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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물론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플로리다 안락사 논쟁'의 주인공인 테리 시아보의 급식관이 18일 제거될 예정인 가운데, 이에 대한 반대 움직임이 더욱 거세지는 등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일고 있다.

13일 테리의 부모는 300여명의 지지자들과 함께 플로리다 주청사 앞에서 시위를 벌이며 법원의 판결을 뒤집을 수 있도록 주정부가 다시 개입해 줄 것을 요구했다고 <탬파 트리뷴>을 비롯한 플로리다 언론들이 14일 일제히 보도했다.

테리 시아보의 남편인 마이클 시아보는 지난 1990년 2월 심장발작을 일으켜 식물인간이 된 테리가 평소 자신은 인공적인 방법에 의해 생명을 유지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며 지난 2003년 10월 테리의 급식관 제거를 법원에 요청했고 논란 끝에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젭 부시 주지사는 테리의 급식관이 제거된 지 6일이 지난 후 '테리법'(Terri's Law) 을 만들어 주의회의 긴급동의를 얻은 뒤 급식관을 다시 끼우도록 했다.

이후 파인라스 카운티 조지 그리어 판사는 '테리법'이 위헌이라 판결하고 테리의 남편 마이클 시아보의 급식관 튜브 제거 요청을 지난달 26일 다시 받아들였다. 그러나 그리어 판사는 '3주 후 급식관 제거' 결정을 내리면서 그동안 테리의 부모측이 판결을 뒤집을 만한 근거를 찾을 수 있는 여지를 남겨 주었다.

기독교 단체 "급식관 제거 연기하라"

▲ 테리 시아보 안락사 반대 사이트.
ⓒ terrisfight.org
플로리다 아동가정국(DCF)은 이후 테리에 대한 학대가 있었는지 여부에 대해 조사한다는 명분으로 급식관 제거를 60일간 연기할 것을 법원에 요청했다. 그러나 그리어 판사는 이전에 이미 이에 대한 조사가 있었고 별다른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며 이를 거절했다.

테리의 급식관 제거일이 다가오면서 보수기독교 단체 등 급식관 제거 반대 지지자들은 길거리 피케팅 등 갖가지 방법을 동원해 여론몰이에 나섰다.

보도에 따르면 6일 주청사 앞에 모인 그룹 중에는 만약 테리 급식관이 제거된다면 단식 투쟁도 불사하겠다고 벼르고 있어 이번 주를 고비로 '시아보 케이스'는 또 다시 격랑을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영화 <그리스도의 수난>을 제작해 화제를 뿌렸던 멜 깁슨이 테리 부모측 모임에 전화를 걸어 강력하게 지지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주의회, '보호자 임의로 급식관 제거 불용' 법안 추진

한편 주의회는 최근 '환자 당사자의 자필로 된 유언서가 없다면 환자 보호자(남편 마이클 시아보) 임의로 급식관을 제거할 수 없다'는 또 다른 법을 추진 중에 있다.

주의회의 이 법안은 지난주 주 하원 건강법 소위원회에서 일단 통과됐다. 이 법은 이번 주 내 주 하원 법사위와 건강가족복지위원회를 거쳐 최종적으로 주 하원에서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이와 비슷한 법이 주 상원에도 계류 중이다.

마이클 시아보는 11일 캘리포니아의 사업가 로버트 헤링으로부터 테리의 급식관 제거를 포기한다면 100만달러를 지불하겠다는 제안을 받았으나 이를 거절했다고 AP통신이 12일 보도했다.

일각에서는 마이클이 이미 다른 여성과 가정을 꾸미고 있는 데다 테리의 의료소송 보상금이 소진되는 것을 막기 위해 테리의 급식관을 제거하려 한다며 비난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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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플로리다 발행 코리아 위클리(Korea Weekly)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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