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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민
 
"2030 투표하자!"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하루 앞둔 9일 오후 2030유권자네트워크 회원들이 서울 마포구 연남파출소 인근에서 '2030, 이제는 더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 투표하자' 캠페인을 하고 있다. ⓒ 이정민
 
한국외국어대학교 소속 이민지(25)씨는 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연남동 경의선숲길에 여러 대학생들과 "투표하자"는 손피켓을 들고 섰다. 졸업유예자라 당장 취업이 급하지만 22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하루 남기고 청년들에게 투표하자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서다.

이씨는 이번 총선에서 청년 실업 문제가 유난히 조용하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선거에서부터 이러니 투표 이후 국회에서 청년 실업 문제를 얼마나 진지하고 시급하게 다룰지 기대가 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씨는 "당장 내년의 생활, 아니 다음 달 월세부터 빠듯하다. 지난 겨울에는 친구들과 난방비를 고민하다가 단기 알바를 찾아보았다"라고 고백했다.

그는 "10~30대 청년의 사망 원인 1위는 다름 아닌 자살"이라며 "내 친구들은 '요즘 누가 나라의 미래 걱정 하냐, 내 미래도 건사 못하는데'라면서 자조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매일 청년들이 죽어간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씨는 "이번 선거는 청년 세대가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다. 미래를 위해 투표하지 않으면 지금의 상황은 더 심각해지기만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이씨를 비롯한 대학생들 12명은 "이제는 더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 2030 투표하자"라는 손피켓을 들고 캠페인을 벌였다. 낮기온이 20도가 넘었던 이날 경의선숲길을 찾은 시민들은 멈춰서서 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기도 하고 사진도 촬영하는 등의 관심을 보였다.  
 
"2030 투표하자!"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하루 앞둔 9일 오후 2030유권자네트워크 회원들이 서울 마포구 연남파출소 인근에서 '2030, 이제는 더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 투표하자' 캠페인을 하고 있다. ⓒ 이정민
 
"2030 투표하자!"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하루 앞둔 9일 오후 2030유권자네트워크 회원들이 서울 마포구 연남파출소 인근에서 '2030, 이제는 더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 투표하자' 캠페인을 하고 있다. ⓒ 이정민
 
휴학생인 김민정(25)씨도 목소리를 냈다. 김씨는 "전세사기로 전 재산을 잃고 삶을 비관한 청년, 수색작업을 하다 급류에 휩쓸려 숨진 해병대원, 빵을 만들다 기계에 끼인 청년, 여성혐오 범죄로 지하철역에서 죽임을 당한 여성, 교실에서 생을 포기한 청년 교사, 놀러갔다가 길에서 죽은 청년들은 모두 제 또래의 이야기"라고 열거한 뒤 "청년이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국가가 제 역할을 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들이 너무나 많이 일어났다"라고 말했다. 

또한 김씨는 "총선이 코앞에 닥치니 여야 가릴 것 없이 대학생들에게 표를 달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매번 막판에 표가 급할 때 청년을 찾는 것도 반복되는 패턴이라 지겹다"라면서도 "그럼에도 투표하지 않으면 청년의 삶이 나아지지 않을 것이다. 우리 세대는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라고 말했다. 

춘천교대에 재학 중인 김민아(26)씨도 이날 마이크를 잡았다. 김씨는 "나와 내 친구들은 '제발 내게는 서이초 사건 같은 일이 찾아오지 않기를, 그런 행운이 깃들기를 바랄 뿐이다. 이태원 참사를 보면서는 나나 내 친구들의 이야기일 수 있었기 때문에 두려웠다"라며 "지난 2년을 돌아보면 서로의 죽음에 안타까워하고 슬퍼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비슷한 양상으로 비슷한 나이대의 사람들이 죽어가는 거면 이 사회의 어딘가가 단단히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며칠 전 사전투표를 했다는 김씨는 "청년 세대가 아무 것도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투표를 포기하면 그 어떤 변화도 만들 수 없다. 우리가 투표를 포기하지 않고 투표장에 가서 변화를 만들어냈으면 좋겠다"라고 제안했다.

이들 대학생들이 소속된 2030유권자네트워크는 22대 총선에 대비해 만들어진 단체로, 이태원참사 희생자 유가족, 전세사기 피해자, 해병대 예비역, 예비교사, 카이스트 학생을 중심으로 투표하자는 내용의 대자보를 작성해 전국 60여 개 대학에 부착한 바 있다.   
 
"2030 투표하자!"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하루 앞둔 9일 오후 2030유권자네트워크 회원들이 서울 마포구 연남파출소 인근에서 '2030, 이제는 더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 투표하자' 캠페인을 하고 있다. ⓒ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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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2030유권자네트워크, #연트럴파크, #경의선숲길, #총선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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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부터 오마이뉴스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팟캐스트 '말하는 몸'을 만들고, 동명의 책을 함께 썼어요. 제보는 이메일 (alreadyblues@gmail.com)로 주시면 끝까지 읽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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