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예조 "파업 참여하면 드라마 대본에서 제외"

한국방송영화공연예술인노조가 출연료 미지급의 책임을 물으며 MBC와 SBS의 외주드라마 10편에 대해 전면 촬영거부를 선언했습니다.

이들은 오늘 기자회견을 열고 그동안 외주제작 드라마의 출연료 약 44억 원이 미지급됐다며 이 사태의 근본 원인은 방송사에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외주제작사가 출연료를 제대로 지급하지 못한 데 1차적인 책임이 있긴 하지만 방송사가 외주제작사 선정의 기준과 원칙을 비공개로 하고, 검증되지 않은 부실제작사에 드라마 제작을 맡겼다는 것입니다.

[김응석 한국예술인노조 위원장] "지금까지 받지 못하고 있는 미지급 출연료가 7월 말 현재 KBS 10억5천만 원, MBC 22억 원, SBS 11억5천만 원에 이릅니다. 외주제작사가 가장 먼저 책임을 져야 합니다. 하지만 제작사가 돈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게 만든 원인은 다름 아닌 방송사입니다. 방송사는 외주 제작사를 선정하는 기준과 원칙을 철저하게 비공개로 한 뒤, 검증되지 않은 부실제작사에 제작을 맡깁니다. 그렇게 선정된 제작사에 터무니없이 적은 제작비를 지불하고 작품을 만들어내라고 합니다. 물론 연기자에 대한 출연료나 스태프의 인건비 모두 제작사의 책임이라고 하면서 말입니다."

한예조는 4대 보험에서 소외되고 연평균 수입이 천만 원도 되지 않는 연기자들의 현실을 털어놓으며, 미지급된 출연료 지급과 근본적인 안전장치 마련을 촉구했습니다.

[김응석 한국예술인노조 위원장] "일하는 국민이면 누구나 받을 수 있는 4대 보험조차 소외되어 있는가 하면, 연평균 수입이 1,000만원도 되지 않는 연기자가 72%에 달하는 것이 저희의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저희는 구걸하는 것이 아닙니다. 땀 흘려 일한 정당한 대가, 마땅히 받아야 할 출연료를 지급해 달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두 번 다시는 이러한 문제로 연기자와 스태프가 고통 받지 않도록 근본적인 안전장치를 마련해 달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촬영거부를 한다 하더라도 연기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이에 대해 김응석 한예조 위원장은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겠지만 피해 당사자들은 이번 행동을 반겼다고 전했습니다.

[김응석 한국예술인노조 위원장] "동료들의 참여율에 대해서는 오늘 기자회견 이후에 내일부터 현장을 나갈 예정이기 때문에요.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습니다만, 강제적으로 참여를 유도하는 것은 아니고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는데... 4백여 명의 동료들이 40여억 원의 채권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었는데요. 그 피해를 직접당한 당사자들은 오히려 이런 행동이 조금 더 일찍 있었어야 됐지 않느냐는 의견도 더 많이 있었습니다."

또 김 위원장은 실제로 이번 촬영거부를 앞두고 제작자들이 대본에서 빼겠다며 연기자들의 참여 여부를 미리 확인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김응석 한국예술인노조 위원장] "실제 모 방송사에서 제작현장에서 분장실에 연기자들을 모아놓고 이번 행동에 참여할 사람을 거수를 하게 했습니다. 그래서 그 이유를 물었더니 참여를 하실 것 같으면 다음 주부터 대본에서 미리 제외를 해드리겠다고 이런 협박을 했습니다. 실제로 했습니다. 저희가 노동부에 제소할 예정에 있습니다. 그런 협박을 당하면 본인이 실제 그런 마음을 갖고 있다고 해서 직접적으로 표현했다가는 이후에 불이익을 당할지도 모르기 때문에 연기자들이 힘이 없으니까 제대로 표현을 못하는 것 같습니다."

한편 한예조는 KBS와 미지급 출연료의 지급보증, 외주제작 제도개선을 위한 공동대책마련에 합의를 이뤄 <제빵왕 김탁구>등 KBS 인기드라마의 방송에는 차질이 없을 걸로 보입니다.

오마이뉴스 최인성입니다.

| 2010.09.01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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