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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예조 "파업 참여하면 드라마 대본에서 제외"
ⓒ 최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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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방송영화공연예술인노동조합(이하 한예조)이 1일 MBC·SBS 외주드라마 10편에 대해 전면 촬영 거부를 선언한 가운데, 모 방송사 제작현장에서 "촬영 거부에 참여하면 대본에서 제외하겠다"는 '협박'을 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비장한 표정으로 30여 명의 중견배우들과 함께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김응석 한예조 위원장은 "모 방송사 제작현장에서 분장실에 연기자들을 모아놓고 이번 촬영 거부에 참여할 사람들을 거수하게 했다"며 "그 이유를 물었더니 (촬영 거부에) 참여할 거면 다음 주부터 미리 대본에서 제외하겠다고 협박을 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노동부에 제소할 방침을 밝히면서 "연기자들이 직접적으로 (미지급 출연료에 대한 불만을) 표현을 했다가는 이후에 불이익을 당할 수 있기 때문에, 힘이 없으니까 제대로 표현을 못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MBC·SBS 외주드라마 10편 무기한 촬영 거부"... KBS는 "극적 타결"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예조는 "미지급 출연료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고 출연료 미지급을 원천 해소할 수 있는 안전장치가 마련될 때까지 무기한 촬영을 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예조가 촬영 거부 계획을 밝힌 드라마는 MBC에서는 <동이>, <장난스러운 키스>, <글로리아>, <기무로> 등 4편, SBS에서는 <내 여자 친구는 구미호>, <이웃집 웬수>, <인생은 아름다워>, <자이언트>, <나는 전설이다>, <여자를 몰라> 등 6편으로 총 10편이다.

 

당초 한예조는 방송 3사 외주제작드라마 13편에 대한 촬영을 거부할 예정이었으나, 기자회견을 앞두고 KBS와 극적으로 협상을 타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응석 위원장은 "KBS 드라마는 미지급 출연료에 대해서 원칙적으로 지급을 보증하고, 출연료 문제를 포함한 외주제작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논의를 하는 것으로 합의했다"며 "MBC·SBS와도 협상창구를 열어놓고 협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따라서 현재 시청률 1위를 기록하고 있는 KBS <제빵왕 김탁구>의 촬영과 방송에는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한예조는 성명서를 통해 "지금까지 받지 못하고 있는 미지급 출연료가 7월 말 현재 KBS 10억5000만 원, MBC 22억 원, SBS 11억5000만 원 등 44억 원에 이른다"며 "땀흘려 일하고도 받지 못한 저희의 출연료는 누가 책임을 져야 합니까"라고 성토했다.

 

이어서 이들은 "외주제작사가 가장 먼저 책임을 져야 하지만 제작사가 돈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게 만든 원인은 다름 아닌 방송사"라며 방송 3사에 출연료 미지급의 책임을 물었다. "방송사가 검증되지 않은 부실제작사에 제작을 맡기고 제작사에 터무니없이 적은 제작비를 지불하고 작품을 만들어내라고 하는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또한 "방송법상 외주제작비율만 정해져 있고 드라마, 쇼 등 파트별로는 구분되어 있지 않아, 방송사측에서 제작비가 많이 들고 광고 판매가 잘되는 드라마, 쇼 프로그램 위주로 외주 발주를 하고 있다"며 관련법 개정을 촉구했다.

 

한편, 한예조가 촬영 거부를 선언함에 따라 시청자들의 관심은 파업 참여율에 쏠리고 있다. 이에 대해 김응석 위원장은 "동료들의 참여에 대해서는 오늘 기자회견 이후 현장에 나가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을 아끼면서도 "배우 분들이 (촬영 거부를) 추진할 때 자기 의견을 내놓기 어려운 형편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며 파업 독려의 어려움을 나타냈다. 김 위원장은 "파업 참여는 강제로 하는 것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참여를 유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태그:#한예조, #미지급 출연료, #김응석, #외주드라마, #외주제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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