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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엽 YTN 언론노조 사무국장이 김백 사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이상엽 YTN 언론노조 사무국장이 김백 사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 신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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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어디라고 옵니까?"

과거 YTN 해직 사태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김백 신임 사장이 첫 출근한 1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YTN 사옥 정문 앞에는 30여 명의 전국언론노조 YTN지부 조합원들이 '무자격 사장 물러가라' 등의 구호가 적힌 손피켓을 들고 서 있었다.

김백 사장은 이날 YTN 1층 로비에서 열리는 취임식 참석에 참석하려고 정문을 통해 입장할 계획이었다. YTN 사옥 내부에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용역 직원 20여 명도 점퍼 차림으로 대기하고 있었다. 

"땡윤방송, YTN에 자리 없다"... 파행 속 강행된 취임식
 
▲ 김백 신임 사장 출근 저지하는 YTN 노조 조합원들
ⓒ 신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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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9시 50분, 김백 사장이 검은색 제네시스에 내려 모습을 드러냈다. 고한석 YTN 지부장과 이상엽 사무국장 등 노조 집행부들이 김백 사장 앞으로 달려갔다. 김 사장은 "얘기 좀 하시죠"라는 고 지부장의 말에 "다음에 하자"고 답했고, 곧바로 정문으로 진입했다.

고 지부장이 상기된 목소리로 "여기가 어디라고 옵니까"라고 했고, 다른 YTN 조합원들도 "땡윤방송, 극우뉴스 YTN에 자리없다" "공정방송 훼손하는 김백 사장 물러가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김 사장을 둘러쌌다. 

김 사장은 수행원 2~3명의 호위를 받으며, 취임식이 열리는 1층 미디어홀로 향했다. 이상엽 YTN 노조 사무국장 등은 김 사장을 따라붙으며 "여기가 어디라고 오십니까"라고 거듭 외쳤다.

YTN 조합원들 항의는 취임식장에서도 계속됐다. 이들은 취임식 단상에 오른 김 사장을 향해 "당신은 해고 사태 주범" "또 얼마나 해고할 거냐" "부끄러운줄 알라" "상무까지 다 하고 나갔지 않나, 황금열쇠까지 챙겨가놓고" "아무리 자리가 탐나도 회사를 팔아먹나"라고 항의했다. 

미디어홀 취임식장은 100여 개의 의자가 마련돼 있었지만, 절반도 채우지 못했고, 취임식은 사실상 파행 속에 강행됐다. 

취임사를 읽어내려가던 김백 사장은 YTN 노조 조합원들을 향해 "이거 업무방해 하는 거예요"라며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김 사장이 "업무 시간에 이렇게 집단으로 와서 하는 거는..."이라고 하자 조합원들은 "본인도 지각했지 않나"라고 받아쳤다. 

'업무방해' 주장한 김백 사장 "끌어내라" 발언도
 
김백 YTN 신임 사장이 항의하는 YTN 조합원들을 가리키며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김백 YTN 신임 사장이 항의하는 YTN 조합원들을 가리키며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 신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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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백 사장은 목소리를 높여 계속 항의하는 고한석 지부장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끌어내라"고까지 했다. 그러자 고 지부장 등은 "끌어내시라" "사장이 직원들 목소리도 안 듣습니까"라며 거듭 반발했다. 김 사장은 "사원들의 목소리를 듣는 거 하고, 지금 제가 취임사를 하고 있지 않나"라며 말다툼을 벌였다. 김 사장은 취임식을 운영하는 직원들을 향해서도 "뭐하는 거냐, 이게"라며 고성을 냈다. 

김 사장은 이날 취임사에서 "YTN은 2022년 대선에서 뉴스의 공정성을 지키지 못해 편파왜곡 방송이란 소리를 들었다"며 "대통령 후보 부인에 대한 일방적인 주장을 아무런 근거없이 보도했다"고 했다. 

김 사장은 그간 유튜브 등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에 대한 국민 우려를 비과학적이라고 하고, 김건희 여사의 디올백 수수 의혹을 '언론 스토킹'이라고 비호하는 등 친정권 성향을 공공연히 드러냈다. 이날 취임사도 향후 YTN의 보도 방향을 강력히 암시하고 있었다.

김 사장이 취임사를 다 읽어내려간 뒤, 다른 임원들과 악수를 나누고 10여 분만에 자리를 떴다. 취임식 역시 10여 분만에 끝났다. YTN 조합원들은 "무자격사장 물러나라, 김백은 집에 가라"라고 외치며 항의했다. 
 
전국언론노조 YTN 조합원들이 김백 신임 사장 출근길 앞에서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다.
 전국언론노조 YTN 조합원들이 김백 신임 사장 출근길 앞에서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다.
ⓒ 신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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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YTN, #김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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