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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는 매우 영광스러운 위치에 있는 사람이다. 하지만 그 영광스러운 자리의 배경에 김 여사 가족의 부 축적과 관련 숱한 의혹이 존재한다. 2023년 11월 16일 대법원은 대통령의 장모인 최은순씨 대해 징역1년을 확정했다. 2013년 성남 도촌동 땅을 차명으로 매입하는 과정에서 4회에 걸쳐 총 350억 가량의 잔고증명서를 위조한 것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오마이뉴스>는 김건희 일가의 부 축적 과정을 최대한 기록에 근거해 살펴봤다. 부동산등기부 328부, 법인등기부 88부, 김 여사 일가와 법적 공방 중인 정대택씨가 수집한 진술서, 판결문, 공소장 등 3105페이지 분량의 관련 기록을 분석했다. 김 여사 어머니 최은순씨를 중심으로 그 가족의 과거를 들여다본다.[편집자말]
* 가족의 영광⑦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 말한 바로 그 날, 장모가 한 일'(https://omn.kr/279cy)에서 이어집니다.
 
[1차] 2013년 4월 1일, 최은순의 계좌에 100억 18만 5470원을 보유하고 있다는 내용의 잔고증명서를 작성하였다.

[2차] 2013년 6월 24일, 최은순의 계좌에 71억 8510만 5470원을 보유하고 있다는 내용의 잔고증명서를 작성하였다.

[3차] 2013년 8월 2일, ㈜인터베일리 계좌에 38억 8510만 5470원을 보유하고 있다는 내용의 잔고증명서를 작성하였다.

[4차] 2013년 10월 11일, 최은순의 계좌에 138억 8510만 5470원을 보유하고 있다는 내용의 잔고증명서를 작성하였다.
 
사문서 위조·행사로 복역 중인 윤석열 대통령 장모 최은순씨의 범죄 내역이다.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도촌동 부동산을 차명으로 사들이는 과정에서 네 차례에 걸쳐 잔고증명서가 위조됐다고 법원은 판단했다.

최씨는 지난해 7월 항소심에서 사문서위조·위조사문서행사 등 혐의로 징역 1년형을 선고 받고 법정구속됐다. 최씨는 "억울하다"며 재항소했으나 지난해 11월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됐다. 가석방되거나 사면받지 않는 한 최씨는 오는 7월까지 수감생활을 해야 한다.

최씨는 1심에서도 징역 1년형을 선고받았다. 2021년 12월 열린 1심 선고 재판, 언론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던 최씨에 가려졌지만 최씨 옆에는 또 다른 피고인이 있었다. 최씨의 '공범' 김OO씨다. 1심에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은 김씨는 항소하지 않았다.

공범 김씨 "잔고증명 위조해주고 받은 대가 없어"
 
2023년 7월 21일 오후 윤석열 대통령의 장모인 최은순씨가 통장 잔고증명 위조 등 사문서위조 혐의에 대한 항소심 선고를 받기 위해 의정부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이날 최은순씨는 징역 1년을 선고 받은 후 법정구속 됐다.
 2023년 7월 21일 오후 윤석열 대통령의 장모인 최은순씨가 통장 잔고증명 위조 등 사문서위조 혐의에 대한 항소심 선고를 받기 위해 의정부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이날 최은순씨는 징역 1년을 선고 받은 후 법정구속 됐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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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범 김씨에게 적용된 혐의는 사문서 위조다. 최씨와 안OO씨(사문서위조 등 혐의에 대한 안씨의 재판은 현재 진행 중이며, 안씨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의 요구로 네 차례 잔고증명서를 작성한 장본인이다. 재판 과정에서 김씨는 잔고증명서 위조를 두고 "목숨을 내놓고 하는 일"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면서도 "잔고증명서를 위조해주고 받은 대가가 없다"는 것이 그의 일관된 주장이었다. 

그의 주장에 따라오는 질문은 '왜'다. 그렇다면 그는 왜, "목숨 내놓고 하는 일"을 아무 대가 없이 해 준 것일까. 2020년 3월 19일, 검찰의 신문 과정에서도 유사한 질의가 이어졌다.

"2012년 경에야 최은순을 소개 받았고, 안OO은 2013년 2월경에야 최은순을 통해 소개 받은 건데 특별한 친분관계가 있던 것도 아닌데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음을 감수해가면서까지 잔고증명서를 위조해주었다는 것인가요."

김씨는 "금전적 보상도 아무런 대가도 없이 위조해주었다"며 다음과 같이 답했다.

"최은순은 저와 친분이 있는 김건희의 모친으로 '잔고증명을 위조해주지 않으면 지금까지 들어간 돈을 모두 날리게 되고 망할 거'라고 하는 얘기를 들어보니 사정이 딱하기도 하였습니다."

안씨 재판에서도 그는 "친구의 어머니를 위해 증인이 지금까지 쌓아왔던 경력이 한꺼번에 날아갈 수 있는 범죄행위를 그냥 해주었다는 거냐"는 안씨 측 변호인의 질문에 "맞습니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잔고증명을 위조할 당시 그는 저축은행에 대출을 알선하는 회사를 운영하고 있었다. 그리고 해당 저축은행 명의로 잔고증명서를 위조했다. 그의 주장을 요약하면 '직업과 목숨을 걸고, 친분이 있는 친구의 어머니를 위해, 대가도 없이 범죄행위를 해주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친구가 바로 김건희 여사였다. 

'잔고위조범' 김씨의 증언 
  
김건희 여사(자료사진).
 김건희 여사(자료사진).
ⓒ 대통령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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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3월 검찰 신문은 김건희 여사와의 친분관계를 묻는 질문으로 시작됐다. 김씨가 범죄행위에 가담한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 핵심 단서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는 이 자리에서 "김건희를 멘토처럼 생각했다"고 언급했다.

 : "피의자는 최은순의 딸인 김건희의 소개로 최은순을 알게 되었다고 진술했는데 맞나요."

: "네, 맞습니다."

 : "피의자는 최은순의 딸인 김건희와는 언제부터 어떻게 알게 됐나요."

 : "서울 와서 고등학교·대학교 동문들과 모임을 자주 했는데 모임 중 한 곳에서 김건희를 소개 받았습니다. (중략) 김건희는 저보다 5살 연상이고, 좋은 말도 많이 해주어서 제가 멘토처럼 생각했습니다. 그러던 중 2010년 3월경 서울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에 같이 입학하여 2012년 2월경 함께 수료했고 그 과정에서 더욱 더 가까운 사이가 되었습니다."
   

검찰 측의 이어진 질문은 "김건희와 평소에 친분이 두터운 사이였으므로 위조해주기 전에 상의할 수 있었을 거 같다"였다. 김씨는 "최은순이 김건희에게는 절대 비밀로 해달라고 해서 차마 김건희에게 말을 하지 못했다"며 적극 부인했다. 그러면서 김씨는 묻지 않은 전화통화 사실을 부연했다.

"2018년 8월경 인터넷에 '윤석열 지검장 장모가 법정에서 잔고증명서 위조를 시인했다'는 기사가 올라왔고, 그 기사에 최은순이 김OO을 통해 위조했다는 내용이 기재됐습니다. 그 기사를 보고 미안하고 죄송한 마음에 김건희에게 전화를 해서 '저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져서 미안하다'고 하자, 김건희가 '너 제정신이냐, 왜 위조를 해줬냐, 너는 금융기관에서 근무도 한 놈이 무슨 짓을 한 거냐'고 소리치며 저를 다그쳤습니다."

당시 수사기록에 따르면 김씨에 대한 검찰 신문은 8시간 동안 이뤄졌다. 신문 말미, 검사는 '본건과 관련해 추가로 할말이 있는가'라고 물었다. 그는 신문조서에 자필로 다음과 같이 적었다.
 
"제가 위법한 행동을 한 것에 대한 숨김없이 진술하였고 이에 따른 처벌도 감수하겠습니다. 다만, 저의 잘못된 행동에는 김건희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2020년 3월 19일, 의정부지검에서 진행 된 피의자 신문에서 '할 말이 있냐'는 검찰 측 마지막 질문에 김OO씨는 자필로 글을 남겼다. 김씨는 “제가 위법한 행동을 한 것에 대한 숨김없이 진술하였고 이에 따른 처벌도 감수하겠습니다. 다만, 저의 잘못된 행동에는 김건희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라고 적었다.
 2020년 3월 19일, 의정부지검에서 진행 된 피의자 신문에서 '할 말이 있냐'는 검찰 측 마지막 질문에 김OO씨는 자필로 글을 남겼다. 김씨는 “제가 위법한 행동을 한 것에 대한 숨김없이 진술하였고 이에 따른 처벌도 감수하겠습니다. 다만, 저의 잘못된 행동에는 김건희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라고 적었다.
ⓒ 이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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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촌동 '조력자' 김씨, 대선 당시 윤 대통령 고액후원자로 이름 올려

결국 김OO씨는 아무 대가 없이 김건희 여사와의 친분 때문에 범죄를 저질렀다고 주장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그와 같은 사실을 김 여사에게 숨겼다고 강조한 것이다. 이와 같은 김씨 진술의 신빙성을 수사 과정에서 검찰이 제대로 확인했는지 의문이 제기되는 정황도 존재한다.

우선 김씨의 이름은 최씨가 성남시를 상대로 제기한 도촌동 땅 과징금 부과 처분 취소 소송 판결문에도 등장한다. 27억 원 과징금 부과가 적법하다며 성남시 손을 들어준 1심 재판부는 "도촌동 부동산 중 임야 부분은, 김OO이 소개해준 A회사 명의로 1/2지분의 소유권 이전등기를 마쳤다"며 "A회사 대표는 김OO의 중학교 동창"이라고 명시했다. 최씨가 도촌동 땅을 사며 차명으로 내세운 회사가 김씨 지인의 회사였던 것이다.

또한 그의 이름은 잔고증명 위조 공판 과정에서 제출된 최씨의 통장거래내역에도 나타난다. 최씨가 김씨에게 2013년 7월 5일 2000만 원, 7월 17일 5000만 원, 9월 6일 2000만 원을 입금한 내역, 김씨가 최씨에게 같은 해 8월 23일 3억 원을 입금한 내역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잔고증명 위조가 이뤄진 시기에 있었던 일이다. 관련 공판 과정에서 최씨는 "사생활"이라며 입금 이유를 밝히지 않았고, 김씨는 "이자를 납부하는데 내 계좌로 (최은순이) 송금해 대신 납부한 적이 있다"거나 제3자 대여 과정에서 자신의 계좌로 최씨 돈이 오갔다고 진술했다. 

한편, 김씨의 이름은 윤석열 대통령이 예비후보 신분이던 2021년 7월, 윤 예비후보에게 고액의 정치후원금을 낸 기부자 명단에서도 발견된다. <뉴스타파>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정보공개 청구해 받은 '제20대 대통령선거 선거 참여 중앙당 후원회 연간 300만 원 초과 기부자 명단'에 따르면, '회사원'이라고 자신의 직업을 소개한 김씨는 윤 후보에게 1000만 원을 후원했다. 이 같은 고액후원자는 단 51명에 불과했다.

* 가족의 영광⑨로 이어집니다.

태그:#도촌동, #잔고증명위조, #김건희, #멘토, #최은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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