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김황식 국무총리 후보자가 29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병역면제 의혹에 대한 질의를 들으며 생각에 잠겨 있다.
 김황식 국무총리 후보자가 29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병역면제 의혹에 대한 질의를 들으며 생각에 잠겨 있다.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2신 : 29일 오후 9시 15분]

김황식 부동시 입증했지만 '말바꾸기'... "갑상선 대신 부동시 이유?"

29일 국회 인사청문회에 나선 김황식 국무총리 후보자는 아직도 부동시 증상을 갖고 있음을 강조하면서 병역면제 관련 의혹을 일축하려했지만 되려 말바꾸기 의혹이 제기됐다.

최근 한 대형병원에서 양쪽 눈을 검사한 결과를 전날(28일) 국회에 제출한 김 후보자는 청문회 과정에서 부동시를 '실증적'으로 입증하려 애썼다. 김 후보자는 답변 과정에서 근시용과 원시용 안경을 바꿔 쓰는 모습을 보였고, 안경을 벗어 보여주면서 좌우 렌즈의 두께에 차이가 크다는 점을 설명하기도 했다.

이용경 창조한국당 의원이 김 후보자 부인이 타는 렌터카 관련 질문을 하면서 차량 사진을 보여주자, 김 후보자는 "잘 안보인다"며 이 의원 앞으로 걸어가 사진을 들여다보고 사실관계를 확인해주기도 했다.

김 후보자는 이날 저녁에는 지난 2003년 안과 진료 당시에도 부동시 증상이 있었고 시력이 현재와 큰 차이가 없었다는 내용의 진료확인서를 제출했다.

이용경 창조한국당 의원이 29일 김황식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차량 소유관계 확인을 위해 사진을 보여주자 김 후보자가 "잘 안 보인다"며 이 의원의 자리 앞까지 걸어가 확인하고 있다.
 이용경 창조한국당 의원이 29일 김황식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차량 소유관계 확인을 위해 사진을 보여주자 김 후보자가 "잘 안 보인다"며 이 의원의 자리 앞까지 걸어가 확인하고 있다.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진단서 제출'→'검사 현장에서 진단'으로 말바꾸기

그러나 이날 김 후보자가 '부동시 판정 당시 안과 진단서를 제출했다'는 내용의 기존 답변을 뒤집은 것에서부터 새로운 의혹이 시작됐다. '병역면제를 받으려는 의도가 있었으냐 없었느냐'로 문제의 초점이 옮겨간 것.

김 후보자는 국회에 미리 제출한 서면답변서와 이날 청문회 답변에서 공통적으로 '신체검사에 앞서 안경을 맞추러 갔다가 자신에게 부동시가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밝히고 있으므로, 김 후보자가 1972년 신체검사에 임하기 전 자신에게 부동시가 있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는 점은 명확하다.

서면답변서에서 김 후보자는 72년 징병 신체검사 때 병원에서 부동시 진단서를 받아서 병무청에 제출, 추가적인 정밀검사를 통해 부동시 판정을 받았다는 내용으로 답변했다.

그러나 이날 청문회에서 임영호 자유선진당 의원이 신체검사 때의 구체적인 상황을 묻자 김 후보자는 "신체검사에서 '눈에 이상 있는 사람 나오라'고 해서 가만히 있으면 통과인데, 거기 해당되는 경우가 있는 사람이 나가서 (정밀검사를)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답변했다.

"(서면답변과 다르게) 말 바꾸기를 하고 있다"는 임 의원의 지적에 김 후보자는 "(서면답변서는) 제가 작성한 것이 아니죠"라고 둘러댔다. 서면답변서를 직접 작성한 것은 김 후보자가 아니라도 답변 내용은 김 후보자와의 협의를 통해 구성되기 때문에 임 의원 지적대로 '말 바꾸기'를 한 셈이 됐다.

임 의원은 "갑상선병으로 두 번 재신체검사 판정을 받았다면 그 진단으로 또 신체검사를 받게 마련인데 72년 신체검사에서는 갑상선 진단서를 내지 않고 부동시 진단서를 낸 것"이라며 "갑상선으로 병역면제 처분을 받으려다가 여의치 않다고 판단해서 부동시로 병역면제하려 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가능하다"고 추론했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는 '그렇지는 않다"고 부인했다.

김 후보자가 1972년 부동시 진단서를 제출했다고 해도 부동시 판정으로 병역면제 처분을 받은 것의 적법성은 문제될 것이 없다. 그러나 김 후보자가 신체검사 때 부동시 진단서를 제출했다면 면제판정을 받으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병역을 면제받으려는 의도가 없었다'는 김 후보자의 주장이 뒤집히게 된다.

최영희 "면제사유 포함되자마자 갑상선 대신 부동시"

최영희 민주당 의원도 "부동시인줄 아는 상태에서 신체검사에 갔고 그래서 진단서를 갖고 갔을 것이라 생각된다"며 "본인이 어떻게든 병역을 피하고 싶었다는 것의 증명이라고 생각된다"고 김 후보자를 추궁했다.

최 의원은 "부동시는 원래 면제 사유가 아니었지만 71년 법이 개정돼 면제사유에 포함됐고, 김 후보자는 72년에 부동시를 갖고 (신체검사에) 간 것"이라며 "당시 병역을 빼고자 했던 사람들 중 가방 끈 긴 사람들이 가장 많이 악용한게 눈 질환이고, 안과질환이 병역면제 사유 2위"라고 주장했다.

김 후보자는 "그렇게 의심의 눈으로만 보면 어쩔 수 없지만, 군법무관으로 갈 것을 앞두고 있었고 앞으로 법조인으로 나갈 사람이 부당한 방법을 썼겠느냐"며 "현재도 같은 상황(부동시 질환)이 지속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의원님의 말은 좀 비약이 아닌가 한다"고 반박했다.

[1신 : 29일 낮 12시 30분]

김황식 "아들도 형님들도 병역필, 도덕성 문제 없는 집안"

김황식 국무총리 후보자.
 김황식 국무총리 후보자.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김황식 국무총리 후보자가 29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병역면제와 관련된 '부동시' 논란에 적극 대응하면서 어느 정도 논란을 잠재우는 분위기다.

김 후보자는 갑상선 기능 항진증으로 두 차례 재신체검사 판정을 받았다가 1972년 갑작스레 부동시로 징집면제 판정을 받게 된 것에 대해 "3월에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군법무관 임용이 예정된 상황에서 신체검사를 받는데 검사를 받기 전 안경을 바꾸려고 안경점에서 시력을 측정하니, 안경점에서 깜짝 놀라면서 '짝눈이 왜 이렇게 심하냐'고 문제를 제기해 그때 비로소 부동시가 있다는 걸 알게 됐다"며 "대학교 1학년때부터 안경을 썼고, 시력은 그때부터 나빠진 것 같다"고 밝혔다.

공무원 임용 절차에 앞선 신체검사에서 양쪽 눈의 시력이 그다지 차이가 나지 않는 것으로 기록된 것에 대해선 "업무처리에 지장이 없는 정도냐를 확인하는 검사이기 때문에 기계적인 방법으로, 정확히 과학적으로 측정하는 신체검사와는 달랐다"고 말했다. 공무원 임용 전에 실시하는 신체검사는 형식적인 것이어서 정확한 검사가 아니었다는 해명이다.

부동시로 병역면제 처분을 받기 전 갑상선 기능 항진증으로 두 차례 재신체검사 처분을 받은 것에 대해서도 김 후보자는 "몸에 이상이 있다고 (의사인) 형님과 상의하니 갑상선 이상인 것 같다고 약을 주셨는데, 그게 한 2~3년 된다"며 "신체검사 때는 내과질환이기 때문에 병원에서 진단서를 발급받아 제출했다"고 밝혔다.

전날 국회에 제출한 대형병원의 진단서와 이날 김 후보자의 적극적인 해명으로 부동시로 인한 병역면제 관련 논란은 어느 정도 잠재워지는 듯했다. 그러나 여야 의원들은 '국무총리가 병역을 필했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을 표시했고 김 후보자도 "총리직을 고사했던 이유 중에 가장 큰 것이 병역문제로, 국민들에게는 아쉬움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수긍했다.

김 후보자는 그러나 "아들은 병역을 제대로 다 치렀고, 집안이 4형제인데 형님 세 분도 현역으로 병역을 필했다"며 "도덕적으로 부족함이 있는 집안이 아니다"라고 단언하면서, 공직자로서 도덕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 또 '병역면제 정권'?..."슬프고 짜증난다"
ⓒ 박정호

관련영상보기



태그:#김황식, #인사청문회, #부동시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