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박상욱 대통령실 과학기술수석이 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연구개발(R&D) 지원 개혁 방향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박상욱 대통령실 과학기술수석이 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연구개발(R&D) 지원 개혁 방향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대통령실이 22대 총선을 7일 앞둔 3일 내년도 R&D(연구개발)예산을 역대 최대 규모로 편성하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작년 7월 초 "과학기술혁신을 가로막는 정부 R&D 나눠먹기 등 기득권 세력의 부당이득을 제로베이스에서 검토해 낱낱이 걷어낼 방침"이라며 R&D예산 삭감을 주문한 지 약 10개월 만이다. 이에 따라 2024년도 R&D 예산은 전년 대비 4조6천억 원 삭감됐다.

총선을 겨냥한 '정책 뒤집기'로 의심될 수밖에 없다. '과학계 카르텔'을 질타하면서 윤 대통령이 강행한 정부 R&D 예산 삭감은 과학계의 거센 비판을 불렀다. 특히 지난 2월 카이스트 학위수여식 당시 발생한 이른바 '졸업생 입틀막 사건'은 현 정부의 불통 이미지마저 강화시켰다.

대통령실은 이러한 지적을 의식한 듯 "작년 지적됐던 연구 지원 방식의 비효율 부분에 대해선 우리 각고의 노력을 통해, 또 연구자들의 헌신적·희생적 협조를 통해 많은 조정이 이뤄졌다"는 설명을 내놨다. 박상욱 대통령실 과학기술수석도 브리핑에서 "R&D다운 R&D를 위한 정부 지원 방식의 개혁이 완결됐다고 말씀드리긴 어려우나 세계가 기술 경쟁에 뛰어드는, 유례없이 빠른 기술 변화의 파고 속에서 개혁 작업에 매달릴 수만은 없다"며 "그래서 개혁을 진행하면서 동시에 내년 R&D 예산을 대폭 증액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녹색정의당은 대통령실의 R&D예산 확대 방침을 '총선용 발표'로 규정했다. 또 "대통령이 아무 생각 없이 R&D예산을 삭감했다는 사실만 오늘 다시 확인될 뿐"이라며 사과부터 하라고 촉구했다.

"윤 대통령, 아무 생각 없이 R&D예산 삭감했다는 사실만 다시 확인"
  
2월 16일 대전 유성구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열린 2024년 학위수여식에서 한 졸업생이 윤석열 대통령이 축사를 할 때  R&D 예산과 관련해 자리에서 일어나 대통령을 향해 항의를 하던 중 제지를 당하고 있다. 2024.2.16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 대통령에 항의하다 입 틀어막힌 KAIST 졸업생 2월 16일 대전 유성구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열린 2024년 학위수여식에서 한 졸업생이 윤석열 대통령이 축사를 할 때 R&D 예산과 관련해 자리에서 일어나 대통령을 향해 항의를 하던 중 제지를 당하고 있다. 2024.2.16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이연희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총선을 일주일 앞둔 오늘, 윤석열 정부가 갑자기 내년도 R&D예산을 증액하겠다고 발표했다"며 카이스트 졸업식의 입을 틀어막을 때는 언제이고, 총선을 앞두고 갑자기 예산 증액을 발표하는 저의가 무엇이냐"고 꼬집었다.

그는 또 "'한 차례 예산 조정을 거치면서 R&D 예산 비효율이 많이 정리됐다는 판단에 따라 다시 R&D에 대대적인 투자를 하기로 한 것'이라는 정부의 변명을 납득할 국민은 없다"며 "33년간 한 번도 삭감된 적 없던 예산을 무턱대고 삭감하더니, 총선을 앞두고 급하게 증액하겠다는 윤석열 정부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을 국민은 한 명도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연구개발현장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연구진들이 떠난 빈자리에 예산을 쏟아 붓겠다니 헛웃음만 나온다"라며 "총선까지 일주일 남았다. 국민을 기만한 윤석열 정부를 국민은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수영 녹색정의당 선임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선거가 코앞이니까 영혼을 내놓은 매표 공약이겠지'라고 아무리 치부하려 해보아도 이쯤 되면 무섭다"며 "국가 주요 예산을 손바닥 뒤집듯 대통령 말 한마디면 바꿀 수 있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특히 그는 "명분없는 R&D예산 삭감을 반성하고 사과하는 것이 먼저"라며 "대통령이 아무 생각 없이 R&D예산을 삭감했다는 사실만 오늘 다시 확인될 뿐이다. 국정운영에 최소한의 예측가능성은 담보되어야 국민이 불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내년부터 (R&D예산을) 역대 최대 규모 편성한다고 다가 아니다. 윤석열 정부가 R&D예산의 무리한 삭감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것이라면 내년이 아닌 당장, 특단의 조치라도 취해야 마땅하다"며 "R&D예산 삭감과 편성을 두고 벌어진 윤석열 정부의 오락가락 행보에 대한 자초지종을 밝히시라"고 촉구했다.

태그:#카이스트입틀막, #과학계카르텔, #알앤디예산, #대통령실, #윤석열대통령
댓글5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