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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공호흡기에 의지해 생명을 유지하고 있는 근육병 환자
ⓒ 더불어 사는 집
몸무게가 채 20㎏도 되지 않는 지체장애 1급인 이석만씨(가명·26)는 근육병 환자다.

이씨는 두 다리가 굽은 상태인데다 발목을 펴지 못해 혼자서는 걷지도 앉지도 못할뿐더러 휠체어에 오래 앉아 있을 수 조차 없어 하루종일 누워 생활한다.

또한 사지를 움직일 수 없어 식사는커녕 대·소변조차 제대로 혼자서 가리지 못해 기저귀를 차고 있어야 하며, 호흡장애가 있어 인공호흡기에 의지해 생명을 유지하고 있다.

근육병은 유형에 따라 다르지만 80% 이상이 선천성 유전병으로 점차 근육의 힘이 떨어져 이씨처럼 거동이 불가능해지고 결국 갑작스런 호흡곤란으로 20대 초반에 사망하는 희귀성난치질환이다.

때문에 이들은 지속적인 재활치료와 24시간 타인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

▲ "생일 축하합니다" 휠체어에 앉아 생일축하모임을 갖고 있는 '더불어 사는 집'식구들
ⓒ 더불어 사는 집
하지만 국내엔 아직 이들을 위한 정식복지시설이 하나도 없다.
인천시 계양구에 개인이 운영하는 비인가 시설 1곳이 국내 유일한 시설이다.

계양구 효성동에 있는 '더불어 사는 집(대표·이태윤목사)'이 바로 그 곳인데, 이씨처럼 중증의 근육병을 앓고 있는 환자 11명이 공동체를 이뤄 생활하는 비인가 사회복지시설이다.

이태윤 목사는 이곳을 설립하기 전 '근육병 가족선교회'를 조직해 직접 재활치료 테이프를 제작하고 이를 무료로 배포하는 한편 환자 가족 위문방문 등의 봉사활동을 꾸준히 해왔다.

그러던중 근육병 환자들을 위한 전문시설의 필요함을 느껴 지난해 1월 자신의 사재를 털어 계양구 효성동 239-32번지에 2·3층 80여평 규모의 '더불어 사는 집'을 마련했다.

이 목사는 자신의 두 자녀 모두 근육병을 앓고 있어 근육병 환자들의 불편한 점을 그 누구보다 잘 알기에 어려운 재정여건이지만 내부시설이나 보조기구 구입 등에 아낌없이 투자했다.

그래서인지 겉모습만 본 일반인들은 이곳을 '부족함 없는 복지시설'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아 운영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례로 몇 달전 모방송국에서 이곳을 취재한 적이 있는데 TV에 방영된 환자들의 모습이 너무도 행복해 보일만큼 풍요로운 시설인양 비쳐졌다는 게 이곳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래서 이곳 시설과 환자 등이 TV에 소개된 이후 후원의 손길이 단 한 건도 없었다는 것이다.

이처럼 어려워진 재정여건으로 인해 생기는 문제가 한 두가지가 아니다.

'더불어 사는 집'은 무료생활기관으로 근육병 환자라면 누구든지 와서 함께 생활할 수 있는 곳이다. 그래서 지금도 식구는 자꾸 늘어가고 입소희망자는 줄지어 있지만 더 이상의 환자수용이 불가능한 상태다.

게다가 '더불어 사는 집'은 오는 2005년 7월까지 현행법에 맞게 시설을 갖춰야 하는 조건부 비인가 수용시설이다.

따라서 신고시설기준을 이행하지 못할 경우 2년후엔 시설폐쇄와 함께 11명의 근육병 중증환자들은 거리에 내몰릴 형편에 놓여있다.

그러나 이 목사에겐 더 이상 투자할 만한 재원이 없는데다 후원이 끊긴 지 벌써 여러달이 지나 시설투자는커녕 일상적인 시설운영비도 감당하기 버거운 형편이다.

이태윤 목사는 이에대해 "운영비 전액을 후원금으로만 충당하는 무료시설이다보니 개원 이후 줄곧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며 "이 때문에 직원과 봉사인력을 더 이상 조달할 수 없어 줄지어 대기중인 입소희망자들을 바라만 봐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더불어 사는 집'에 대한 자세한 소개는 다음(www.daum.net)카페에
홈페이지를 참고하세요.  (cafe.daum.net/mdf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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