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병역면제 정권'?..."슬프고 짜증난다"

오늘 국회에서 열린 김황식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는 병역기피 의혹과 증여세 탈루 의혹 등이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여야 의원 모두 김 후보자의 시력이 고교 재학 시절까지 양호했던 것을 지적하며 양쪽 눈의 시력차가 큰 부동시로 병역 면제를 받은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는 대학 입학 이후 시력이 나빠졌고 부동시라는 사실은 뒤늦게 알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김황식 국무총리 후보자] "신체검사 받기전 안경을 바꾸려고 안경점에 가서 시력을 측정하니 깜짝 놀라면서 짝눈이 심하냐고 문제를 제기해 그때 알게됐습니다. 그 전엔 일상생활에 불편은 없었지만 항상 몸이 나른했습니다."

[허원제 한나라당 의원] "학창 시절 생활기록부 점검하니 농구, 배드민턴 등을 잘하는 건강한 체질로 기록돼 있습니다."

[김황식 국무총리 후보자] "대학교 1학년때부터 안경을 썼습니다. 시력이 그때부터 나빠졌습니다."

특히 임영호 자유선진당 의원은 국민들이 병역면제 정권 아니냐고 비아냥거리고 있다며 전임 정운찬 총리에 이어 또다시 병역 면제자 총리를 맞게 돼 슬프기도 하고 짜증이 난다고 말했습니다.

[임영호 자유선진당 의원] "우리나라 주요 공직, 특히 국무총리직이 대통령 유고시 통수권을 행사해야 하는 자리인데 군 면제자가 총리가 된다는게 남북관계에서 적당하다고 봅니까? 정운찬 총리도 군 면제자입니다. 때문에 어떻게 보면 슬프기도 하고 짜증이 납니다. 국민들도 그렇게 생각하는 겁니다."

[김황식 국무총리 후보자] "공감합니다. 그래서 제가 적절치 않다고 내세우는 이유가 그것입니다. 이 시대에 특별한 사명이 있어서 그 일이 주어졌다고 생각해 마지막 순간에 수락했습니다."

김유정 민주당 의원은 김 후보자의 증여세 탈루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김 후보자가 결혼한 딸의 아파트 구입시점에서 1억 2천여 만원을 인출해 증여세를 내지 않고 딸에게 줬다는 겁니다.

김 후보자는 의혹을 부인하면서도 인출금에 대한 정확한 사용처가 기억나지 않는다며 내일까지 소명 자료를 제출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김유성 민주당 의원] "만약 1억 2천4백만원이 아파트 구입 자금으로 딸에게 전달된 돈이라고 하면 작은 액수가 아니라서 답변을 금방하실 것 같은 답변을 안 하시네요. 만약에 딸에게 (그 돈이) 간 것이라면 증여세 납부 안 한 것 아닙니까. "

[김황식 국무총리 후보자] "그렇지 않습니다. 확인해보겠습니다."

또한 김 후보자는 총리직 수락이 감사원 임기를 채우겠다는 다짐을 뒤집어버린 '말바꾸기'라는 야당의 비판에 대해서는 끝까지 고사했지만, 공직자의 도리 때문에 수락했다고 밝혔습니다.

[정범구 민주당 의원] "(감사원 인사청문회 당시) 안규백 의원이 대법관 임기를 채우지 못했는데 또 다른 직위로 가지 않을 보장이 어디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그럴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명확하게 답변했습니다."

[김황식 국무총리 후보자] "대통령 물어보고 싶습니다. 군대 문제와 옮겨다닌 문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저를 그리 쓰시는지 궁금합니다. 마지막 순간까지 고사하다가 '도리없다, 맡아라'라고 할 때 그것을 사양하는 것은 공직자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김 후보자는 병역기피 의혹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했지만, 정운찬 총리에 이어 김 후보자까지 임명된다면 대통령을 비롯한 여당 대표, 국무총리 등 당-정-청 수뇌부가 또다시 병역 면제자로 채워지게 돼 '병역면제 정권'이라는 비판은 계속될 걸로 보입니다.

오마이뉴스 박정호입니다.

ⓒ박정호 | 2010.09.29 17:15

댓글

기록하지 않으면 사라집니다. 누군가는 진실을 기록해야 합니다. 그 일을 위해 오늘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기자의 최신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