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 ‘죽음의 문화제’ 맞선 6일... "공주보 담수 중단하라"

“여기 사람이 있어요!”

강물이 시시각각 발목, 허리춤, 결국 가슴께까지 차오르는 어둠 속에서 7시간 동안 목 놓아 외쳤지만 메아리는 없었다. 지난 15일, 공주보 담수 중단을 촉구하는 수중시위 현장에서 목격한 풍경이다. 공주시 관변단체 인사들은 이를 지켜보면서 낄낄거렸다. 때로는 “3~4명이라면 금방 저것들을 죄다 끌고 나올 수 있는데...”라는 식의 가벼운 농담을 서로 주고받았다.

백제문화제를 위해 유등과 부교를 띄워야 한다는 공주시 관계자들은 코앞에서 이를 지켜보면서 침수 위험을 알리는 스피커만 크게 틀어놓고 앉아있었다. 이는 어둠 속 절박한 외침에 입과 귀를 틀어막겠다는 뜻이다. 물속 사람들에게 소음으로 고문을 가하겠다는 뜻으로도 읽혔다.

경찰과 소방차도 수몰 현장에 와 있었지만, 공주시와 환경부의 담수 강행을 막지 못했다. 결국 환경단체와 정의당 당원들은 이날 밤 9시경에 수중 시위를 마치고 물 밖으로 나왔다. 이들은 6일 동안이지만, 고마나루 모래톱을 지켰다.

이 영상은 생명의 강을 지키기 위한 ‘작은 승리’의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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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 | 2023.09.23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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