간인 올림픽회관. 단아한 외부와 달리 내부는 좀 시끄럽다.
ⓒ 조창완
그런데 천량위(陳良宇) 전 상하이 당서기에서 시작된 사정바람이 베이징을 근거지로 한 서열 4위 자칭린(價慶林)과 류치(劉淇)에게 향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보도에 따르면 올 가을 17차 공산당 당대회에서 축출될 것이 확실할 것으로 보도되어 그간 류치 위원장이 공들인 열매는 다른 사람이 따먹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류치 시장은 장쩌민계로 분리되고 있지만 올림픽을 유치할 당시의 노력 덕에 올림픽의 상징적인 인물로 부각되었다. 그러나 후진타오의 권력 공고화에 그다지 적합하지 않은 인물로 분리되면서 그에 따른 위기감도 상승하는 추세다.

현재 조직위는 교육부 부장을 지낸 천즈리(陳至立 여, 42년생) 부주석을 비롯해 중국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류펑(劉鵬 남 51년생), 사스로 인해 베이징시장을 얻은 왕치산(王岐山 남 48년생), 덩샤오핑의 아들로 장애인협회 주석을 지낸 덩푸팡(鄧朴方 남 44년생) 등이 집행주석을 맡고 있다.

베이징 올림픽 투자에 대한 부정적인 목소리도 높다. 기자가 만난 한 상하이 사람은 "만약 우리가 낸 돈으로 500억위안을 투자해서 올림픽을 치른다고 하면 실제로 들어가는 돈은 300억위안에 지나지 않을 것이고, 200억위안은 뒷주머니로 들어갈 것"(베이징 올림픽의 실제 총투자는 338억달러/2500억 위안 정도로 추정)는 푸념을 늘어놓았다.

물론 비용에 비해 얻는 올림픽에 대한 기대효과도 많다. 베이징시민 류지엔민(29)씨는 "올림픽을 계기로 베이징 시민은 더욱 부유하게 될 것이다. 특히 지하철 등 기본 시설이 좋아져서 생활환경도 휠씬 개선될 것으로 본다"며 밝은 웃음을 보였다.

실제로 집을 소유해 집세를 받을 수 있는 넉넉한 베이징인들이나 기술을 가진 이들에게는 기회이다. 과거 일단 40~50위안대였던 인테리어 기술자의 경우 최근에는 일당 100위안에도 구하기 힘들만큼 품귀현상을 보이고 있다. 물론 이것은 특정한 경우이고, 경비나 식당 종업원 등 특별한 기술을 요하지 않는 단순노동자들의 월급은 10년전과 비슷한 한달 800위안 대에 계속 머물러 있다. 반면에 과일, 야채 등 생필품의 가격은 급속히 상승했다.

교통문제는 건설로 해결한다지만, 더위는?

늘어나는 차량 상습 정체지대가 많은 베이징의 도로상황은 가장 큰 문제 가운데 하나다.
ⓒ 조창완
사실 지난 8년간 베이징은 온통 공사장이라 할 만큼 많은 공사가 진행됐다. 물론 대부분의 공사는 2008년 8월 올림픽을 기점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내년 상반기에는 주요한 공사가 상당수 마무리 될 전망이다. 그 가운데 가장 중점적인 것이 지하철 등 교통 인프라 구축이다.

현재는 1, 2, 13호선 등이 운행되고 있지만 올림픽 전에는 몇 개의 노선이 추가로 건설된다. 우선 올 7월에 5호선이 개통되고, 2008년 올림픽 전에 4호선과 10호선(올림픽경기장선 포함)이 개통된다. 베이징공항에서 시내 중심부 동북방향 기점인 동즈먼까지는 궤도열차도 개통된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더딘 지하철 개발에 비해 도시 내부 교통량 증가는 엄청나다. 베이징만 해도 하루에 2400대가 증가하고 있으며, 지난해만 8만8천대 가량이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2, 3환 순환도로는 이제 시시각각으로 막히고 있으며, 4환도 출근시간대에는 몸살을 앓고 있다. 상하이의 경우 시 자체의 차량 증가대수를 늘리고, 주요시간대에 외부차량의 고가도로 출입을 통제하지만 베이징의 경우 방사형 구조의 도로망이라 이런 정책도 쉽지 않다는 약점도 있다.

물론 시민들은 올림픽 기간에 차를 쓰지 않겠다는 각오를 하고 있다. 베이징에서 5년째 차를 운전하는 리진밍(32)씨는 "올림픽 기간에 일반인들은 차를 몰 수 없다는 것을 각오하고 있다. 극히 제한된 차를 제외하고는 차를 가동하지 못하게 할 것이다"고 말했다.

가장 무서운 건 더위 열대야를 나기 위해 밖으로 나온 시민들. 더위는 올림픽의 가장 무서운 복병이다.
ⓒ 조창완
하지만 통제가 거의 불가능한 복병이 있다. 바로 더위다. 개막일인 8월 8일부터 한달여는 베이징에서도 가장 더운 시간이다. 봄철에 침범하는 황사는 사라지지만 보통 40도까지 올라가는 날도 적지 않아 여행에는 적지 않은 난관이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식은 인공강우다. 베이징 등 중국 전역은 수년째 인공강우를 통해 날씨를 통제하는 연습을 해왔다. 지난해의 경우 천재일우로 35도 이상으로 올라가는 날이 거의 없을 만큼 무더위는 사라졌다.

하지만 역으로 습도는 증가해 한국의 무더운 여름과 같은 날씨는 계속되어 전력소비량이 급증한 사례가 있었다. 최근 엘리뇨 현상 등으로 사막화의 진전 등 부정적인 요소도 많아서 올림픽 개최기간에 중국이 날씨를 통제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태그:#베이징올림픽, #올림픽, #베이징, #니아오차오, #올림픽 주경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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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케이아이테크놀로지 상무. 저서 <삶이 고달프면 헤세를 만나라>, <신중년이 온다>, <노마드 라이프>, <달콤한 중국> 등 17권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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